토요일 종일 매미 울음소리를 들으며 행복했다. 아침에는 비가 내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리는 비를 보고 마음이 무거울지 잠시 생각하고. 수많은 행사가 열리지만 비가 내리면 가야 할지 말지 망설이게 되고 사랑하는 거버너스 아일랜드에서 폴로 경기가 열려 미리 티켓을 주문했는데 날씨가 이상하니 마음이 흔들리고. 브런치를 먹고 집을 나왔는데 하필 폴로 경기 티켓을 집에 두고 나와서 다시 집에 돌아가고 티켓을 가방에 담고 집을 나왔는데 핸드폰을 집에 두고 나와 다시 집에 돌아가는 실수를 하니 섬에 출발하기 전부터 소동을 피우고 결국 시내버스는 놓치고 터벅터벅 걷다 예정 시간보다 늦게 시내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주말 지하철 노선이 변경되고 외출할 때마다 노선 변경을 확인해야 하는 뉴욕 지하철. 거버너스 아일랜드 갈 경우 R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토요일 평소 내가 이용하는 지하철역은 멈추지 않아 할 수 없이 다른 지하철을 이용. 7호선을 타고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내려 지하철역은 사우나 장처럼 더우니 그냥 로컬 6호선에 탑승했는데 볼링 그린 역에 가고자 하는데 6호선은 그곳에 가지 않는다고 하니 다시 익스프레스 4/5호선에 환승. 볼링 그린 역에 내려 거버너스 아일랜드 페리 타는 곳까지 달려가고. 아 힘든 아침. 거버너스 아일랜드 가느라 대소동을 피웠다.
어젯밤 폴로 경기 주최 측에서 비가 오든 말든 경기를 진행할 테니 섹시한 레인 부츠와 우산을 가져오라고 메일이 와서 웃고 말았다. 영국 해리 왕자도 2010년 거버너스 아일랜드에서 폴로 경기를 하다 낙마를 했다고. 아프리카 어린이를 위한 자선기금 모으기 행사에 참가했다고. 해리 왕자는 메건 마클과 결혼해 잘 살고 있을까. 메건 마클은 딸이 좋아한 미국 드라마 <Suits>에 출연했고 세레나 윌리엄스 테니스 선수와 아주 가까운 친구라고. 이혼한 경력이 있는 메건 마클을 영국 왕실 며느리로 받아들이니 세상이 많이 변하고 있나.
거버너스 아일랜드 가는 페리에 늦게 탑승하니 좋은 자리는 없고. 폴로 경기에 가는 사람도 보이고 사람들은 흥에 겨워 이야기를 하고 내가 페리를 탑승할 무렵 비가 그쳐 파란 하늘을 보여줘 다행이다 싶었다. 브루클린 다리와 자유의 여신상과 스테이트 아일랜드 가는 페리를 보며 거버너스 아일랜드에 도착. 뱃고동 소리 울리고 달리는 페리는 10분이면 섬에 도착한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매미들의 합창을 듣고 섬에 핀 코스모스 꽃도 보면서 폴로 경기가 열리는 곳으로 갔다. 멋진 의상을 입고 찾아온 사람도 있고 Jockey 선수들이 폴로 경기를 하고 가까이서 보니 정말 과격한 운동임을 처음으로 느꼈다. 말 달리는 소리를 아주 가까이 느끼니 마음은 불안하고 폴로 공이 경기를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날아와 혹시 공이 내게로 오지 않을까 불안도 하고.
폴로 경기를 보다 스타벅스 아이스커피 사 먹고 나무 그늘 아래 잠시 휴식을 했다. 매미의 합창도 듣고 초록 나무와 파란 하늘을 보니 마음은 한가롭기만 했다. 토요일 아침 비가 내 겨 기온이 약간 내려갔다 싶더니 햇살이 쨍쨍 비추니 다시 기온이 올라가고 나무 그늘에 앉아 있으니 고등학교 시절 읽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도 생각이 나고. 스타벅스 옆에서 코코넛 열매 음료를 파는 곳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니 너무 좋고. 잠시 시간이 멈춰 버렸다. 폴로 경기장 근처 임시 화장실에 갔는데 5칸이 마련되어 있으나 2칸을 제외하고 너무 더러워 사용하기 힘든데 아주 멋진 의상을 입은 뉴요커들이 불결한 화장실을 사용하니 놀랐다. 급하면 청결한 것을 따지는 게 아니라 그냥 사용할 수밖에 없는 거라 짐작이 되고.
Jockey 하면 아들과 내가 레스토랑 위크라 찾아간 맨해튼 미드타운 "클럽 21" 레스토랑도 생각이 난다. 레스토랑 앞에 Jockey로 장식한 곳. 레스토랑 오픈 후 수많은 미국 대통령들이 식사를 한 곳이고 오바마 대통령만 예외라고. 대선 후보로 나온 힐러리 클린턴도 그곳에서 식사를 하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식사를 한 곳. 노벨상을 받은 헤밍웨이를 비롯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식사했던 명성 높은 레스토랑에 미리 예약하고 방문했는데 아들과 내가 초라한 행색으로 보였는지 잊지 못할 푸대접을 받았다. 우리를 맞은 직원의 행동은 형편없었지만 음식 맛은 최고로 좋았다. 너무너무 형편없는 서비스로 그 후 다시 방문하지 않은 레스토랑. 푸대접받지 않을 정도로 근사한 옷을 입고 다시 찾아가야 할지.
사랑하는 거버너스 아일랜드에 자주 찾아가는 편이니 폴로 경기를 좀 보고 섬을 떠나왔다. 맨해튼에 도착 지하철역에 도착했는데 홈리스가 이상한 냄새가 난 스프레이를 뿌리니 내 옆에 앉은 멋진 차림의 백인 여자가 "오 예수님" 하며 끔찍한 표정을 지으니 홈리스가 우릴 보고 웃고 그야말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홈리스가 다시 스프레이를 뿌릴까 걱정이 되었지만 그냥 지나갔다. 약간 정신이 이상한 홈리스.
잠시 후 지하철을 타고 유니언 스퀘어 역에 도착. 더운 날 피서지로 좋은 북 카페에 갔는데 나의 기대는 빗나가고 말았다. 평소와 달리 냉방이 잘 안되어 마음이 불편하지만 그대로 머물러 잠시 휴식을 했다. 북 카페는 생각보다 덥고 지하철역에 커다란 여행 트렁크 든 여행객들이 많이 보이는 여름휴가철. 지난번처럼 여행서 한 권 골라 읽기 시작했다.
프라하 존 레넌의 벽 & 프란츠 카프카 조각상
동유럽 프라하 사진첩. 멋진 사진을 보며 프라하 여행 추억에 잠겼다. 너무나 아름다웠던 프라하. 시계탑이 너무 멋져 감탄을 했다. 미국 보잉사에 근무한 사람과 결혼한 한국 여자의 미국 시민권을 분실해 대소동을 피웠고 당시 프라하에서 연극을 공부하던 가이드가 아주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 무렵 처음으로 미국 시민권이 고액에 거래됨을 들었다. 프라하 야경 구경하러 밤 나들이하다 일어난 사고. 카프카가 살던 집도 방문하고 함께 여행했던 분들과 칵테일 마시며 근사한 밤을 보냈다. 미국 보잉사 근무한 남자 이름은 "해밀턴"이었는데 그때 우리는 "해물탕" 아저씨라고 장난스럽게 불렀다. 프라하의 설경 사진도 보며 더위를 식히고. 급히 거버너스 아일랜드에 가느라 저녁 식사를 준비하지 못해 아들 식사가 걱정이 되어 링컨 센터 아웃 오브 도어스 축제도 안 보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와 함께 식사를 했다.
토요일 밤 메트 뮤지엄, 구겐하임 뮤지엄, 쿠퍼 휴이트 국립 뮤지엄과 브루클린 뮤지엄이 밤늦게까지 오픈. 링컨 센터에서 할렘 댄스 시어터를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많이 아쉽기만 하다. 8월의 첫 번째 토요일 밤도 점점 깊어만 간다.
2018. 8. 4.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