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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Sep 14. 2018

뉴욕 타임스퀘어와 링컨 센터

뉴욕 공연 천국 


며칠 가을비가 계속 내려 우울증에 걸릴 거 같았다. 습도는 왜 그리 높은지 마치 한국 장마철 연상하게 했어. 뉴욕 날씨가 전과 너무 다르게 변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 우는 매미 울음소리 더 이상 들을 수 없을 것만 같았는데 어제 호수에 산책하러 가서 들었고 오늘 집 앞 가로수에서 매미가 울고 있었다. 

목요일 늦은 오후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갔다. 플러싱 메츠 윌레츠 포인트 지하철역을 지나가니 유에스 오픈 테니스 축제도 떠올랐고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한 정거장 가서 5번가 지하철역에서 내려 명품숍이 즐비한 5번가를 따라 걸었다. 언제나처럼 홈리스는 5번가에서 구걸을 하고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가서 읽고자 하는 책을 찾으려 했지만 구입도 안 하면서 직원에게 묻기는 어려웠고 혼자 힘으로 찾지 못해 포기했다. 핫 커피 주문해 테이블에 앉으니 며칠 전 바로 그 북 카페에서 봤던 하얀색 의상을 입은 여인이 수북이 책을 쌓아두고 메모 작업을 하면서 내게 몇 시인가 물었다. 그분 앞에 샤넬과 버버리 쇼핑백이 놓여 있던데 핸드폰이 안 보여 의아했다. 













                             타임스퀘어 재즈 공연 THE LADYBUGS












마음처럼 집중이 되지 않아 서점에서 나와 타임 스퀘어로 갔다. 목요일 저녁 무렵 재즈 공연이 열려서 찾아갔고 재즈의 선율을 들으며 잠깐 휴식을 했다. 예쁜 드레스를 입은 공주님 같은 어린 소녀를 데리고 젊은 부부가 와서 행복한 저녁을 보내고 몇몇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재즈 음악을 감상하고. 늘 그러하듯 타임 스퀘어는 관광객으로 복잡하고 셀카 사진 찍느라 정신없더라. 할인 티켓 판매하는 TKTS도 사람들이 아주 많아 보였다. 













                                      링컨 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 Doctor Nativo







어제도 오늘도 몸 컨디션이 아주 안 좋아 바로 집으로 돌아올까 했는데 지하철에서 퀸즈 방향 지하철이 연체된다고 방송이 울려 그대로 맨해튼에 머물기로 생각하고 카네기 홀 근처에 내려 링컨 센터를 향해 걸었다.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무료 공연이 열리는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에 오랜만에 찾아가 공연을 감상했다. 과테말라 음악이라고 하니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듣는 음악이었지. 저녁 6시 링컨 센터 공연 예술 도서관에서 열리는 이벤트 가려고 미리 예약했는데 몸이 안 좋아서 타임 스퀘어서 재즈 음악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














                                                            뉴욕 플러싱 






매일 식사 준비해야 하는데 냉장고는 텅텅 비어가니 아들과 함께 장을 보러 갔다. 플러싱 주택가를 걷다 채송화꽃, 무궁화 꽃, 분꽃도 보고 마치 아티스트가 만든 작품 같은 열매도 보고 목적지 BJ's에 도착해 생수, 달걀, 우유, 육고기, 스파게티 소스, 채소, 아보카도, 오렌지 등을 구입해 계산 후 콜택시를 불러 집에 돌아왔다.

어제도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맨해튼에 가지 않고 집에서 지냈다. 집 근처 호수에 아들과 함께 산책하러 가는 시간을 제외하고. 가을이라서 그랬을까. 갑자기 자클린 뒤프레의 첼로 소리가 듣고 싶어서 유튜브에서 10번 이상 그녀의 연주를 들었다. 천재 첼리스트는 비극적인 운명을 피할 수 없었을까. 카네기 홀에서 그녀의 연주를 들었으면 정말 행복했을 거 같은데 아쉽기만 해. 그녀의 첼로 연주는 정말이지 좋아. 요요마와 비교가 안 되지. 그녀가 사사했던 파블로 피카소와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연주보다 자클린 뒤 프레 첼로 음색이 더 좋아. 어느 해 여름날 거실에서 바삭바삭 부서진 사랑하는 나의 첼로도 생각이 나는구나. 어쩌면 첼로의 죽음은 운명의 전주곡이었는지 몰라. 그 후로 안개가 걷히고 난 뉴욕으로 떠나왔으니. 아, 운명은 피할 수 없는 건가. 









가을밤 풀벌레 소리 들려온다. 풀벌레 소리 들려오니 마치 산속 별장에 있는 느낌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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