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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Sep 20. 2018

모마 오랜만이야

모마, 중고 책방 & 타임 스퀘어 


흐린 가을날 아침 기쁜 소식과 비보를 동시에 들었지. 좋은 직장 구하는 게 너무 어려운 세상에 하고 싶은 곳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기쁜 소식받고 축하한다고 소식 전했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듯이 꿈의 직장을 그냥 쉽게 구한 세상 아니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모마 현대 미술관 






어제 늦은 오후 모마에 갔다. 맨해튼 미드타운에 위치하니 좋고 현대 미술 전시회로 명성 높은 미술관. 사랑하는 조각 공원에 가서 잠깐 휴식하려고 했지만 특별 공연 준비하는 중이라 문이 닫혀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고, 2층에서 열리는 콘스탄틴 브랑쿠시 조각전도 다시 보려고 했는데 하필 문이 닫혀 있어서 볼 수 없었고, 화장실에 가니 줄이 너무 길어 포기했지. 뜻하는 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브랑쿠시 전시회가 열리는 근처에서 아주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댄스 공연을 보는 중이라 나도 보고 싶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 사이에 낄 수도 없고 키가 2미터 정도 되면 보일 텐데 사람들에 가려 보이지도 않아서 포기했다. 모마에서 Judson Dance Theater 특별 저 전시회(2019년 2월 3일까지)가 열리고 난 모마에서 댄스 공연이 열리는 줄도 모르고 갔는데 특별 전시회를 위한 댄스 공연을 하고 있었다. 

뉴욕 미술관은 그냥 전시회만 보는 공간이 아니다. 댄스와 공연과 토크쇼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뉴요커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다. 특별전  Judson Dance Theater은 1960년대 초기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턴 스퀘어 파크 옆에 위치한 Judson Memorial Church에 안무가, 작곡가, 시각 예술가, 영화 제작자 그룹이 함께 모여 위크숍을 했다고. 앤디 워홀도 자주 Judson Dance Theater를 보러 갔다고 하고 그곳에서 Fred Herko (American Ballet School)를 만났고 그의 뮤즈가 되었다고. 

베트남 전쟁 중 뉴욕에서 이런 특별 워크숍이 열리고 있었던 게 내게는 놀랍다. 특별전은 뉴욕의 역사 수업을 받는 느낌이 들고 작은 글씨로 적어져 시력이 좋아야 볼 수 있어 약간 불편한 점도 많고 거의 대부분 낯선 예술가들이라 뉴욕에서 탄생하지 않고 뉴욕에서 오래 교육받지 않은 사람에게는 전시회가 주는 즐거움이 아주 크지 않을지도 모르나 뉴욕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천천히 수험생이 공부하듯 전시회장을 봐도 좋을 듯. 다음에는 댄스 공연이 열리는 시각에 맞춰 방문해 댄스 공연을 보고 싶다. 

그리니치 빌리지  Judson Memorial Church에서 월요일 저녁 8시에 열리는 댄스 워크숍을 몇 차례 본 적이 있다. 여름 방학이 아닌 학기 중 월요일 저녁 8시에 열리고 뉴요커가 사랑하는 특별 댄스 공연이다. 맨해튼에 산다면 매주 볼 텐데 맨해튼이 아닌 플러싱에 사니 아무래도 늦은 밤까지 열리는 공연 모두 보기는 상당히 힘들다.













모마는 뉴요커와 여행객 모두 사랑하는 미술관이라 평소 방문객이 아주 많으나 어제 늦은 오후 방문하니 비교적 조용한 공간이라 아주 좋았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5층 상설 전시회가 열리는 곳에 올라가 모마에서 가장 인기 많은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도 보며 프랑스 남부 상 레미 정신 병원도 잠시 생각해 봤어. 고흐가 정신 병원에서 1년 머물면서 유화 150여 점을 그렸다고 하는데 천재의 열정적인 삶은 보통 사람과 얼마나 다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어. 











러시아 출신 화가 마르크 샤갈 <나와 마을>도 모 마의 대표 작품 가운데 하나고 파리에서 머물며 러시아를 그리워하며 그린 작품이라고. 샤갈 작품은 동화 같은 인상을 줘서 좋고 색채도 마음에 들고 잠시 샤갈이 살던 파리도 생각해 봤지. 

어제 모마 조용해서 좋아 오래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문을 닫을 시간이라 직원은 시계를 보고 나도 모마를 나와 명품숍 즐비한 5번가를 걸었다. 라커 펠러 센터 화단에 노란 국화꽃이 보이고 가을이라 더 많은 국화꽃을 볼 수 있겠다. 5번가를 걷다 중고 책방에 가서 잠시 구경하고 에드 시런의 노래가 들려와 좋았다. 에드 시런 공연 티켓이 저렴하다면 꼭 보고 싶은데 내 형편에 비싸 뉴저지에 갈 수 없어. 보스턴에 사는 딸은 에드 시런 공연을 봤다고 하고, 실은 그 가수를 알게 된 것은 작년 땡스 기빙 데이 보스턴에 가서 딸이 준비한 식사를 하면서 딸이 그의 음악을 들려줘 알게 되었어. 












서점을 나와 사람들과 부딪히며 걷다 타임 스퀘어에 가니 낯선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어 잠시 듣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왔다.

9. 20 목요일 흐린 가을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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