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스트 빌리지 축제 & 항공 우주 박물관 방문
눈부시게 푸른 가을 하늘 보고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을 정도로 기분도 좋았어. 커피와 삶은 고구마를 먹고 아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갔다.
토요일 여기저기 축제가 열리고 우린 이스트 빌리지 축제를 가장 먼저 보러 갔는데 시민들과 함께 댄스를 하는 모습을 보았고 경찰도 열심히 댄스 동작을 따라서 하니 더 재미가 있었다.
이스트 빌리지에 명성 높은 쿠퍼 유니언 대학이 있고 바로 그 근처에서 축제가 열렸고 우린 잠시 축제 구경하다 이스트 빌리지에 늘 가던 분식집 <우동 웨스트>에 식사를 하러 갔다.
한국 대학가 분식집 같은 분위기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젊은 학생들이 주 고객이고 한국어가 꽤 많이 들려오고 손님이 많아 기다렸다. 얼마 후 직원이 안내한 자리에 앉아 아들은 닭튀김과 가락국수를 난 가락국수를 주문했다. 어느새 초록 잎새가 노랗게 변하는 가을이 다가오고 그렇게 뜨겁던 태양의 열기가 사라지고 싸늘한 느낌이 드는 날 가락국수를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하고 다시 축제를 잠깐 보다 지하철을 타고 미드타운에 내려 허드슨강을 향해 걸었다. 지난번 브로드웨이 공연을 봤던 성당을 지나쳤다. 점점 낯선 도로가 보였다. 20분 정도 걸으니 우리가 찾던 항공 우주 박물관이 보였다.
뉴욕 항공 우주 박물관
뉴욕에 명성 높은 박물관이 셀 수 없이 많고 자주 가는 편이지만 오늘 방문한 박물관은 처음이었다. 입장료가 1인 33불씩이나 하니 너무 비싸 뮤지엄에 가지 않았다고 고백하는 편이 맞을지. 1달 전인가 무료입장권을 구입해 아들과 함께 찾아갔는데 마침 축제가 열려서 방문객이 너무너무 많아 만리장성처럼 줄이 길었다. 그 뮤지엄 옆에서는 카약을 타고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아 보였다. 거리 화단에 장미꽃과 해당화 꽃이 피어 있고 기다리던 끝에 마침내 뮤지엄에 입장할 수 있었다.
2차 세계 대전에 사용했던 항공모함 전시가 보였고 축제 기간이라 어린 학생들이 아주 많아 복잡해 정신 차리기도 힘들었다. 그리 손님이 많을 줄 알았다면 더 일찍 갔을 텐데 아무것도 모르고 늦은 오후에 찾아갔다. 자원봉사자가 열정적으로 설명하니 아들과 나도 열심히 들었지만 우주와 과학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내게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많았고 아들은 미국에서 고등학교 시절 과학 수업도 받고 자원봉사자가 말하는 어떤 영화도 봤다고 하는데 내게는 금시초문이었어. 새로운 행성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를 듣다 이상하게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미국 대학생들 학자금 융자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비싼 은행 융자받아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라고 하고. 1년 5만 불이 넘는 학자금을 지불하기 위해 가난한 집안 학생이 융자를 받아 공부하는 집안도 꽤 많고 나중 후회하는 것을 보았다. 비싼 학자금 받아 명성 높은 대학에서 공부하고 졸업해도 취직이 안되니 학자금 투자한 것 이상으로 벌기가 너무 힘든 세상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빚은 눈덩이처럼 쌓여간다.
중년 자원봉사자의 뜨거운 열정에 감동을 받았고 화제가 전혀 딴 데로 흘러가는 것도 재미가 있었고 어린 학생들이 너무 많아 소란스러워 우린 조금만 보고 뮤지엄을 떠났다.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
허드슨강 주위라 교통이 편리하지 않으니 다시 걸어서 타임 스퀘어 지하철역으로 갔다.
타임스퀘어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에 도착해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님은 함흥차사. 30분도 더 기다리다 감사함으로 버스에 탑승했다. 한국은 추석 연휴인데 집에는 쌀이 바닥이 되어가니 장도 볼 겸 한인 마트 근처 삼 원 각에 들려 평소처럼 탕수육 주문해 식사를 했다. 우리가 식사하는 동안 한국 노래 <가을 안부>가 흘러나왔다. 먼데이 키즈가 부른 가을 안부 노래 처음으로 들었다.
토요일 주말 가족 손님들이 많았고 옆에 앉은 할머니는 직원에게 평소 보이던 직원이 안 보인다고 말하니 작년 11월에 췌장암으로 돌아가셨다는 말을 해서 인생 정말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2월 암 진단을 받고 몇 개월 투병 생활 끝에 하늘로 떠났다는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다. 연세대 대학 병원 한국 최고 명의로부터 수술받은 후 몇 달 만에 하늘로 떠나신 친정아버지 생각도 나니 마음이 아팠다.
식사 후 한인 마트에 장 보러 갔다. 쌀과 두부와 양파와 삼겹살과 김치와 생선을 구입해 한인 택시를 불러 집에 타고 왔는데 그동안 만난 기사분 가운데 가장 여유가 느껴졌다. 기사 부인은 16년 전인가 먼저 3명의 자녀 데리고 뉴욕에 와서 살고 기사분은 6 년 전에 뉴욕에 왔다고. 기사 부인은 수영과 골프를 하며 지낸다고 하고 큰 아들은 얼마 전 한국에서 결혼을 하니 아들 덕분에 한국도 다녀왔다고 하며 웃으셨다. 롱아일랜드 뉴 하이드 파크에 집이 있으니 렌트비 내지 않아 덜 부담이 된다고 하고.
기온이 뚝 떨어져 보스턴에 사는 딸이 전화를 해 벌써 춥다고 하니 미리 겨울 걱정이 된다.
9. 22 가을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