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카페와 트라이베카 아트 & 컬처 나이트 2018
Tribeca Art & Culture Night 2018 Fall
하루 종일 가슴이 철렁철렁. 오전 아파트 지하에 가서 세탁을 하니 기분이 좋았지만 브런치 먹고 지하철 타고 맨해튼에 가려는데 연거푸 소동이 일어나 가슴을 태웠다. 집 근처 시내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버스 스케줄과 맞지 않아 터벅터벅 걷는데 시내버스가 휙 하고 달리고 나는 버스와 달리기 시합을 해 가까스로 버스에 탑승했다.
버스 기사는 교통 요금을 받지 않는다고 하고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 역에 도착 메트로 카드를 긋는데 작동을 하지 않아 너무너무 답답했다. 지하철역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메트로 카드 보여주고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냉랭한 표정으로 내게 하얀 봉투를 내밀었다. 뉴욕 교통국에 메트로 카드를 보내라는 의미. 가끔 메트로 카드가 말썽을 부려 하얀 봉투에 넣어 보냈지만 손실 금액을 돌려받은 경우는 아주 드물어 대개 문제가 생기면 포기하는 편이다.
30일 무한 메트로 카드 구입해 10일 정도 사용했는데 작동하지 않으면 어쩌란 말인지. 숨이 막힌 순간 다시 메트로 카드를 그었는데 작동을 했어. 신이 장난을 했을까. 그 순간 옆에서 뉴욕 교통국 직원이 서베이 하면 1회 승차권을 준다고 하며 종이를 내밀었다.
퀸즈 보록 플라자 역에서 환승해 유니언 스퀘어에 내리자 날 가장 먼저 환영한 사람은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 세상에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이 많고 특히 뉴욕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 수요일 유니언 스퀘어에서 그린 마켓이 열려 예쁜 해바라기 꽃을 보며 아픈 가슴을 달래고 북 카페로 들어갔다. 3층 북 카페 화장실에 가니 홈리스가 날 환영했어. 아주 커다란 붉은색 가방이 놓여 있고 거울을 보며 단장을 하고 있었다. 홈리스 보면 가슴 아프지만 악취가 나는 경우 참기 힘들고 요즘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홈리스가 가끔 보이고 악취가 나면 불편하다. 자꾸자꾸 가슴은 철렁 철렁.
잠시 후 커피 주문해 빈자리에 앉았다. 앞사람이 포토 매거진을 읽어서 테이블 위에 잡지 몇 권이 보였다. 핫 커피 마시며 잠깐 잡지를 읽기 시작했다. 한 달이 가면 무슨 일을 하고 시간을 보냈을까 생각에 잠기고 다음 달 렌트비 보낼 생각 하면 마음이 우주처럼 무겁지만 반대로 새로운 잡지책을 읽은 경우는 행복하기만 하다. 매거진 기고자와 편집자들은 아주 힘들게 일했을 것이고.
내가 앉은자리는 카프카 얼굴 반쪽이 보였다. 카프카 안녕하고 인사를 했어. 왜 뉴욕에서 머문 오헨리와 존 스타인벡 얼굴은 보이지 않은 지 가끔 궁금하기도 하고. 반스 앤 노블 북 카페 벽에 세계적인 작가 초상화가 그려져 있고 늘 그곳에 가면 작가 얼굴도 바라본다. 프라하 방문 시 카프카가 살던 집을 방문했는데 오랜 세월이 흘러갔다. 매일매일 글을 쓰면 카프카처럼 글을 쓸 수 있을까.
북 카페에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수요일 저녁 트라이베카 아트 나이트 행사에 가려고 한 달 전인가 미리 예약을 해서. 서점에서 나와 거리에서 노란 바나나 1불어치 사서 먹는 순간 바로 앞에 홈리스가 보였다. 맨해튼 곳곳에 쏟아지는 홈리스들. 뭐든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 홈리스 보면 언제나 가슴이 무겁고 아프다. 갖은 자가 갖지 않은 자를 위해 함께 나누는 삶을 살면 좋을 텐데. 많은 부를 갖는 자는 더 많은 부를 축적하려고 하고.
유니언 스퀘어 지하철역에 도착해 다시 메트로 카드가 작동하지 않을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했는데 정상적으로 작동하니 안심했다. 지하철을 타고 카날 스트리트 지하철역에 내렸고 그곳은 차이나타운. 가끔 차이나타운에 가야지 하는데 맨해튼 문화 행사 찾기 놀이하다 보면 시간은 금세 흐르고 차이나타운은 뒷전이 된다.
언젠가 카네기 홀에서 만난 할머니는 지금은 손자 돌보기 위해 미시간 주인가에 거주하는데 가끔 뉴욕에 오면 카네기 홀에서 공연 보고 식사는 차이나타운에서 한다고 해 놀랐다. 차이나타운에서 중국 오페라도 본다고 해 더 놀랐지. 약간 어둑어둑한 무렵 차이나타운에 도착했는데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는 트라이베카 지역.
맨해튼 트라이베카 지역은 그리니치 빌리지처럼 뉴요커도 헤매기 쉬운 장소. 어쩌다 그곳에 가면 이상하게 길을 잃어버리곤 한다. 하늘에서는 가을비가 내리고 어디로 가는지 길을 잃어버린 순간 아들이 집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와서 엄마가 길을 잃었다고 하니 엄마는 매일 맨해튼에 가니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답변이 왔다. 잠시 후 트라이베카 지역으로 향해 걸었다. 피자집이 보여 그제야 근처 지리가 아주 낯설지 않은 곳임을 알아챘다.
그 순간 특수 복장을 입은 한 남자가 내게 아주 가까이 와서 말을 걸었다.
-오늘 밤 파티에 가지 않을래요? 남자들이 50명 정도 와요.
정말 깜짝 놀란 순간. 머리가 하얗게 되어가고 얼굴에 주름살 가득한데 파티에 가라고 유혹하는 사람을 만나다니 뉴욕이 역시 특별함을 느꼈다. 줄리아드 학교에서 자주 만난 70대 할머니는 뉴욕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티에 안 간다고 말하고 좀 빠른 속도로 걸었다. 소호 포토 갤러리에 갈 목적이었는데 걷다 우연히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는 것을 보았다. 트라이베카 아트 나이트 축제에 참가하는 아티스트들 스튜디오 오픈 행사하는 곳에 도착했어.
Tribeca Art & Culture Night 2018 Fall
작년에도 그곳을 방문해 기억이 났다. 맨해튼 모든 곳이 화려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지.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아티스트 스튜디오가 있고 가난한 예술가들 삶이 그대로 노출된다. 그들은 방문자를 위해 와인과 차와 과일과 쿠키 등을 준비해 놓는다. 레드 와인 마시며 청포도 먹으며 아티스트 이야기도 들었다. 스페인에 여행 갔다고 한 아티스트. 한지 종이 느낌이 든 종이에 그린 그림이 동양과 서양의 미술이 혼합된 느낌이 났다. 가을날인데 여름날처럼 더워 아이스티도 마시고 천천히 전시된 그림을 구경하고 있는데 조금 전 파티에 갈 거니라고 묻는 사람이 보여 가슴이 철렁철렁. 세상에 아티스트 오픈 스튜디오에 왜 온 것일까 궁금했지만 얼른 장소를 떠났다.
다음 목적지는 소호 포토 갤러리. 갤러리 이름과 달리 소호가 아니라 트라이베카에 있는 사진 전문 갤러리. 맨해튼 아주 힙한 느낌이 든 Roxy Hotel 맞은편에 소호 포토 갤러리가 있다. 그런데 왜 그 순간 아이폰은 또 작동을 안 하는지. 다시 가슴이 철렁철렁. 소호 포토 갤러리에 가니 아주 방문자들이 많아서 놀랐다. 추상화 느낌 나는 사진도 보고. 놀랍게 음악 전공한 사람이 사진을 한다고 하니 더 놀랐고.
그 후 몇몇 갤러리를 둘러보고 그냥 빨리 집에 오려고 차이나타운 카날 스트리트 지하철역에 도착했는데 메트로 카드는 작동을 안 했다. 다시 그어도 작동을 안 하고 할 수 없이 지하철역에서 나와 소호 거리를 걸었다. 밤에 소호에서 산책할 계획은 추호도 업었는데 이상하게 소호에 갔다. 몇 블록 걷다 소호 딘 앤 델루카 옆 프린스 스트리트 지하철역에 들어가 다시 시도를 했다. 역시 메트로 카드는 작동을 안 했다. 마침 직원이 있어 메트로 카드가 작동 안 하다고 하니 그가 내게 직원 옆에 있는 기기에 내 카드를 그어 보라고 말했다. 메트로 카드를 그었는데 그제야 작동을 했다. 30일 무한 메트로 카드라고 떠서 이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가 보다 싶어 다시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려고 메트로 카드를 긋는 순간 작동을 하지 않고 "다시 그어 주세요"라고 뜨고 다시 그으니 "이미 사용했어요"라고 뜨고. 직원 얼굴 보니 내게 그냥 안으로 들어가라고 해 지하철역 안으로 들어갔다. 한번 말썽 부린 것도 짜증이 나는데 연거푸 메트로 카드는 작동을 안 하니 가슴이 철렁철렁. 20일 정도 더 사용해야 하는데 새로운 메트로 카드 구입하는 게 말이 되는지.
소호에서 지하철 탑승해 타임 스퀘어 역에서 7호선에 환승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에 내렸다. 다시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정류장으로 가면서 가슴이 두근두근. 다시 작동 안 하면 어쩌지 했는데 정상이라 다행이었다.
집에 도착해 밤늦은 시각 식사를 하고 오랜만에 페이스북을 확인했다. 친구 추가하라고 가끔 연락이 오나 사실 페이스북은 <뉴욕 산책 브런치>를 위해 오픈했고, <네이버 블로그>와 <뉴욕 산책 브런치>와 <페이스 북>에 동시 글을 올리나 페이스 북 활동을 안 하고 지내고, 매일 맨해튼 문화 이벤트 보는 것도 힘든 일이라 페이스북에 시간을 할애할 입장이 아닌데 모스크바, 스페인, 그리스, 스위스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친구 추가 요청하는 것도 놀라웠고, 오페라 가수, 지휘자. 연극인, 퇴역 군인, 패션 디자이너, 페이스북, 사업가와 방송국 등에서 일하니 더 많이 놀랐다. 심지어 메트 오페라에서 활동한 분과 줄리아드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도 요청하고. 아직 페이스 북 활동한 입장은 아니고 시간이 좀 더 흘러야 가능할지. 카네기 홀과 링컨 센터에서 많은 공연 보고 내 마음대로 리뷰 했는데 물론 자세한 리뷰 한 적도 없는데 음악 애호가로서 자주 공연 보는데 음악 전문인이 내 글을 읽으면 엉터리라고 할 텐데 조금 어색도 하고 오페라 성악가 친구는 역시 음악 하는 분이 많고 갈수록 세상이 좁아져 감을 느낀다.
종일 가슴 철렁철렁했지만 무사히 아트 축제를 보고 집에 왔다. 맨해튼에서 열리는 이런 문화 축제가 정말 좋아. 축제는 항상 열리지 않고 딱 그 순간 열리고 순간을 잡지 않으면 놓치고 만다. 유니언 스퀘어, 차이나타운, 트라이베카와 소호에 갔으니 하루 종일 많은 곳을 움직였어.
이제 내일을 위해 휴식할 시간.
습도가 너무 높아 선풍기 날개는 쉬지 않고 돌고 있다.
2018. 9. 26 수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