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하늘은 흐리고 가을비가 내렸다. 지하철을 타고 카네기 홀에 갔다. 맨해튼에 거리에 레인코트를 입은 여행객을 태운 투어 버스가 지나갔다. 레너드 코헨의 노래가 떠올랐다. 잠시 후 뉴욕 주에서 생일 파티에 가려다 스무 명이 교통사고로 하늘로 떠난 기사를 읽었다. 생은 늘 알 수가 없다. 지난 10월 3일 독일에 살던 허수경 시인이 향년 54세로 저세상으로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긴 암 투병 끝에 먼 여행을 떠났다고. 독일인 만나 결혼하고 학문만 하다 세상을 떠나버렸나. 2001년 9월 11일 저 하늘로 떠난 사람들도 생각이 났다. 카네기 홀에서 만난 일본에서 온 여자가 내게 2001년 9.11 사고 봤냐고 물었다. 그때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내게 가까운 사람이 저세상으로 갔다고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날 맨해튼 하늘을 보며 얼마나 놀랐을까. 9.11 유가족의 슬픔을 그 누가 알 리. 세월호도 타이태닉 호도 떠올랐다. 우울한 날이었다. 카네기 홀에서 티켓 하나 샀다. 콜럼버스 서클을 지나 링컨 센터에 갔다. 사람들은 오고 가고 메트에서 오페라 보고 싶은 마음 가득했다. 슬픈 아리아 들으며 슬픈 가슴을 달래고 싶었으나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7호선이 정상 운행이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어제는 종일 우울했다.
10. 9 화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