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브런치를 먹은 후 아들이 백만 년 만에 플러싱 동네 미장원에 가서 헤어 커트를 하고 집에 돌아왔다. 비용이 너무 비싸 자주 갈 수 없는데 가격이 20불에서 30불로 인상되어 깜짝 놀랐다고. 그럼 50% 인상된 거네. 거기에 15-20% 팁을 줘야 하니 어디 미장원에 갈 수가 있나. 물론 여자 헤어 커트는 더 비싸다. 말할 것도 없이 맨해튼은 훨씬 더 비싸다. 너무너무 비싼 서비스 요금 서민들 죽을 거 같아. 그럼에도 미장원 운영이 어렵다고 하는데 짐작에 가게 렌트비가 해마다 오른 게 아닐까. 뉴욕에서도 한국 미용사 솜씨 좋다고 인정하고 롱아일랜드 살 때 뉴욕에서 인기 많은 미장원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수 십 년 운영했는데 점점 미장원 운영이 어렵다고 하고. 가만히 앉아서 렌트비 소득을 올리는 가게 주인이 가장 좋은 거 같고. 파마와 염색 등은 훨씬 더 비싸고. 그래서 외국에 사는 사람이 한국에 방문하면 가장 먼저 미장원에 가는 편이다. 왜 이리 물가가 차츰 올라가는지. 한인 마트에 장 보러 가는 것도 10년 전과 비교가 안 되게 많이 인상되었다.
월요일 오전 전화가 걸려왔다. 뉴욕대 병원이냐고 묻는 할아버지 목소리 전화번호는 뉴욕 롱아일랜드 오이스터 베이였다. 뉴욕대 병원장이면 좋겠어. 가끔씩 뉴욕대 병원이냐고 묻는 전화가 걸려오고. 오이스터 베이에서 전화가 걸려오니 오래전 아들과 함께 발런티어 했던 치매 전문 양로원이 떠오른다. 롱아일랜드 제리코에서 차로 약 10-15분 거리에 있는 양로원에 1주일에 한 번씩 찾아가 봉사 활동을 했다. 거기서 만난 노인들은 모두 잘 지내고 계실지 아니면 하늘나라로 긴 여행을 떠났을지 궁금도 하지만 차가 없으니 방문하기 어렵기만 하다. 오이스터 베이 기차역 주변 석양이 아름다워 두 자녀랑 가끔씩 방문하기도 했던 곳. 요트 인구도 많고 아름다운 석양 바라보며 요트 타는 사람도 아주 많은 듯. 한국과 너무나 다른 요트 문화도 뉴욕에 와서 보게 된다.
늦은 오후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갔다. 어디로 갈지 망설이다 북 카페에 갔는데 운 좋게 바로 빈 테이블을 구해 가방을 두고 커피 주문해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도저히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옆자리에 앉은 남자 전화 목소리가 너무 큰데 다른 사람에게 신경 안 썼다. 목소리 톤이 너무 높고 날카로워 듣기 힘들었다. 내용 가운데 ".. 왜 너만 그 많은 정보를 알아, 난 뭐야. 넌 90% 정보를 알고 난 아무것도 아니네..." 등 뭐라 뭐라 하는데 짐작에 필름 제작자인가 짐작했다. 다큐멘터리 필름 여러 개 제작하는데 1개 밀리언 달러가 든다고 뭐라 뭐라 하고. 북 카페에서 영화 관계자 만난 것은 처음이고 목소리가 높고 날카로운 것은 이유가 있나 봐. 누구든 화가 나고 흥분하면 목소리가 날카로워질 거 같단 생각도 들고 그냥 포기하고 서점을 나왔다.
월요일 저녁 7시 반 링컨 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나타날 예정이라 지하철 타고 일찍 찾아갔는데 뉴욕 필하모닉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았으면 6시 45분까지 기다리라고 잠시 후 7시까지 기다리라고 변경도 하고. 백발 할머니는 왜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지 물었다.
평소 누구든 입장할 수 있는데. 10월 16-20일 사이 링컨 센터에서 "레드 바이올린" 공연할 예정이고 조슈아 벨이 바이올린 연주한다고. 거의 1시간 가까이 기다려 입장했는데 슬프게 조슈아 벨이 나타나지 않았고 편두통이 심해 오늘 이벤트에 참석 안 한다고. 대신 영화 <레드 바이올린> 주제곡을 작곡한 80세 존 코릴리아노와 메트 오페라 매니저 Peter Gelb 등을 보았다. 메트 러시 티켓과 무료 야외 공연 등 아주 많은 일을 했다고. 피터 매니저 덕분에 가끔씩 오페라를 볼 수 있었구나.
영화 레드 바이올린이 2002년 한국에서 개봉되었다고 하는데 그 당시 난 두 자녀 교육으로 무척 바빠서 극장에 가서 영화 본 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하였다. 결혼 후 여자의 삶이 너무나 다르게 변했다. 자녀가 있고 없고 차이는 너무나 크고, 자녀 교육도 어떻게 하냐에 따라 역시 다르고, 가정마다 형편도 너무 다르다. 요즘 세대는 결혼도 안 하기도 하고, 아주 늦게 하기도 하고, 결혼 후에도 자녀를 출산하지 않기도 하니 세상이 얼마나 다르게 변하고 있는지. 젊은 층 삶이 과거와 너무나 많이 달라.
카네기 홀에서 지난 2월에 조슈아 벨 연주를 듣고 감명받아 꼭 보고 싶은 이벤트라 찾아갔지만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우연히 어제 카네기 홀에서 만난 사진가도 만났고 그가 거버너스 아일랜드 음악 축제도 찾아오고 나랑 취향이 비슷한가. 조슈아 벨은 14세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17세 카네기 홀에 데뷔. 현재 300년 된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사용하고 맨해튼 펜트하우스에 산다.
그가 링컨 센터에서 공연하면 대개 인기 많은 연주가라 표가 일찍 팔리는 편이고 이번 레드 바이올린 티켓도 49불-160불 사이인데 2007년 워싱턴 DC 지하철역에서 바이올린 연주했는데 1000명 이상이 지나갔고 오로지 한 명만이 그가 조슈아 벨이란 걸 알아채고 20불 줬다고. 그때 27명의 사람이 그에게 돈을 줬는데 그를 알아보고 20불 준 거 포함해 32.17불을 받았다고 하니 얼마나 놀라운지. 성공한 사람과 아닌 경우 대접이 너무나 달라. 그가 얼마나 놀랐을지 짐작이 된다.
어제 카네기 홀에서 공연했던 오케스트라 공연 오늘도 볼 수 있는데 거기 갈 걸 그랬나 후회도 되네. 조슈아 벨 만나러 가서 허탕 치고 돌아오니 피곤이 10배로 밀려오네.
2018. 10. 15 월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