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러 저녁 6시경 도착했다. 뉴욕 아일랜더스와 몬트리올 캐나디언스 경기였다. 뉴욕에 두 개의 아이스하키 팀이 있고 뉴욕 레인저스와 뉴욕 아일랜더스. 뉴욕 레인저스 경기는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리고 뉴욕 아일랜더스 경기는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리고 레인저스 경기는 대개 더 비싼 편. 오래전부터 하키 경기 보고 싶었지만 자꾸 미루다 시간만 흐르고 지난주엔가 아들에게 하키 경기 보러 가자고 하니 안 보고 싶다고 해 그냥 지나갔고 며칠 전 다시 하이스 하키 경기 보자고 하는데 역시 거절하니 온라인으로 한 장의 티켓만 구입했다.
수 십 년 전 한국에서 영화에서 본 아이스하키. 고등학교 시절 아이스하키 선수가 얼마나 멋지게 보이던지. 한국에서는 아이스하키 경기 볼 기회가 없었고 뉴욕에 와서도 공부하고 일하며 그만 세월이 흘러갔다. 뉴욕에 와서 아이스하키 팀 의상을 입고 거리를 걷는 것을 자주 보고 아들이 줄리아드 학교에 바이올린 레슨 받으러 갈 때 펜 스테이션 역에 도착하면 부자가 함께 뉴욕 레인저스 팀 하키 복을 입고 하키 장비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곤 했다. 집 근처 호수가 겨울에 꽁꽁 얼면 아이스하키 연습장으로 변한다. 몇몇 사람들이 호수에서 연습하는 것도 보았다.
경기장에서 아이스하키 경기를 본 것은 생에 태어나 처음이다. 경기장에 노래도 흐르고 어린 학생 팬들이 많이 찾아온 듯 보이고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은 듯 짐작을 했다. 양키스 프로야구와 유에스 오픈 경기처럼 운동 경기 보면서 맥주를 마시거나 치킨을 먹으며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 앞에 앉은 젊은 남자는 휴대폰으로 야동도 보면서 경기를 보더라. 경기장 안에 커피를 들고 갈 수 없다고 하니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 마시지 못하고 입장을 했다. 경기장이 너무 추워 몸이 꽁꽁 얼어버릴 거 같아 경기가 막이 내리기 전 미리 떠났다. 꽤 저렴한 티켓을 구입해 처음으로 아이스하키 경기를 봤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니 차라리 집에 일찍 돌아와 휴식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이 들었고 물론 집에는 밤 10시가 지나 도착했다. 경기 막이 내릴 때까지 보면 집에는 최소 11시-11시 반 사이 도착할 거 같았다. 뉴욕 아일랜더스 팀이 이길 때 경기장을 떠났는데 몬트리올 캐나디언스 팀이 4:3으로 승리를 했다.
꽤 저렴한 경기 티켓을 구입했지만 문제는 내 손에 바로 들어오지 않았다. 집에서 프린트한 종이를 받아주지 않는다고 하고 휴대폰으로 티켓 확인을 하니 휴대폰에서 경기 티켓을 받아야 하는데 여러 문제가 겹쳤다. 세일 티켓을 구입했는데 앱이 쉽게 접속하게 만들어지지 않아 상당히 불편했다. 어제 새벽 혼자 끙끙하며 티켓을 받아보려 했지만 새벽 2시까지 시도를 했지만 실패를 했고 결국 아들에게 부탁을 했다. 처음으로 구입한 티켓인데 아이스하키 경기 볼 수 있을지 염려가 될 정도로 힘들게 내 휴대폰에 들어왔다. 유에스 오픈 테니스 경기 티켓은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왜 불편하게 만들었을까.
가을비 내리는 월요일 종일 수많은 에피소드가 일어났다. 1순위가 세탁. 아파트 지하에 내려가 세탁을 했고 늘 휴대하는 가방은 손빨래를 해서 건조기에 넣어 말리는데 월요일 오전 지하에 빈 세탁기가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건조기에 돌린 세탁물을 찾으러 가서 건조기 문을 열자마자 눈에 띈 것은 뉴욕 메트로 카드. 아, 얼마나 놀랐는지. 손세탁 한 가방에 든 사탕과 휴지와 책을 모두 꺼냈는데 하필 가방 비싼 뉴욕 메트로 카드를 꺼내지 않았던 것이다. 11월 중순까지 사용할 무한 메트로 카드인데 가격도 저렴하지 않은데 건조기에서 다른 세탁물과 함께 돌아가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이미 지난 일이고 화를 내야 소용없는 일. 맨해튼에 갈 적 아들 교통 카드도 가져갔다. 내 카드를 먼저 사용하고 안 되면 아들 카드 사용하려고. 그런데 지하철 교통 카드는 별문제가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니 신기했다. 괜히 미리 걱정했다.
세탁 에피소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아. 아파트 지하에 동전 교환기가 없으니 미리 은행에 가서 동전을 교환하는 수고가 따르고 오래전 맨해튼 5번가 은행에 가서 25센트 동전으로 교환했는데 슬프게 25센트 동전 대신 5센트 동전이 들어 있었다. 세상에 무슨 일인지. 뉴욕에 와서 처음으로 일어났던 동전 교환 사건. 그런다고 은행에 가서 말하기도 어렵다. 이미 지난 일이고 증거가 없으니 믿지 않을 테고. 다음부터는 직원 눈앞에서 동전을 확인해야 할까. 좀 피곤하고 성가신 일이다.
동전 사건도 유쾌하지 않았고 아이스하키 티켓도 불편했고 교통 카드로 인해 걱정을 많이 해 몹시 피곤했던 월요일 아침. 세탁을 하는 동안 식사 준비를 하고 식사를 하고 세탁을 찾아와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가는데 버스와 지하철 모두 승객이 너무 많아 전쟁터 같아 몹시 피곤해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다행스럽게 교통 카드는 작동이 되었지만. 지하철을 탑승하니 학생들이 음식물을 바닥에 던져 소동을 피우고 도망가고 싶은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라커 펠러 센터 크리스티 경매장에 갔다.
몇 년 전 메트 뮤지엄에서 봤던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도 보였고 고흐, 피카소, 샤갈, 피카비아, 에드워드 호퍼, 조지아 오키프 등 작품이 벽에 걸려 있고 자주자주 웃었다.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갤러리에 멋진 의상을 입은 방문객과 직원도 많고 백장미 향기 가득했다. 크리스티 경매장은 그림 구경도 하고 세상 구경도 하는 곳. 귀족들 돈 잔치하는 곳이니 재미있다. 수 천억 하는 작품도 보이고. 크리스티 경매장 부근 가로수는 노랗게 물들어 가고 근처에 있는 북 카페에 가서 수프를 주문해 먹고 잠깐 휴식하고 지하철을 타고 바클레이 센터에 가서 아이스하키 경기를 봤다.
월요일 가을비가 내렸고 마음도 스산해지고 가을비에 예쁜 단풍이 떨어질까 걱정이 된다.
11.6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