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 떠나지 마
아, 가을
가을 바랑이 불고
황금 햇살에 황금 잎은 반짝이고
금가루를 뿌려 놓은 듯
아름다운 세상
이 아름다운 가을이 떠나면 어떡해
너무 슬플 거 같아
이틀 연속 가을비가 내리다 오늘 황금 햇살이 비치니 떠나가는 가을을 꼭 붙잡으려 센트럴파크에 달려가 황금 숲 속을 거닐었어. 우수수 떨어진 낙엽들을 밝으며 파란 하늘을 보며 아름다운 호수를 보며 거닐었지.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촬영하는 신랑 신부도 보고, 거리 음악가가 들려주는 색소폰 연주도 듣고, 마차는 달리고, 호수에서 연인들은 보트를 타고. 아, 가을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어. '낙엽 따라가버린 사랑'노래도 떠올랐지.
아름다운 센트럴파크 여기저기를 걷다 쉽 메도우 근처에 갔는데 놀랍게 90세? 노장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있어. 부자 남편은 먼저 하늘로 떠났다고. 더 놀란 것은 쉽 메도우는 일반인 출입 금지. 할머니 화가 혼자서 그림을 그려서 더 놀랐지. 담장에 보랏빛 나팔꽃 가득 피어 있고. 노란 은행 나뭇잎을 보며 고등학교 시절 추억도 떠오르고 사랑하는 브루클린 식물원 노란 은행나무도 떠올랐지.
사랑하는 내 친구 줄리아드 학교에서 대학 시절 자주 들은 아랑페즈 협주곡을 비올라와 기타의 연주로 듣고, 슈만의 현악 4중주도 감상하고. 링컨 센터 공연 예술 도서관 피디가 축제에 초대해 미리 예약했던 이벤트에 가서 ICE(International Contemporary Ensemble) 연주로 낯선 작곡가 Nathan Davis 곡도 감상하고. 아름다운 가을날을 보냈어.
아름다운 11월의 가을 정경을 더 이상 볼 수 없을 거 같아 집 근처 호수에도 다녀왔다. 붉은 열매도 보고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으며 호수에서 산책하다 돌아왔다. 아, 가을. 가을이 떠나면 어떡하지.
11. 7 자정 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