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에서 온 부부 만나고

카네기 홀과 줄리아드 학교에서 공연 보고 전시회 보고

by 김지수


토요일 오전 카네기 홀에서 일요일 오후 2시 열리는 비엔나 소년 합창단 공연 티켓을 사러 온 비엔나에서 여행 온 부부를 만났다. 비엔나에서 뉴욕에 여행 와서 비엔나 소년 합창단 공연 보는 게 약간 이상하지만 그래도 좋은 공연이니 보고 싶다고 말했다. 중년 부부에게 뉴욕에서 지낸 동안 무엇을 했냐고 묻자 메트에서 '라보엠' 오페라 봤는데 너무 좋았다고 하며 매일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을 봤다고 뉴욕은 공연이 너무 좋은 거 같다고 하며 뉴욕에 지인이 살고 있지만 폐를 끼칠까 봐 호텔에서 머무는데 연말이라 숙박비용이 꽤 비싸다는 말을 하고 카네기 홀에서 티켓 구입하고 메트 뮤지엄에 간다고 떠나며 오스트리아와 독일 작품 전시하는 곳이 어디냐 물어서 '누 갤러리'라고 말을 하고 매달 첫 번째 금요일 저녁 6-8시만 무료입장이라고 전했다.

뉴욕에 여행 와서 무얼 하든 개인의 취향이 중요하고 공연과 전시회를 많이 보는 여행객도 있고 음식 문화에 푹 빠져 지낸 여행객도 있다. 나도 수 십 년 전 세계 여행할 때 오페라 보고 뮤지엄 순례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단체 여행이라 오페라 보러 갈 생각도 못 하고 가이드 따라 낯선 도시를 걸었다. 가끔은 아웃렛 매장에 데려갔지만 마음에 든 물건이 없어서 늘 아이쇼핑만 하고 여행 가서 특별하게 쇼핑한 적은 거의 없다. 예외가 있다면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는 너무 추워 오들오들 떨어서 할 수 없이 두툼한 외투를 구입했고 체코에 가서 엽서 구입한 경우. 베니스에 여행 가서 예쁜 가면 보고 무도회가 생각나 사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눈으로 구경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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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lborough Gallery/ Gerard Mossé




모처럼 미드타운 갤러리에 가서 전시회를 보았다. 갤러리에 직원 말고 아무도 없으니 조용해서 좋은 공간. 혼자 낯선 화가 작품 실컷 구경 했어. 마크 로스코 작품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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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an Goodman Gallery /Amar Kanwar: Such a Morning






근처에 있는 다른 갤러리에 가니 영상 작품 전시 공간이라 마치 극장 같았다. 82분 정도 상영된다고 하니 다음에 시간이 되면 다시 찾아갈까 생각 중이다. 연말 여행객 많은 맨해튼 미드타운 5번가는 너무 복잡해 걷기도 힘들지만 여행객이 잘 모르는 갤러리는 조용해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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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드 학교






토요일 오후 4시 반 줄리아드 음악 예비학교 String Ensemble 공연이 열렸다. 벤저민 브리튼, J.S. Bach, 하이든 작품을 공연했고 어린 학생들 연주가 참 좋았어. 바흐 키보드 협주곡은 일본에서 유학 온 13세 남학생이 연주했다. 일본 학생 연주가 끝나니 꽃다발을 전해주더라. 바흐 음악 연주하니 내가 사랑하는 글렌 굴드가 생각났는데 유튜브에 그의 연주가 있어. 줄리아드 예비학교 스트링 앙상블 협연자 가운데 한국 출신 장한나도 포함되고 요요마, 길 사함 등도 연주했다고. 다시 말해 예비학교에서 협연할 정도 실력이면 프로 음악가 길을 걷는 듯 짐작이 된다. 줄리아드 예비학교 입학도 무척 어렵지만 모두 프로 음악가 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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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ight of Inspiration


Saturday, December 15, 2018 8 PM Stern Auditorium / Perelman 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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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 카네기 홀에 공연을 보러 갔다. 평소보다 약간 소란스러워 놀랐다. 마치 커뮤니티 축제 같은 분위기. 음악에 맞춰 서서 춤을 추는 사람도 있어서 놀라 그냥 집에 돌아올까 하다 참고 공연 봤는데 사이먼과 가펑클이 부른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노래를 부르는데 목소리가 너무 아름다워 황홀한 겨울밤이었다. 사이먼과 가펑클 하면 추억이 떠올라. 석사 과정 공부할 때 만난 젊은 강사가 브루클린 BAM에 사이먼과 가펑클 공연 보러 간다고 하니 내게는 꿈만 같은 일이었는데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지금은 거의 매일 공연을 보고 있다. 그때 어린 입시생 두 자녀와 공부할 적 두 자녀 학교에 픽업하고 집안일하는 시간 제외하고 전공 서적에 파묻혀 지냈다. 돌아보면 아득한 추억이다.

아이가 없는 젊은 부부는 주말마다 맨해튼에 공연 보러 간다고 하니 많이 놀랐고 폴란드계 유대인 강사는 상황이 극으로 달라 많이 힘들어 한 기억도 난다. 대학원 졸업 후 브루클린 병원에서 일하며 만난 의사랑 결혼했는데 어느 날 남편이 식물인간으로 변해 버려 생계를 혼자 책임져야 하니 삶이 삶이 아니다고 하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폴란드계 유대인 강사는 영화배우처럼 미인이고 자녀가 4명이나 된다. 지금은 어찌 지낼까. 정말이지 생은 한 치 앞도 모른다.






카네기 홀에서 나눠 준 프로그램에 자세히 적히지 않아 누가 무슨 곡을 부른지도 모르고 내가 아는 노래는 단 두 곡뿐.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와 '할렐루야'. 카네기 홀에서 공연 보며 이방인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소한 곡이 많고 난 전혀 모르는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와서 노래를 부르는데 객석에 앉은 청중들은 가수들을 잘 아는 눈치. 그래미상을 수상한 가수들도 많고. 무대 배경 장식이 내가 사랑하는 바닷가 풍경이 비치면 마음은 어느새 바닷가에서 산책을 했다. 지난여름 너무 바빠서 여름 바다에 가지도 않았는데 언제 시간 내서 겨울 바다 보러 가야겠어. 하얀 눈 내리는 겨울 바다 보고 싶은데 자꾸만 미루고 있어.

일요일 카네기홀에서 열리는 비엔나 소년 합창단 공연을 아들과 함께 보러 갈 예정. 고등학교 시절 파리나무 십자가 합창단과 비엔나 소년 합창단 공연을 무척 좋아했어. 작년에도 카네기 홀에서 비엔나 소년 합창단 공연 봤는데 벌써 1년의 세월이 흘러가고 말았어. 크리스마스 캐럴도 불렀는데 이번에는 무슨 곡을 부를지 궁금도 하고 왜 파리나무 십자가 합창단 공연은 뉴욕에서 열리지 않을까.


12. 16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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