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 오페라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잠 못 드는 나날들

by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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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 오페라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우울한 기분 달래려고 어제 정오 메트 러시 티켓에 도전했다. 빙글빙글 돌아가다 멈춰 행운이 찾아올까 기대를 했지만 25불 러시 티켓은 내 손에 들어오지 않았어. 남은 티켓은 300-500불 정도 티켓. 주제 파악해야지. 내 형편에 어찌 수 백 불 주고 오페라 보겠어. 저절로 눈이 감겨.


좋은 날은 가고 말았을까.

메트 러시 티켓(25불) 구하기 너무 힘들고

링컨 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 오후 3-6시 사이 커피 1불 주고 사 마셨지만

지금은 사라진 지 오래되어가고

줄리아드 학교 챔버 뮤직 페스티벌은 유료로 변하고

링컨 센터 공연 예술 도서관 이벤트도 예약과 기부제로 변하고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차츰차츰 멀어져 가니

참 슬퍼.


러시 티켓 구입은 불가능했지만 오페라 보려고 마음먹어서 지하철 타고 링컨 센터에 갔다. 어제 안나 네트렙코가 출연한 오페라. 패밀리 서클 티켓도 다른 오페라에 비해 비싸고 매진. 내 형편에 수 백 불 티켓은 머나먼 나라 님. 박스 오피스에서 입석 표 한 장 구해 가방에 담았다. 인기 많은 오페라는 입석표도 빨리 매진이 되고 대개 러시 티켓 도전하고 실패하면 오페라 사랑하는 사람은 입석표라도 사서 본다. 한국에서 3-4시간 서서

오페라 본 것 상상도 못 했어.




추운 겨울날 마음이 어지러워 지하철 타고 미드타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핫 커피 마시고 잠시 휴식을 하고 어제가 새해 첫 방문이었다. 옆자리에 앉은 뉴요커는 헤드폰 끼고 의대 수험서 펴고 열심히 공부 중, 반대편은 노인 두 명이 커피 마시며 이야기 나누고, 맞은편에 앉은 청춘 남녀도 이야기 주고받고. 카페에 음악은 흐르고. 오랜만에 방문하니 집중도 안 되고 마음 복잡하니 글자가 춤을 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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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8837.jpg?type=w966 타임 스퀘어



잠시 후 서점을 나와 이리저리 서성거렸다. 새해 처음으로 타임스퀘어에도 가고 새해 이브 특별 이벤트는 보지 못하고 새해를 맞았지만 추운 날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많고 복잡한 타임 스퀘어. 다시 지하철 타고 링컨 센터 근처에서 노란 바나나 사서 먹고 오페라 보러 갔어.





어제 수요일 저녁 7시 반에 시작 밤 11시 가까운 시각 막이 내린 오페라 <Adriana Lecouvreur >. 이탈리아 작곡가 프란체스코 칠레아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오페라는 18세기 실존했던 여배우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라고. 오페라 주인공 아드리아나, 마우리치오(군인), 부용 공작부인의 삼각관계가 주된 스토리. 마우리치오는 출세를 위해 부용 공작과 불륜을 맺고, 아드리아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나 마지막 여배우 아드리아나는 마우리치오 품에 안겨 죽는다.


입석표 구해서 4막의 오페라를 봤어. 어제는 입석표 구입해서 본 청중들이 많아 복잡하니 더 피곤했어.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아리아를 들으러 온 팬들이 아주 많은 눈치. 마우리치오 역할은 폴란드 출신 피오트르 베찰라가 맡았다. 작년인가 카네기 홀에서 아들과 함께 베찰라 공연을 봤고 아름다운 목소리에 반해버렸던 테너.


스와로브스키 보석으로 만든 아름다운 샹들리에가 반짝거리는 메트에 가서 붉은색 카펫 위를 걸으며 올라갈 때는 천국의 계단을 올라가는 기분이지만 오페라 막이 내리고 집에 돌아올 때는 잠 못 드는 번민이 많은 현실로 돌아온다.


메트를 나오니 링컨 스퀘어 단테 파크에 아름다운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였다. 1월 중순이 지났는데 아직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여 놀라고 있어. 메트에서 나와 링컨 센터 지하철역에 가면 오페라 보고 나온 사람들로 복잡. 밤늦게 달리는 지하철도 역시 복잡. 지하철에 타면 승객들은 오페라 이야기를 한다. 타임 스퀘어에 내려 로컬 7호선에 환승. 어두운 밤 아름다운 뉴욕의 야경을 보면서 플러싱으로 돌아와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렸고 말할 것도 없이 새벽에 집에 도착. 아들은 꿈나라로 여행을 떠난 뒤.



백만 불 겨울 햇살이 비추는 목요일 아침. 새해도 달려간다. 어느새 1월 중순. 다음 주 월요일 '마틴 루터 킹 데이(1월 셋째 주 월요일)'.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을 기리기 위한 날이고 미국 연방 공휴일.


삶은 왜 뜻대로 되지 않은 걸까. 번민이 많은지 잠 못 드는 나날이 이어지고. 침대에 누워 잠들고 싶은데 아무리 눈을 감으려 해도 의식이 말똥말똥. 잠 못 드는 뉴욕의 밤을 보내고 있어. 목요일 늦은 밤 딸이 뉴욕에 올 예정이라 이불 세탁도 해야 하는데 늦잠을 잘까 걱정을 했는데 불과 한두 시간 자고 일어나 아파트 지하로 내려가 물세탁을 마쳤다. 전쟁터 포로수용소 같은 아파트 지하 세탁기 이용하는데 아침 일찍 도착하니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었다. 무사히 세탁을 마쳐 감사한 마음이 든다. 가끔 수 차례 아파트 지하에 내려가는데 오늘은 3번만 갔어. 세탁기가 멈추지 않아 정말 다행이야. 수년 전 구입한 단풍색 스카프는 손세탁을 해서 거실 라디에이터 위에 두었다. 얇은 천으로 된 스카프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면 형편없는 모양새로 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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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아침 세탁 마치고, 식사 준비해 먹고 설거지하고 랩탑 켜서 메모하는 중. 엊그제 산 아보카도 먹으니 꿀맛. 곧 김치와 쌀 사러 한인 마트에 가봐야 해. 며칠 전 장 봤는데 한인 마트에 가려고 쇼핑 리스트 만드니 줄줄이 사탕. 뭐가 이리 많아. 양파, 고구마, 두부, 쌀, 김치, 파,...


얼른 장 보고 저녁 식사 준비하고 맨해튼에 갈 예정.


1. 17 목요일 오후 1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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