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월요일을 보냈어
1월의 마지막 월요일 밤도 깊어가네. 브런치 먹고 맨해튼에 가니 꽃향기 맡으며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니 황홀한 시간들이었지. 벽에 걸린 수많은 그림들이 이야기를 하고, 멋진 정장 입고 찾아온 손님이 너무나 많아서 놀란 월요일 오후. 난 어디에 갔을까. 맨해튼 부자 동네 어퍼 이스트사이드에 있는 소더비 경매장에 갔지. 카메라맨이 근사한 정장 입은 사람들 담고 있었는데 뉴욕 최고 부자였을까.
소더비 경매장은 반드시 가방과 외투를 맡겨야 하니 조금 부담스럽고 오랜만에 찾아갔는데 친절한 흑인 여자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가방과 외투를 맡기고 두 장의 번호표를 담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서서히 감상했지.
고향 떠나온 지 오랜 세월이 흘러가니 명절이 되면 고향이 더 그립고 홀로 계신 친정 엄마 생각하면 목이 메어. 아, 삶이 이리 복잡할 줄 누가 알았을까. 언제 안개 걷히고 햇살 가득한 날이 찾아올까. 이동원 박인수가 부른 정지용의 '향수' 들으면 어느새 고향에 도착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시골 풍경이 가슴에 와 닿았어. 또, 프랑스 화가 프랑수와 부세의 그림 보며 눈이 호강했지. 꽃향기 가득한 전시 공간에서 천천히 걸으며 감상했는데 지팡이 들고 온 할머니 두 분은 그림을 구매하려는 눈치. 꽤 나이 많게 보이는데 작품 구매하는 것 보면 놀라워. 나야 작품 구경하러 가지. 요즘은 작품값은 보지도 않아. 소더비 경매장 화장실도 갔지. 노란색으로 장식된 곳이라 고흐의 노란방도 생각이 나지.
가방과 외투를 찾아 지하철역에 갔어. 낯선 흑인 여자가 메트로 카드 그어 달라고 하니 그녀를 위해 내 카드를 그어주니 고맙다고 하며 떠났지. 서민에게는 뉴욕 렌트비와 교통비가 너무너무 부담스러운 도시.
나도 지하철 타고 미드타운 크리스티 경매장에도 갔지. 역시 꽃향기 가득한 공간에서 드로잉전도 보고 얼른 나와 지하철을 타고 링컨 센터에 갔다. 지난번 구입한 아들 셔츠가 약간 헐렁해 작은 사이즈로 교환을 했지. 오랜만에 나를 위해 쇼핑을 했어. 계절이 변하면 쇼핑도 해야 하는데 그냥 세월이 달려가버렸어. 1월 말 세일 시즌이라 저렴한 가격이라 좋았지만 이미 많은 세일 상품이 품절이라 마음에 드는 디자인 옷 고르기 너무 힘들었어.
내일 아들과 함께 레스토랑에 가려는데 그곳은 직원이 손님 위아래를 쳐다보니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지. 아들도 엄마가 늘 같은 옷을 입고 외출한다고 하니 쇼핑도 하고 내일은 새로 구입한 외투 입고 가야겠다. 직원 눈치가 어떤지 봐야지. 내가 사랑하는 다니엘 셰프가 운영하는 어퍼 이스트사이드 레스토랑 음식 맛은 좋은데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식사하기 힘든 곳. 어퍼 이스트 사이드는 부촌이라 늘 손님이 많은 듯.
쇼핑하고 나서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포커스 축제도 봤지. 매년 1월 말 열리는 음악 축제. 컨템퍼러리 음악으로 꾸며진 프로그램. 베이스, 하프, 비올라, 피아노 연주를 감상하고 휴식 시간 나와서 지하철 타고 집에 돌아오니 밤늦은 시각. 집에 도착 식사를 하고 커피 마시고 글쓰기를 하는 중. 길고 긴 하루를 보냈어. 아침 산책하고, 세탁하고, 식사 준비하고, 소더비와 크리스티 경매장에 가고, 쇼핑하고, 공연 보고. 아침과 저녁에 글쓰기 하고.
1. 28 월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