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스 앤 노블 북 카페와 줄리아드 학교
말썽꾸러기 뉴욕 지하철. 타임 스퀘어 역에서 익스프레스 7호선을 기다리는데 계속 로컬 7호선만 오니 답답하지만 할 수 없이 익스프레스 지하철에 탑승하는 것을 포기하고 로컬에 탑승했다. 플러싱에 도착해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렸다. 밤하늘에 둥근 보름달이 떠 있지만 칼바람이 부니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게 고역이었다. 빨리 집에 도착하려고 했지만 지하철 때문에 예상보다 30분 정도 더 늦게 도착해 아들이 준비한 스파게티와 치킨 커틀렛을 먹었다. 아들은 왜 엄마가 자주 스파게티와 치킨 커틀렛을 만들지 않는지 알 것 같다고 하니 웃었다. 두 가지 메뉴를 한꺼번에 만드니 저녁 식사 준비하는 시간이 의외로 더 많이 걸렸다고 아들이 말했다. 요리에 관심 많은 아들 덕분에 가끔씩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아.
칼바람 부니 호수에 산책하러 가는 것은 포기했다. 금방이라도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질 것 같은데 눈은 오지 않네. 내일모레 하얀 눈이 내린다고 하네.
오랜만에 월요일 오후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갔다. 작년 연말 북카페에 손님이 너무 많고 소란스러워 한동안 가지 않았다. 평일에도 역시나 손님이 많은 북카페. 손님 가운데 남자들 숫자가 많아서 놀라. 랩탑으로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은 분이 많고 나이 든 할아버지도 북 카페에 오셔 책을 읽으니 놀라워. 오랜만에 모나리자 바리스타 얼굴도 봐서 기뻤다. 체중이 약간 더 불어난 듯 보이는 젊은 바리스타는 너무너무 친절하고 얼굴에 미소 가득해 내가 모나리자라고 별명을 지었다. 북 카페 스타벅스 카페는 손님이 너무 많아 바리스타 얼굴은 피곤해 보였다. 늘 북 카페에 오는 중년 뉴요커는 변함없이 뉴욕 타임스와 몇 권의 잡지를 읽고 계셨다. 북 카페에 갈 때마다 만나는 그분은 은퇴한 것으로 짐작하는데 전에는 무슨 일을 했을까 궁금도 하지만 한 번도 묻지는 않았고 체중이 약간 줄어든 듯 보였다. 북 카페에 손님이 너무 많아 빈자리를 구하는데 30분 정도 기다렸고 친절한 중국인 중년 여자가 내게 자리를 양보했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보아 조선족 아닐까 혼자 짐작했다. 커피를 마시며 잡지를 읽으며 북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서점을 나와 지하철 역에 갔다.
저녁 6시 줄리아드 학교 폴 홀에서 열리는 공연 보러 갔는데 갈수록 수위 검문이 살벌한 분위기라 무슨 일인지 궁금하다. 파리와 런던 테러 발생하기 전에는 그다지 까다롭지 않았는데 오늘은 마치 대통령이 방문하는 것처럼 가방 안을 샅샅이 뒤져 기분이 아주 좋지는 않았다. 가방 안에 든 것이라곤 책 한 권과 지갑과 지하철 교통 카드와 아파트 열쇠 밖에 없어.
바이올린 리사이틀 연주였는데 바흐, 드보르자크와 베토벤 곡을 연주했는데 처음 듣는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 지낼 적 드보르자크 음악에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오늘 연주한 곡이 듣기 좋았어. 마지막으로 연주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Spring"도 듣기 좋았어. 피아노 반주는 줄리아드 학교에서 가끔씩 보는 한인 여학생( Jinhee Park)이라 처음으로 인터넷에서 검색해봤는데 서울 예원, 예고, 서울대 출신이고 2016년 줄리아드 학교에서 석사 학위 중이었다고 나왔네. 어쩌면 석사 학위 마쳤을 것도 같아.
밤늦은 시각 돌아와 식사하고 커피 마시고 글쓰기 하니 벌써 자정이 되어가네. 이제 2월도 열흘 정도 남았어.
2. 18 월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