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줄리아드 학교에서 놀다.
추워서 그랬을까. 괜스레 피곤이 밀려온 날 브런치를 먹고 아들과 함께 호수에 산책하러 갔다. 찬란한 햇살 비추는 호수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하얀 백조는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기러기떼, 청둥오리 떼, 갈매기떼 노니는 호수를 몇 바퀴 돌고 파란 하늘 보며 집에 돌아왔다. 오랜만에 본 파란 하늘 얼마나 눈부시던지. 파란 하늘 보니 행복이 밀려왔다.
얼른 저녁 식사 준비하고 버스를 타러 갔는데 버스 정류장에서 오랫동안 시내버스 기다려도 그림자도 안 보여 그냥 터벅터벅 걷는 순간 시내버스가 휙 하고 달려가니 안타까운 마음 가득했어. 1분만 더 기다렸다면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을 텐데... 몇 정거장 더 가서 시내버스를 타고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 역에 도착 로컬 7호선에 탑승하고 맨해튼에 갔다.
LUDWIG VAN BEETHOVEN Sonata No. 4 in C Major, Op. 102, No. 1
WITOLD LUTOSŁAWSKI Sacher Variation for solo cello
ERNEST BLOCH Schelomo: Rhapsodie Hébraïque
RICHARD STRAUSS Cello Sonata in F Major, Op. 6
저녁 6시 줄리아드 학교에서 박사 과정 학생 첼로 연주가 열려 잔뜩 기대하고 갔는데 첼로 연주보다 피아노 반주가 훨씬 더 좋았다. 첼리스트 연주는 딱딱한 교과서 읽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음악성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힘든 박사 과정 졸업 리사이틀이라 학생으로서는 연주회를 마치니 행복이 밀려왔겠어. 첼리스트 지도 교수님은 내가 샤갈이라고 별명을 붙인 Joel Kronisk 교수님. 오래전부터 그 교수님을 학교에서 자주 뵈었는데 처음에 동네 할아버지인 줄 알다 나중 교수님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도 내 앞 줄에 앉으셔 제자 첼로 연주를 감상하고 계셨다. 음악은 정말 재능이 중요해. 아무리 노력해도 재능 많은 사람 따라가기 힘든 듯 보여.
아래 첼리스트 피아노 반주했던 학생 피아노 연주를 유튜브에서 찾았다. 피아노 음색이 참 좋고 음악성이 뛰어나 좋았다.
Leon Bernsdorf, Piano at The Juilliard School
JOHANN SEBASTIAN BACH “Weichet Nur, Betrübte Schatten” BWV 202
GEORG PHILIPP TELEMANN Sonata in G Minor TWV 41:g6 from Tafelmusik
JOHANN SEBASTIAN BACH “Ich bin vergnügt mit meinem Glücke” BWV 84
FRANCOIS COUPERIN Dixième Concert from Les Goûts-Réunis
JOHANN SEBASTIAN BACH “Weinen, Klagen, Sorgen, Zagen” BWV 12
JOHANN SEBASTIAN BACH “Ich habe genug” BWV 82
FRANCOIS COUPERIN Septiéme Concert from Les Goûts-Réunis
JOHANN SEBASTIAN BACH “Sehet, wir gehn hinauf gen Jerusalem” BWV 159
JAN DISMAS ZELENKA Sonata in Bb ZWV 181 No.3
저녁 8시 바로크 오보에 공연이 열렸는데 석사 과정 졸업 리사이틀이었지만 첼리스트 박사 과정 연주보다 훨씬 더 좋았다. 하프시코드, 바이올린, 비올라, 오르간, 첼로와 함께 연주했다. 한국에서는 오보에 연주 감상할 기회조차 없는데 가끔씩 오보에 연주를 감상할 수 있어서 늘 감사한 마음이 든다. 집에 너무 늦을 거 같아 휴식 시간에 빠져나와 지하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에 갔는데 7호선이 운행하지 않으니 너무 슬펐어. 할 수 없이 다른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고 당연 집에 훨씬 더 늦게 도착했다.
2. 19 화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