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 펑펑 오는 날 오페라 보고 센트럴파크에 가고

by 김지수


다시 날이 밝았다. 어제는 하얀 눈이 펑펑 내리고 오늘은 찬란한 햇살이 비추며 새들의 합창이 들려온다. 어디선가 봄이 오고 있다는 걸까. 봄 봄 봄을 기다리고 있어. 황금빛 수선화 피면 윌리엄 워즈워드의 시를 생각하면서 브루클린 식물원에 달려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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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9555.jpg?type=w966 메트 오케스트라 석에서 돈 조반니 오페라 보다.



하얀 눈이 펑펑 내리니 내 마음은 춤을 추웠지. 너무나 많은 일이 일어났던 어제 하루는 마치 소설 같아. 하얀 눈이 내리니 오페라 보고 싶은 마음에 정오에 러시 티켓 도전했는데 운 좋게 구입하고 말았어. 오페라 한 장 구해서 얼마나 행복했겠어. 실은 마음은 그리 가볍지도 않아. 새벽에 집에 돌아갈 것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무거워 오페라 볼 에너지 있는 거야, 하면서 구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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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9532.jpg?type=w966 센트럴파크에서 눈 오는 날 산책하다



하얀 눈 펑펑 내리니 브루클린 코니 아일랜드에 달려가 바다에 내리는 하얀 눈 보고 싶은 마음 가득했지만 어제 스케줄이 너무너무 많아서 포기하고 대신 센트럴파크에 갔다. 하얀 눈 소복이 쌓인 센트럴 파크에서 산책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 일 년 내내 하얀 눈이 내리지 않고 이번 겨울 유난히 눈도 많이 내리지 않아서 센트럴 파크에 갔다. 플라자 호텔 부근 공원 호수 위는 하얀 눈으로 덮여서 브루클린 코니 아일랜드 대서양을 생각했다. 파란 바다 위에 하얀 눈 내리는 것 상상하며 호수를 바라보며 걷다가 애완견 몇 마리 데리고 산책시키는 뉴요커도 보고 긴 망원 렌즈로 공원을 담는 사진가도 보고 혼자서 고독을 씹는 사람도 보았지.


sdut-stephanie-blythe-at-lincoln-cen-20160907.jpg Stephanie Blythe, Voice/ 사진 맨해튼 음대 제공


WED | FEB 20
4:00 PM

Master Class with Stephanie Blythe, Voice



잠시 후 메트 박스 오피스에 가서 러시 티켓 찾고 지하철을 타고 오후 4시 성악 마스터 클래스 보러 맨해튼 음대에 갔다. 강사는 유럽과 미국 명성 높은 오페라 극장에서 활동하는 메조소프라노 Stephanie Blythe. 언제나 인기 많아 밀러 시어터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대부분 학생들과 교수님들과 음악 사랑하는 사람들. 맨 뒤에 빈자리에 앉아 학생들이 부르는 아리아를 들었어. 첫 번째 무대에 올라 아리아를 부른 학생은 한국 출신이었다. 마른 체형의 학생은 재능 많아 보였다. 밀러 시어터에 음악 사랑하는 쉐릴 할머니도 오셨다. 성악 클래스는 오랫동안 열리지만 난 줄리아드 학교 공연도 보러 가려고 미리 티켓 받아 두어서 조용히 홀을 빠져나오는 순간 할머니가 날 보고 줄리아드 학교에 갈 거니,라고 바디 랭귀지로 말했어. 할머니에게 그런다고 말하고 지하철을 타고 줄리아드 학교에 갔다.



Feb 20, 2019

6:00 PM

Sonatenabend



줄리아드 학교에서 열리는 Sonatenabend 공연은 미리 티켓을 받아야 볼 수 있는 공연이고 인기 많아 폴 홀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첫 번째 무대에 오른 학생은 한인 출신이고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주했다. 하얀 눈 내리는 날 바이올린 연주 감상해도 행복이 밀려왔지. 두 번째 무대는 오보에 연주. 마지막 무대는 멘델스존 첼로 소나타는 나의 취향은 아니라 만족스럽지 않았는데 공연 마치니 '브라보 브라보' 하니 놀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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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PM

WOLFGANG AMADEUS MOZART

Don Giovanni


CONDUCTOR

Cornelius Meister



저녁 7시 반 메트에서 오페라 봐야 하니 줄리아드 학교 공연 마치자마자 마라톤 선수처럼 달려 메트에 갔어. 눈 내린 날이라 도로는 미끄러웠지. 입구에서 가방 검사 맡고 직원에게 표 보여주자 날 보고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하는 친절한 직원을 보았어. 러시 티켓이지만 오케스트라 좌석인데 내가 앉을자리는 중앙이라 많이 불편했다. 휴식 시간 얼른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코너 자리가 더 좋으나 러시 티켓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감사함으로 봐야지. 꽤 많은 사람들이 스탠딩 티켓을 구입해 오페라를 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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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조반니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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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모차르트 '돈 조반니' 오페라를 봤는데 호색가로 유명한 방탕한 젊은 귀족 돈 조반니 역할을 맡은 Luca Pisaroni 목소리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른 배역들은 대체적으로 잘 불렀다. 세상에 바람둥이는 항상 존재할까. 바람둥이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을까. 바람둥이와 사랑은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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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플러싱 호수에서 산책하다.






IMG_9525.jpg?type=w966 추운 겨울날 김치찌개 먹으면 좋아.



어제 아침 아들과 호수에서 산책을 했어. 호수에서 잠든 하얀 백조를 깨워 조금 미안했고 흐린 날이라 호수 빛도 흐렸어. 아들과 내가 사랑하는 호수에서 산책하고 돌아와 김치찌개 끓이고 고등어 굽고 나물과 김과 함께 식사하고 맨해튼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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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9550.jpg?type=w966 콜럼비아 대학교 /맨해튼 음대 가기 전 잠깐 버틀러 도서관 보러 갔어.




어제 너무너무 바쁘게 하루를 보냈구나. 어제 콜럼비아 대학에서도 특별 공연이 열렸지만 고민하다 오페라를 보러 갔다. 아들은 엄마에게 오페라 보고 맨해튼 호텔에서 하룻밤 자고 오라고 하는데 호텔비가 2불이라면 그래도 될 텐데 수 백 불이 넘은 비용을 어찌 지불하니. 그 돈이면 차라리 오페라 봐야지. 저녁도 굶고 오페라 보고 새벽에 돌아오니 상당히 피곤했지. 어제 오페라는 2막으로 되어 있어 휴식 시간 홀 밖에 나왔지만 아는 사람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장미꽃과 백합꽃 다발 들고 멋진 드레스 입은 여자와 남자가 함께 오페라 보러 오니 특별한 날인가 짐작했어. 어제는 젊은 연인들도 꽤 많이 왔더라. 꿈같은 하루를 보낸 어제가 마치 백 년 전처럼 아득하니 놀라워. 바로 하루 전인데.



2. 21 목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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