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 홀 빈 필하모닉과 안드라스 쉬프 공연과 트라이베카 아트 축제
금요일 아침 눈부신 태양이 빛나고 며칠 전 내린 하얀 눈으로 덮인 지상이 무척 아름다운 뉴욕. 3월인데 왜 날씨는 겨울처럼 추운가 몰라. 너무너무 추워서 하얀 눈이 꽁꽁 얼어버려 스키장 같아. 누군가는 스키 타러 가니 좋겠다. 스키 사랑하는 친구는 잘 지낸가 모르겠다. 매년 콜로라도로 스키 타러 가는데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되어간다.
오랜만에 느긋한 아침을 맞는다. 일어나자마자 커피를 끓이고 달걀을 삶고 하얀 냉장고에 든 캘리포니아 오렌지 두 개를 꺼내 먹었다. 주황빛 오렌지를 칼로 자르니 하나는 오렌지 같으나 다른 하나는 자몽 같아. 한인 마트에서 구입한 봉지 안에 든 오렌지는 속이 왜 다를까.
지금 이 순간 일본 삿포로에서 뉴욕에 여행 온 Toshiko 시니어는 호텔에서 택시를 타고 J.F.K 공항에 가고 있겠다. 일본 비행기는 정오 무렵에 탈거라고 말하고 혼자 여행 와서 약간 위험할 수도 있으니 호텔에서 택시를 불러 이용한다고 맨해튼 호텔에서 공항까지 택시비는 팁 포함해 65불을 준다고 말했다. 그녀는 10일 동안 뉴욕에 머물면서 메트 오페라 3회 보고(아이다, 리골레토, 팔스타프) 링컨 센터에서 요요마 공연 보고, 카네기 홀에서 3회 공연 보고(빈 필 2회와 안드라스 쉬프), 메트 뮤지엄에 3번 가고, 모마에 가고, 프릭 컬렉션에 방문했다고. 어떤 오페라가 가장 좋았냐고 물으니 세 오페라 모두 좋아서 순위를 매기기 어렵고 작년과 달리 러시 티켓 사기 어려워 오페라는 150불(티켓 한 장 가격)을 주고 구입했고, 요요마 공연 역시 저렴한 티켓은 이미 매진이라 150불 티켓을 구입했고, 메트 뮤지엄은 시니어 혜택을 받아 18불을 줬다고 하는데 조금 이상한 점은 그녀가 한번 구입한 티켓으로 메트에서 3번이나 전시회를 봤다고. 대개 티켓 구입하면 당일만 유효한데 이상한 일이다. 프릭 컬렉션은 내가 수요일 오후 2-6시 사이 기부 입장이라 하니 저렴하게 봐서 고맙다고 했어. 마지막 날 어제 오후는 쇼핑을 했다고. 초콜릿이 일본보다 뉴욕이 더 싸다고 하며 헤럴드 스퀘어에 있는 메이시스 백화점이 좋은가 물어서 초콜릿 구입하러 그곳에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콜럼버스 서클 타임 워너 빌딩 지하 홀 푸드 매장이나 로컬 슈퍼 마켓에 초콜릿 많이 판다고. 일본은 다양한 초콜릿 종류도 없고 가격도 비싸나 뉴욕은 많이 다르다고 말한 그녀가 오페라와 공연과 전시회와 문학을 사랑하는 이유가 있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레슨을 오래전 받았고, 40년 전에 런던에 있는 은행에서 근무한 여동생이 있어서 런던에서 15개월 체류하면서 오페라와 공연을 많이 봤다고 당시 일본과 런던 문화가 많이 달랐다고. 일본이 올림픽 개최 후 많은 발전을 했다고. 당시 일본에서 흑백 티브이를 봤다고. 한국도 일본처럼 88 올림픽 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녀 여동생은 일본에서 영문학 전공하고 런던에서 20년 동안 일하고 지금은 일본에서 산다고 말했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예술에 관심이 많았고 집에서 자주 오페라를 듣고, 로마에 여행 가서 오페라 보러 갔는데 미국 지휘자 번스타인이 객석에 앉아 있어서 놀랐다고. 나중 삿포로에서 번스타인 음악 축제가 열렸는데 그때 번스타인이 일본에 와서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Toshiko가 카네기 홀에서 3번 공연 보는 동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고 두 번은 내 옆자리에 앉아 그녀와 인연이 깊나 봐. 어제는 그녀가 내게 남편에 대해 물어서 작별하고 뉴욕에 왔다고 말하고 그녀 남편은 무얼 하는 분인지 묻자 수년 전 간암으로 하늘나라로 갔다는 슬픈 이야기를 해줬다. 박사 학위가 있는 그녀 남편은 환경 분야에서 일했다고. 그녀는 3년 전 뉴욕에 처음으로 여행 왔고 작년에 두 번째 방문, 올해가 세 번째 방문. 내년에 카네기 홀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하며 우리는 헤어졌다. 그녀는 일본에 돌아가면 영어 공부를 더 많이 하고 뉴욕에 와야겠다고 하니 웃었다. 그녀의 '안드라스 쉬프' 발음을 처음에 알아듣기 어려웠다. 난 쉬프가 Sea Food으로 들렸다. 나중 알고 보니 안드라스 쉬프를 말했어.
그녀와 어제 카네기 홀에서 안드라스 쉬프 공연을 봤다. 1953년생(65세) 피아니스트 터치가 아직 살아 있어서 놀라웠고 마지막에 연주했던 슈만 곡이 가장 아름다웠고 앙코르 곡은 듣지도 않고 빨리 떠났다. 맨해튼 호텔에 머물거나 맨해튼에서 살면 대개 앙코르 곡도 들으나 난 특별한 경우 아니면 아쉽지만 앙코르 곡은 듣지 않은 채 떠난다. 내년에 카네기 홀에서 Toshiko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어제도 무척 추운 날. 어제 아침 기온은 영하 7도. 저녁에도 무척 추워 걷기 싫었는데 약간 망설이다 힘내서 지하철을 타고 트라이베카 아트 축제를 보러 갔다. 어제저녁 6-9시 사이 열리는 축제. 올해가 4회째 열리는 축제고 전시회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무료 티켓도 있고 일부는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무료 이벤트 티켓은 미리 예약해야 하고. 난 매년 티켓 구입하지 않고 잠깐 전시회 보고 아티스트 보고 돌아온다. 어제도 아티스트 만나면 특별한 이야기 들을 수 있을까 기대하고 갔는데 트라이베카 지역에 익숙하지 않은 지하철역에서 내렸지만 헤매고 말았어. 하필 아이폰은 작동하지 않고 거리에서 낯선 사람에게 트라이베카 지역이 어느 방향이냐고 물어도 모른다고 하니 그냥 걷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거리에서 경찰에게 물으니 아래 방향으로 여섯 블록이나 걸으라고 하니 너무 추워 돌아설까 하다 힘내서 걸었다. 가장 먼저 소호 포토 갤러리에 가서 사진전 보고 축제 맵 한 장 들고 몇몇 갤러리만 방문했는데 방문자가 너무너무 많아 숨이 막힐 정도였다. 레드와인과 화이트 와인과 피클과 프렛첼 먹으며 잠깐 전시회 보고 돌아서야 했다. 저녁 8시 카네기 홀에서 안드라스 쉬프 공연도 봐야 하니 차이나 타운에서 지하철을 타고 카네기 홀로 돌아왔다. 뉴욕은 매일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고 어제 일본 시니어 Toshiko도 뉴욕은 멋진 도시라고 하며 "뉴욕 여행 와서 매일 공연과 전시회 보니 뉴요커 같지 않아요?"라고 하니 웃었다.
어제 오후 5번가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갔다. 너무너무 추운 날 휴식하기 좋은 북 카페. 일본 시니어 Toshiko가 어린이 책에 관심이 많아서 추천한 북 카페였지만 며칠 전 그녀는 날씨가 너무 추워 걷다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를 해줘 웃었다. 나야 맨해튼 호텔에 머물지 않으니 북카페가 좋지. 핫 커피 한 잔 주문하고 앉았는데 옆 자리에 앉은 사람이 의자 하나를 사용해도 되냐고 물어서 괜찮다고 했다. 그러다 딸 한 명과 아들 한 명을 데리고 온 엄마랑 잠깐 이야기를 했다. 이스라엘에서 매년 뉴욕에 여행 온다고. 어제 우리가 이야기 나눈 순간 공항에 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그들의 뉴욕 여행 마지막 종착지가 항상 북 카페라고 하니 놀랐다. 이스라엘에 북 카페가 있냐고 물으니 뉴욕처럼 멋진 북 카페는 없다고. 뉴욕은 북 카페가 마치 도서관 같다고 하며 너무너무 멋진 도시라고 말했어. 뉴욕에서 일주일 동안 머물면서 매일 뮤지엄에 가서 전시회 봤다고 하는 이스라엘 가족도 지금은 그 나라에 도착했겠다. 내게 북 카페는 낯선 사람들 만나 이야기하는 게 가장 좋은 거 같아. 항상 북 카페에 손님이 많아서 빈자리 쉽게 찾지 못해 불편한 점도 있고 북 카페 스타벅스 카페 커피맛은 좋지 않아. 난 늘 톨 커피 주문해서 다른 커피 맛은 모르나 톨 커피 맛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잠깐 휴식하기 좋은 장소임에 틀림없다.
며칠 전에도 같은 장소에서 내 옆자리에 앉은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했다. 알고 보니 마술사라고 하니 더 재미있었어. 더 놀란 것은 Ph.D 학위가 있다고. 맨해튼 The Graduate Center, CUNY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분은 곧 부인과 함께 한국에 여행 갈 예정이고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 간다고. 약 7주 동안 여행 간다고 하니 좋겠다. 그분은 내게 동전 하나를 꺼내 마법을 부렸다. 공짜로 마법을 봤어. 한국에서 어릴 적 약 팔기 위해 마법사들이 와서 쇼를 했다고 하니 미국도 1920년대 한국과 같았다고 하니 재미있었다. 미국을 순회하면서 마법사 활동을 하다 지금은 은퇴하고 노후 생활 즐긴다는 Bob. 잠시 후 그분 친구가 왔는데 처음 만난 우리가 친구가 되었다고 하니 더 재미있었다. 마법사 친부 분도 역시 마법사라고. 맨해튼에서 마법사와 이야기를 나눈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다.
이틀 전(지난 수요일 3월 6일) 카네기 홀에서 오전 11시 Open Working Rehearsal: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공연이 열렸다. 링컨 센터 뉴욕필 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리허설 공연을 일반에게 오픈하나 유료 공연이고, 카네기 홀은 멤버십 있는 사람에게 무료로 오픈한다. 카네기 홀에서 자주 오픈 리허설 공연이 열리는 것은 아니고 1년에 몇 차례 열린다. 그날 운이 좋아 낯선 분이 내게 3장의 빈 필하모닉 오픈 리허설 티켓 3장을 주었고 한 장은 일본 모자 디자이너에게 주고 다른 한장은 맨해튼 음대에서 플루트 전공한 조나단 할아버지에게 주고 나머지 한 장은 내 몫이었다. 조나단 할아버지는 "A friend in need is a friend indeed" 속담을 말하며 친구는 필요할 때 도와준다고 하니 웃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좋은 때 보다 힘들고 어려울 때 도와준 친구가 좋은 친구지. 하지만 정말 힘들고 힘들 때는 항상 혼자더라. 그날도 너무너무 추워 맨해튼에서 지내기 힘든 날씨. 카네기 홀에서 빈 필 오픈 리허설 공연을 보았고 평상복을 입은 오케스트라 단원들 보니 좋았어. 빈 필 금관악기는 정말 수준이 형편없어 실망을 했지만 빈 필 악장 바이올린 음색은 정말 아름다웠다. 정장이 아니라 평상복 입으니 그들의 체형도 더 드러나 보였고 청바지 입은 단원들도 많고 전체적으로 마른 체형보다 약간 살이 찐 음악가들이 더 많게 보였다. 무료 티켓 받아서 카네기 홀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아 빈 필 공연 보니 행복이 밀려왔다. 평소 좋은 좌석 티켓은 너무 비싸 항상 꼭대기 발코니 석을 구입하는데 그날은 뷰가 정말 좋은 자리에 앉아 황홀했어. 가끔씩 무료 티켓 받으면 좋은 자리에 앉아서 보는 카네기 홀이 주는 행복이 크네.
일본 모자 디자이너랑 함께 카네기 홀에서 3번이나 빈 필하모닉 공연을 봤다. 그녀랑 자주 만나니 내게 그녀 가족 이야기도 해줬다. 아주 흥미로운 집안이야. 모자 디자이너 Y의 아버지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요트 클럽을 창시했고 할아버지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유유 산업을 시작했다고. 한마디로 부잣집 출신인 모자 디자이너. 빈 필하모닉 공연 보러 내가 올 거 같으니 날 위해 부자 유대인이 준 쿠키도 가져와 내게 줘서 맛있게 먹고 일본에서 가져온 빼빼로 초콜릿도 먹었다.
아들이 초콜릿 사랑한다고 하니 아들 주라고 하며 빼빼로 초콜릿 상자를 내밀었어. 그리 부잣집 출신인데 일본에서 와인을 팔며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도 흥미롭고 스타벅스 커피는 너무 비싸다고 하니 역시 놀랍고, 필요 없는 곳에는 한 푼도 쓰지 않고 시간 관리도 정말 잘 한 듯 짐작이 된다. 일본에 친구들 많으나 너무 바빠 백화점에서 열리는 모자 쇼에 친구들 초대하나 개인적으로 만날 시간은 없고 아버지 사업도 도와야 하니 늘 바쁘다고. 디자이너 엄마는 오래전부터 건강이 안 좋아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그녀와 인연도 참 특별하다. 그녀를 만날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듣게 되어 재미있다.
빈 필하모닉 오픈 리허설이 열렸던 지난 수요일 모자 디자이너는 오픈 리허설 공연만 보고 저녁 공연 안 본다고 떠나고. 그날 오후 3-5시 사이 맨해튼 음대에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바이올린 악장 라이너 호넥 마스터 클래스가 열려 찾아가 보았다. 4명의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연주를 했고 라이너 호넥 바이올리니스트는 가끔씩 연주를 하며 학생들에게 설명을 했다. 정말 날씨가 추워 갈지 말지 고민하다 빈 필 악장 마스터 클래스라 방문했다.
그날 오후 바이올린 마스터 클래스 보고 저녁 8시 빈 필 공연까지 넉넉한 시간이 남아 맨해튼 미드타운에 돌아와 간단히 피자로 저녁 식사를 하고 걷는데 점성술사가 말을 걸었다. "당신에겐 에너지가 아주 많아요. 지난 6개월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셨네요."라고 하니 웃었어. 10불을 내면 내 운명에 대해 말해준다고 하나 그냥 떠났다. 6개월이 뭐야. 평생 고독한 길을 걷는데. 무에서 시작해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걷는 내 삶을 그 누가 안 단말인가. 대학 시절 친구들도 서로 다른 길을 걸으니 자주 연락도 안 하게 된다. 극과 극으로 다른 환경이라면 오랜 시간 만나지 않았다면 수 십 년 세월을 말하기가 쉽지 않아. 낯선 점성술사 말에 웃고 지나다 지하철을 타고 카네기 홀에서 가서 공연을 봤다. 빈 필 공연 마지막 날이라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말러 교향곡 9번을 그날 두 번이나 들었어. 리허설 공연보다 저녁 공연 연주가 더 좋았고 처음에는 별들의 전쟁 같은 느낌을 받다 나중 파티가 끝난 느낌을 받고 점점 공연이 좋아졌지만 금관악기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뉴욕은 재즈 공연이 훌륭하고 학생들 색소폰과 트럼펫과 트롬본과 혼 연주 실력이 뛰어나지만 빌 필은 세계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에 비해 만족감이 낮았다. 카네기 홀에서 빈 필 공연을 4번이나 보고 말았어. 매일 카네기 홀에 가서 공연 보니 죽을 거처럼 힘들었다. 원래 4번 볼 계획은 없었는데 1천 년 먹은 산삼을 먹은 것도 아닌데 어디서 힘이 솟았지.
금요일 저녁 카네기 홀에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리는데 오늘 공연은 안 보기로 결정하고 집에서 빨래하고 글 쓰기 하는 중 보스턴에 사는 딸이 뉴욕에 오늘 밤 온다고 하니 난리가 났어. 빨래만 하려고 계획을 세웠는데 갑자기 장을 보러 가야만 했다. 글쓰기 중단하고 빨래하고 브런치 식사 준비하고 먹고 설거지하고 아들과 함께 걸어서 장 보러 갔다. 한인 택시 타고 집에 돌아와 장 본 물건 정리하고 저녁 식사 준비하니 저녁 6시가 지나간다. 물세탁 마치고 아파트 지하에서 올라오니 정오가 되어가고 오늘 아침 일어나 가장 먼저 메트 오페라 스케줄 확인하니 베르디 오페라 팔스타프(Falstaff) 공연이 이번 시즌 3회만 남아 러시 티켓 시도했는데 주말 러시 티켓은 정말 힘든데 운이 좋았는지 한 장 샀다. 그런데 너무 바빠 집에서 프린트한다고 했는데 집에 있는 프린터가 말썽을 피워 소동을 피우고.
저녁 서둘러 메트에 베르디 오페라를 보러 갔다. 저녁 8시 시작 밤 10시 40분 막이 내렸다. 러시 티켓인데 좌석이 무대 오케스트라와 아주 가까운 위치라 감사함이 들었는데 고개를 돌아보니 일본 모자 디자이너가 뒷자리에 앉아 서로 얼굴을 보고 웃었다. 딸이 밤 10시 45분경 맨해튼에 도착할 예정이라 디자이너랑 미처 작별 인사 나눌 시간도 없이 링컨 센터 지하철역에 도착했는데 휴대폰이 울려 전화를 받으니 디자이너가 왜 서둘러 떠났냐고 물었다. 딸이 뉴욕에 온다고 말하고 다음에 만나자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녀랑 인연이 깊은 걸까.
1호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에 도착 허드슨 야드에 가는 7호선에 탑승해 종점역에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엄마'하고 부르는 딸. 딸은 지하철을 타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고 난 반대 방향으로 올라가는 중. 오랜만에 만난 딸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집에 자정이 지나 도착했다. 정말 힘든 한 주가 지나가네. 매일 밤 자정 무렵에 집에 도착하니 몸이 화산처럼 활활 불타오른 거 같다.
3월 8일과 9일
금요일 오전 글 쓰기 하다 중단하고 금요일 저녁 무렵 다시 잠깐 글쓰기 하다 중단. 자정 지나 집에 돌아와 몇 줄 이어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