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수 Mar 11. 2019

첼시 아티스트들 만나고 딸은 보스턴에 가고

뉴욕은 에너지 넘치고 새롭고 좋아.



High Line Open Studios ,  2019
































일요일 오전 11시 딸은 보스턴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떠났다. 봄비 내리는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 준비를 하고 간단히 식사를 하고 지하철을 타고 허드슨 야드 종점 역에 내려 고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었다. 지하철은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움직여 혹시 버스를 놓칠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 버스 출발 몇 분 전에 도착해 딸은 고 버스 직원에게 예약 명단을 확인 후 어젯밤 주문한 플러싱 처갓집 통닭을 들고 버스에 탑승했다. 


딸은 뉴욕을 떠나면서 뉴욕이 그리울 거라 말하니 마음이 아팠다. 보스턴은 학구적이고 보수적인 도시고, 뉴욕은 자유스럽고 진보적인 도시. 뉴욕은 다채로운 행사와 축제가 열려 매일매일 새로움을 느끼는 곳이라 뉴욕을 사랑하는 사람도 많고 연구소 분위기와 딴판이라 뉴욕의 활기가 그리울 거라 짐작한다. 


대학 연구소에서 일하는 포닥이 새벽 1시와 4시에 딸에게 이메일을 보내 도와 달라고 하니 새벽에 일을 하고 다시 잠들었다고. 외부적으로 보면 화려한 연구소이지만 죽음처럼 연구하고 일하는 연구소. 아마도 지도교수님이 포닥에게 당장 일을 하라고 하니 딸에게 도움을 청한 듯 짐작이 되니 새벽에 도와줘야만 했다고. 


딸이 뉴욕에 와서 잠깐 머문 사이 함께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가서 맛있는 스시도 먹었다.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레스토랑이었지. 맨해튼에서 스시와 롤을 배 부르게 먹다니 꿈만 같구나. 너무너무 비싸 스시는 그림 아닌가. 딸이 산다고 하니 함께 스시집에 갔다. 레스토랑에 기모노 입은 조각도 보이고 기모노 입은 사진도 벽에 걸려 있었다. 


딸은 친구들과 함께 스키 타러 간 이야기도 해주고 어릴 적 스키를 타서 친구로부터 스키강습도 받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노라고 말하고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의 이혼 이야기도 했다. 난 제프 베이조스 이혼 이야기도 몰랐는데 세계적인 이혼이란 소식도 들었다. 결혼 25년 만에 이혼했다고. 세상의 갑부 이혼이라 떠들썩했을 텐데 난 무얼 하느라 소식을 듣지 못했을까. 



첼시 스타벅스 일요일 조용해 좋았어.


딸이 버스에 탑승하는 것을 보고 난 첼시 오픈 스튜디오 행사를 보러 갔다. 비바람이 부니 우산이 거꾸로 뒤집어져서 그냥 집에 가버릴까 하다 첼시 스타벅스 카페에 가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했다. 평소 톨 커피를 주문해 마시는데 오늘은 약간 비싼 커피를 마셨는데 맛이 좋아. 항상 비싸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Blonde Flat White 커피 맛이 좋았다. 커피는 딸이 준 스타벅스 카드로 구입했다. 커피 한 잔에 6불 정도 하면 내게는 너무나 비싸 평소 마시지 않는데 돈의 파워를 느꼈어. 




비를 피해 카페에 앉아 음악 들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딸은 버스에서 통닭 냄새가 진동을 한다고 하니 웃었다. 보스턴에 도착하면 배가 고플 거 같아 어젯밤 통닭을 주문했는데 배달원에게 지불할 돈을 맞추기 위해 소동을 피웠다. 통닭값+ 배달료+ 팁 하니 가격이 더 비싸고 하지만 어젯밤 너무 추워 걸어서 양념통닭 사러 가기도 싫어서 처음으로 집으로 배달해 달라고 주문했다. 세 명의 지갑을 열어 통닭값 계산을 했다. 


High Line Open Studios 2019(March 9-10) 행사가 어제와 오늘 정오와 저녁 6시 사이 열렸고 어제는 두 자녀랑 함께 시간을 보내느라 오늘 방문해 몇몇 스튜디오를 방문해 아티스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오픈 스튜디오 행사에 가면 작가들의 작품도 보고 아티스트와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서 좋다. 페루 출신 아티스트를 만나니 메트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즈 좋아한다고 하니 페루 출신 아티스트도 반가워했다. 페루에 여행을 간 적이 없어서 내겐 너무나 낯선 도시지만 페루 하면 떠오른 작가의 작품 로맹 가리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를 오래전에 읽었지만 기억도 사라져 서점에 가서 찾아봤지만 안 보여 읽을 기회는 없었다. 언제 남미 페루에 여행 갈 시간도 오게 될까. 



페루 출신 아티스트 작품/ 설명 부탁하니 그림 해석은 관객 마음대로라고 하니 웃었어.






급한 전화가 걸려왔나 봐. 관객 두고 전화받는 아티스트 







방문객 위해 준비한 튤립 꽃과 바케트와 치즈와 크래커 




페루 출신 아티스트와 함께 스튜디오를 사용하는 보스턴 출신 여류 화가 작품도 꽤 좋았다.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지내고 파리와 뉴욕 등에서 전시회를 개최했던 화가. 그들의 스튜디오에 붉은색 튤립과 치즈와 바게트가 방문객을 위해 준비되어 있었다. 맛있는 Goat Cheese라고 하며 먹어 보라고 말하고. 정말 친절했던 화가 두 사람. 그 치즈 하면 플로리다에 여행 간 추억이 떠오르고 향이 너무 강해 아들과 난 먹기 힘들었다. 플로리다 올란도 디즈니랜드에 여행 갔는데 뉴욕과 달리 레스토랑이 많이 없어서 호텔에서 룸 서비스시켰는데 향이 강한 치즈가 뿌린 피자를 갖다 주었다. 










런던 출신 백발 화가 그림 멋져.






런던 출신 화가도 만났어. 백발의 화가는 1981년 처음으로 미국 콜로라도에 와서 지내다 뉴욕(1994)으로 오게 되었다고. 첼시 스튜디오에서 15년 동안 지냈노라고. 그사이 첼시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스튜디오에서 조지 워싱톤 브리지가 잘 보여 전망이 좋았는데 갈수록 새로운 빌딩이 세워지고 빌딩이 하늘로 높아만 가니 뷰는 사라지고 없다고. 그 화가 작품은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구입하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백발 할아버지 화가는 사랑하는 그림을 그리니 얼마나 행복할까. 어릴 적 아버지가 그림을 사랑하니 자주 아트 서적을 보고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접해서 어릴 적부터 화가가 되고 싶었다고. 결국 꿈을 이룬 화가를 만났다. 






60세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젊고 아름다운 아티스트 



가장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준 여류 화가. 올해 60세라고 하는데 마치 30대처럼 젊어 보여 놀라고 보스턴에서 아트 공부를 했지만 자녀 양육으로 아트 활동을 중단하다 공백을 메우고 다시 시작했다고. 자녀가 26세라고 하니 믿어지지 않았다. 







유머 있고 재미있는 아티스트 나 보고 이름 적어 달라고 해서 이메일 주소 주니 "라스트 네임이 43이에요?"라고 물어서 웃었어. 




그분과 함께 스튜디오를 사용하는 화가 작품도 마음에 들었다. 수채화 작품인데 느낌이 아주 좋았다. 아티스트 사진 담아도 되냐고 물으니 목도리로 눈을 가리니 마치 영화 같은 장면이었어. 학교에서 아트 수업도 하고 가끔 작업도 하는 아티스트. 



아일란드 출신 제임스 조이스와 가까운 집안이라고 하니 놀랐어. 세상 좁구나.






아일란드에서 온 여류 아티스트를 만났는데 제임스 조이스와 가까운 집안이라고 하니 놀랐다. 콜라주 작품을 만드는 아티스트도 만났다. 












































80세 여류 아티스트 너무나 젊고 아름다운 분. 내게 아트 공부하라고 추천하고 날 비행기 태워 하늘로 잠시 날아갔어. 




마지막으로 만난 인상적인 여류 아티스트. 검은색 의상의 옷을 입은 화가는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했다. 그림마다 사연이 많다고 하고 가면을 쓰고 파티를 하는 남자도 보여주면서 가면을 쓰면 신분이 탄로 나지 않는다고 하니 웃었어. 그녀는 조각도 하는데 가족 조각을 보여주면서 아빠는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가족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베니스에서 만난 멋진 여자를 담은 캔버스도 보였다. 화가이자 조각가인  그녀 남편이 피아니스트(정형외과 의사로 활동도 했고)이고 카네기 홀에서 연주도 한다고, 딸은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가수고. 조각가이자 화가인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 그녀를 찍고 싶다고 하니 승낙을 해서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그녀에게 보여주니 깜짝 놀라며 사진이 멋지다고 칭찬을 했다. 내 아이폰에 든 수많은 사진을 보더니 더 놀라며 어떤 공부를 했냐고 물어서 한국과 뉴욕에서 공부한 이야기를 하니 나를 비행기 태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나도 덩실덩실 춤을 추웠다. 내가 그림과 음악과 문학과 자연을 사랑한다고 하니 당장 그림 그리면 좋지 않아요? 하면서 용기를 내어서 아트 작업을 하면 좋겠다고. 봄비 오는 날 내 아이폰이 마법을 부렸어. 아이폰에 담긴 사진들을 그분에게 보여주지 않았다면 날 비행기 태우지 않았을 텐데. 지난번 북 카페에서 마법사를 만나서 내게 마법이 펼쳐지는 걸까. 재미있고 행복한 하루를 보냈어. 우울한 하늘 보고 집에서 지내면 우울의 나라에서 퐁당퐁당 수영을 했을 텐데.  


뉴욕에서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많이 칭찬을 해서 곧 추락할 거 같아 놀라 평소와 달리 일찍 집에 돌아왔다. 허드슨 야드 종점 역에서 7호선을 타고 플러싱으로 돌아오는데 기침이 나와 콜록콜록 하니 날 따라 기침을 하는 승객들이 많았어. 기침도 전염병이 되나. 내가 기침한다고 따라서 하면 어떡해.


플러싱 메인스트리트 종점역에 도착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30분 동안 시내버스는 오지 않아 비행기 타고 하늘로 올라갔는데 다시 땅으로 추락했어. 어제와 달리 상당히 추운 날 거리에서 30분 정도 기다리면 슬퍼. 그런데 버스가 오자 새치기를 하는 젊은 두 사람을 보고 더 놀랐어. 양심을 어디에 두고 사는 거야, 속으로 한 마디 했지.


늦은 오후 집에 도착 식사 준비를 하고 식사를 하고 게으른 나는 저녁 식사는 빵과 우유로 대신하기로 했어. 

오늘도 행복 찾기 놀이를 했구나. 

일요일 뉴욕 타임스 읽지도 않았는데 얼른 글쓰기 마치고 커피 마시며 신문을 읽자꾸나. 


3. 10 일요일 밤 


서머타임 첫날 피곤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