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꾸러기 스펙트럼 취소 기분이 룰루랄라
봄날이 왔구나. 어제는 영상 21도 오늘은 영상 8도. 3월 초 눈폭풍이 내렸는데 새들의 합창 들려오고 파란 하늘 비치고 서서히 나뭇가지에서 초록 잎새 돋아나겠어. 이웃집 목련꽃과 벚꽃은 예쁘게 필까. 눈폭풍이 찾아와 혹시 꽃이 피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지난주 토요일 두 자녀랑 함께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와 소호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 벌써 1주일이 흘러가고 말았어. 시간은 정말 빨리 흘러간다. 벌써 3월도 중순이 지나가고.
어제 오전 세탁을 하면서 글쓰기를 하고 나서 브런치를 준비해 먹고 손님을 기다렸다. 오후 2-4시 사이 방문할 거라 약속했는데 1시 반이 지나고 전화가 걸려왔고 2시에 손님이 찾아왔다. 다름 아닌 버라이존 직원.
롱아일랜드에서 살 때 버라이존 회사 케이블을 사용했는데 미국 인터넷 사용료가 비싸 뉴욕시 플러싱으로 이사 올 때 연구소 직원이 타임워너 케이블을 추천해서 버라이존에서 타임워너로 변경했는데 그녀가 말한 것보다 난 더 많은 사용료를 지불하고 그냥 사용했는데 타임워너가 스펙트럼으로 변경되었고 그 후 인터넷 사용료가 훨씬 더 비싸고 매년 인상되고 인터넷 속도는 공룡처럼 느리고 가끔은 작동이 안 되고 이런저런 말썽을 피웠다. 어느 날 뉴욕 타임스 광고에 스펙트럼 한 달 사용료가 내가 매달 지불한 금액보다 훨씬 적어 스펙트럼 회사에 전화를 걸어 요금이 더 저렴한 플랜으로 변경하고 싶다고 하니 직원이 새로운 고객에게만 가능한 거라고. 너무 어처구니없었지. 수년 동안 이용한 고객은 뭘로 보고 새로운 가입자에게 더 좋은 제시를 한 것인지 불평을 하자 앞으로 요금이 더 인상될 거라고 하니 전화를 끊고 말았다.
그러다 집에 배달된 버라이존 인터넷 광고지를 봤는데 예전보다 가격이 훨씬 더 저렴했다. 직원에게 전화를 걸면 설치비도 100불을 받으나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100불을 안 받는다고 하니 지난달 버라이존 케이블을 설치해달라고 온라인으로 예약했는데 당장 되는 게 아니고 몇 주 기다려야 했는데 우리 집 설치 예약한 날짜 즈음 3월 초 눈폭풍이 내려 예약을 미뤘고 어제 버라이존 회사 직원이 방문했다.
약 1시간 동안 직원이 설치 작업을 했고 악센트가 특별해 어디 지역 출신이냐 물으니 직원 아버지가 군인이라 미국 전 지역을 돌아다녀 그런 것이라고 지금은 롱아일랜드에 살고 있다고. 그래서 버라이존 회사 케이블 사용하냐고 하니 롱아일랜드에 버라이존 파이오스 케이블이 없어 사용할 수 없다고 하니 웃었어.
버라이존 라우터를 인터넷에서 새로 구입했는데 직원이 오래전 우리가 사용하던 애플 라우터도 괜찮다고 하니 새로 구입한 버라이존 라우터 대신 애플 라우터를 연결했는데 직원이 떠나고 인터넷 속도를 확인하자 너무너무 느려 아들이 혹시 애플 라우터에 문제가 있는지 하면서 새로운 라우터로 연결하니 그제야 빠른 속도로 변해 기분이 좋았다. 새로운 버라이존 라우터 기기값이 들어가나 매달 비싼 인터넷 요금이 지불 안 해도 되니 마음이 놓인다. 인터넷 속도도 배가 빨라졌어.
스펙트럼 한 달 사용료는 매달 80불 정도나 되고 속도는 공룡 속도니 미국 서비스 요금이 얼마나 비싼지 숨이 헉헉 막혀. 버라이존 직원이 떠나자마자 바로 스펙트럼 회사에 전화를 걸었는데 자동응답기가 받고 취소를 한다고 하자 직원이랑 연결하는데 최소 15분 정도 기다려 화가 날뻔했다. 직원이 왜 서비스를 취소하는가 물어서 "속도는 너무너무 느리고 한 달 사용료는 너무너무 비싸서"라고 말했어. 더 저렴한 버라이존으로 변경하니 속이 시원하고 좋아.
이제 남은 일은 스펙트럼 라우터를 반납하는 일. 어제 당장 반납하고 싶어 인터넷에서 어디에 스펙트럼 오피스가 있는지 확인을 했는데 미드타운 파크 애비뉴 위치가 내게 좋아서 지하철을 타고 달려갔는데 높은 빌딩 수위가 날 보고 스펙트럼 오피스가 없다고 하니 기가 막혔어. 세상에 이게 뭐야. 수위는 구글이 실수를 했다고.
어제 너무너무 피곤해 걷기도 싫은데 허망한 눈빛으로 수위를 바라보았고 빌딩을 나오고 말았다. 내가 찾아간 빌딩 밖에서 어처구니없어서 파크 애비뉴 빌딩을 잠시 바라봤어. 한국에 '파크 애비뉴 종족들'로 유명한 그 파크 애비뉴(Park Avenue). 맨해튼 부촌 어퍼 이스트사이드에 세상의 부자들이 모여 살고. 빌딩은 하늘을 찌를 듯 높은데 난 뭐야 하면서 우리 가족에 대해 잠시 생각했어. 이민자가 다른 나라에 오면 새로이 태어나는 건데 언어도 낯설어 적응하기도 힘든데 이미 파워와 부를 갖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세계의 중심지 뉴욕에서 자본의 파워를 느끼며 나를 돌아보게 되었어.
어제 너무너무 피곤해 쓰러질 거 같은 몸이라 다른 스펙트럼 오피스 찾기도 싫어서 그냥 걷다 근처에 있는 모마에 방문했다. 원래 모마에 갈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금요일 오후 무료입장이라 얼마나 많은 방문자들이 찾아왔을까 했는데 마치 전쟁터를 연상하게 했다. 모마 멤버십 있는 자에게 미리 오픈하는 갤러리만 조용하니 좋았어. 목과 손등에 예쁜 문신을 한 남자도 보고 휠체어 타고 온 사람도 보고 너무 복잡하니 빨리 모마를 떠났어.
어제저녁 7시 반 링컨 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에서 공연이 열려 모마 근처에서 지하철을 타고 콜럼버스 서클 지하철 역에 내려 링컨 센터로 가는 길거리 트럭에서 노란 바나나 1불어치 구입하는데 주인이 얼마나 불친절하던지 놀랐어. 바나나 7개 달린 바나나 송이에서 2개를 떼어내고 구입한다고 하니 화를 내면 어떡해. 아마도 날씨가 갑자기 더워 과일이 금방 익어가고 보관이 어려워 주인이 화를 낸 거 같아 얼른 떠났다.
이상하게 어제는 침대에 누워 쓰러질 거 같은 몸이라 커피 한잔이라도 마시고 싶어 링컨 스퀘어 단테 파크 근처 스타벅스에 갔는데 손님이 얼마나 많던지 오래오래 기다렸다. 약간 과장하면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몸은 피곤한데 커피 한 잔 마시려고 그리 많은 시간을 기다리는 게 말이나 되는지.
커피 한 잔 들고 바로 옆 링컨 센터에 살사 프로젝트 공연을 보러 가서 쉐릴 할머니도 만나고 맨해튼에서 가끔씩 만나는 이마에 혹이 난 할아버지도 만나고 어제 그 할아버지는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춰서 웃었어. 그 외 줄리아드 학교에서 자주 만난 할아버지도 보고. 금요일 밤 뉴요커들은 술을 마시며 신나게 춤을 추고 밤은 영원할 거 같았어.
링컨 센터 지하철역에서 1호선을 타고 타임 스퀘어를 경유 플러싱에 돌아왔는데 거센 비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벌써 메트로 카드 구입할 시기네.
파란 하늘이 웃고 새들의 합창 들려오니 기분이 좋아 하늘로 날아가고파.
오늘은 스펙트럼 라우터 꼭 돌려줘야지. 스펙트럼 안녕!
하얀 냉장고에서 빨강 사과 한 개 꺼내 먹으며 글쓰기를 마쳤어.
얼른 집안일 할 시각.
3. 16 토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