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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Mar 25. 2019

카네기 홀 공연, 메이시스 플라워 쇼, 장 보기

봄 봄 봄이 왔다. 푸른 하늘 노래하고 새들도 합창도 들려오는 봄. 일요일 오후 글쓰기를 하고 식사 준비를 하고 식사를 하고 맨해튼에 갔다. 일요일 지하철 안은 평소보다 덜 복잡하고 어린아이 재롱 보는 재미도 있었다. 이제 걸음마할 시기인데 행복한 표정이었다. 어린 아들은  아빠와 너무 닮아 붕어빵이었다. 퀸즈보로 플라자 지하철역에서 내려 카네기 홀에 가는 지하철에 환승했는데 약간 여유가 있으면 햇살 좋은 센트럴파크에서 산책하려고 했지만 지하철은 달팽이보다 더 느리게 느리게 움직였고 가다 멈추고 반복하니 센트럴파크에 갈 시간은 없었다. 












Total Vocal with Deke Sharon

5th Anniversary


Sunday, March 24, 2019 2 PM  Stern Auditorium / Perelman Stage 


카네기 홀 지하철역 


일요일 오후 2시 카네기 홀에서 공연을 봤다. 요즘 날마다 카네기 홀에 출근을 하고 있네. 실은 오늘도 할인 티켓을 구입했다. 카네기 홀 앞에 2시 15분 전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포스터 사진 담기도 땀이 날 정도. 오늘 카네기 홀에서 공연하는 사람들이 기념사진 촬영한 눈치였다. 너무너무 복잡한 홀을 통과해 계단을 올라가 발코니 석에 앉으려는데 오늘은 객석도 너무너무 소란하니 피곤했다. 알고 보니 단체로 티켓을 구입했는데 카네기 홀에 처음 와 어디에 좌석이 있는지 모른다고. 복잡한 세상을 피해 조용히 음악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내게 오늘 카네기 홀은 천국이 아니었다. 오후 2시 공연이 시작하고 프로그램 보니 내가 아는 작곡가보다 모른 작곡가도 많아서 이방인 느낌을 받았다. 하루아침에 미국 문화를 어찌 다 알겠어. 


한국에서 보컬 공연 볼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뉴욕에 와서 차츰 보컬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고 있다. 한국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합창 연습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고 열심히 교회에 다닌 친구들은 늘 합창 연습하니 바쁘다고 했다. 하지만 평소 합창 공연 볼 기회는 드물었다. 뉴욕에 오니  아시아 출신 학생들은 현악에 강하고 보컬에 약한 편이다. 그래서 오케스트라 단원 가운데 현악은 아시아 출신 학생들이 많고 보컬은 백인 출신이 많다. 



오늘 프로그램 가운데 꽤 듣기 좋은 곡도 있어서 합창 공연 보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평소와 달리 오케스트라 공연 없이 합창만 하니 조금 서운했다. 제임스 브라운, 반 모리슨, 프레디 머큐리, 스티브 원더  등이 귀에 익은 음악가들. 







카네기 홀에서 공연을 보고 메이시스 백화점 가려는데 에너지가 없어서 근처 마트에 가서 핫 커피를 사서 마시며 지하철을 타고 헤럴드 스퀘어 메이시스 백화점에 갔다. 맨해튼에서 정말 규모가 큰 백화점. 플러싱에도 메이시스 백화점이 있지만 맨해튼과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맨해튼과 플러싱에 사는 사람들이 다르니 백화점도 다르다. 






















메이시스 백화점 플라워 쇼 2019





매년 봄 헤럴드 스퀘어 메이시스 백화점에서 플라워쇼가 열리고 무료니 방문자가 많다. 오늘부터 시작해 4월 7일 막을 내리고.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도 있고 나이 든 남자들 분도 멋진 카메라 들고 사진 촬영하고 있었다. 꽃향기 가득한 곳에 도착하니 몸의 피로가 사라지고 금세 회복이 되어 좋았다. 역시 특별한 이벤트 보면 힘이 솟는다. 특히 좋아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런다. 


플러싱 한인 마트 


쌀도 떨어져 장을 봐야 하니 평소보다 일찍 집에 돌아왔다. 플러싱에 도착 시내버스를 타고 한인 마트에 장을 보러 가서 애호박, 양파, 두부, 소파, 당면, 쌀, 김 등을 구입했는데 꽤 많은 비용이 들어 돈 가치가 얼마나 없는지 생각했다.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해도 돈이 쓸 것이 없으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생선 값도 너무 비싸 구입하지 않았다. 


한인 택시를 불러 타고 집에 돌아오면서 뉴욕에 온 지 얼마나 되었냐고 물으니 20-30년 되었다고 한다. 자세히 말씀 안 하고 싶은 눈치가 보였다. 그러다 기사는 2000년 전에 뉴욕에 와서 살고 있다고 하면서 "요즘 젊은이가 미국 이민 오고 싶다면 어떻게 생각하세요?"라 물으니 "교육 빼고 좋은 게 있어요?"라고 답하셨다. 갈수록 보통 사람들 삶이 힘들어진다고. 요즘 한인 택시 회사 경기가 더 좋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하니 우버를 이용했던 손님들이 다시 한인 택시를 이용한 분도 많아졌지만 택시 기사 직업은 점점 사라져 가는 추세라고. 


아주 오래전 가진 거 없이 미국에 와서 밑바닥 생활을 하면서도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요즘은 무작정 이민 와서 정착하기는 너무너무 힘든 세상으로 보인다. 과거 유학생들은 식당에서 접시 닦이도 하면서 돈을 벌었지만 이제는 그 일도 스패니시 사람들이 하고 잔디 깎는 일도 역시 스패니시 사람들이 한다고. 생선 가게든 네일 가게든 세탁소든 청과물상이든 다른 인종과 경쟁이 치열해지니 살아남기 너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말할 것도 없이 상가 렌트비는 비싸고. 잘못하다간 사업 망하기 쉽다고. 미국에 가면 열심히 해야지 하지만 마음과 현실은 너무나 다르다. 다른 나라에 와서 언어 장벽도 높은데 쉽게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집에 도착해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식사를 하고 메이시스 백화점 플라워 쇼 사진을 올리고 아들과 함께 호수에 산책을 하러 갔다. 밤공기가 너무 좋아 행복이 밀려왔다. 아들과 호수를 돌면서 이야기 나눈 시간도 역시 행복하다. 아들은 어릴 적 피아노 학원에 다니던 시기 이야기를 했다. 피아노 학원에 가서  아름다운 노을 바라보다 피아노 학원 원장님이 부른 것도 모른 채 있다 친구들이 선생님이 부른다고 했다고. 아들은 어릴 적부터 자연을 사랑한다. 초등학교 시절에 아름다운 노을을 보며 행복하다고 했으니까. 호수에서 하얀 백조도 보고 눈인사를 하고 강아지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과 아들은 이야기도 나눴다. 


이제 봄이 오려나 봐. 이 좋은 시기는 정말 잠깐이지 싶다. 아름다운 봄을 느끼며 행복을 찾아야지. 

브루클린 식물원에 매그놀리아 꽃이 피었는지 궁금해진다. 예쁜 꽃구경 가야지. 


3. 24 일요일 밤 



카네기 홀 Total Vocal with Deke Sha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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