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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Apr 03. 2019

맨해튼 음대 바로크 아리아 앙상블과 챔버 뮤직 공연

아름다운 4월이 천천히 열리고 있어. 

                                       나무야 나무야 넌 정말 위대해. 눈보라 속에서 예쁜 꽃을 피우는구나. 



뉴욕은 백목련 꽃 보다 자목련꽃이 더 많이 핀다. 





뉴욕 플러싱 목련꽃과 벚꽃 피는 아름다운 계절. 




새들의 합창이 들려오는 수요일 아침 일어나 노란 유자차 끓여 두 잔을 연거푸 마셨다. 화사한 봄빛으로 무르익어가지만 바람도 거세고 겨울이 아직 떠나지 않아. 잠에서 깨어나면 기도를 하고 잠들 때 기도를 하고 축복된 하루하루가 되길 바라본다. 


아름다운 4월이 찾아오고 오랜만에 유튜브에서 딥 퍼플의 노래를 듣는다. 딥 퍼플의 노래를 처음 듣던 대학 시절도 수 십 년 세월이 흐른 지금도 같은 곡을 들으면 감정은 변함이 없는데 왜 머리카락에 하얀 눈송이 흩날리는 나이가 된 거야. 세월이 흐르면 뭐가 변하고 뭐가 남을 까. 꿈 많던 내가 꿈꾸는 세상에 수 십 년 세월이 흐른 후 도착했지만 가진 게 없는 난 매일 방황을 하며 행복을 찾는다. 음악이 없다면 내 인생은 얼마나 초라할까. 음악이 주는 선물이 참 크다. 음악은 가끔은 날 위로를 하고 음악을 들으면 가끔은 천국에서 산책하는 느낌이 들곤 한다. 







맨해튼 음대 마스터 클래스

어제 오후 맨해튼 음대에 피아노 마스터 클래스를 보러 갔다. 그런데 챔버 공연을 감상했어. 프린스턴 대학과 커티스 음악원에서 공부했던 교수님의 마스터 클래스 보러 온 사람은 소수라 밀러 시어터는 조용하고 좋았지. 잘 모른 드보르자크 곡을 연주하는데 슬픈 멜로디가 날 위로를 했지. 고등학교 시절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이 그리 멋지다고 하는데 난 아무리 들어도 별 감흥이 없어서 잘 몰랐다. 그런데 뉴욕에 와서 살게 되니 비로소 그 음악을 느끼게 되었다. 차츰차츰 드보르자크의 음악의 세계에 빠져들어갔다. 두 번째로 연주한 곡은 슈베르트의 숭어. 대학 시절 친구들이 클래식 기타로 숭어를 연주했는데 곡이 참 예쁘다. 문득 대학 시절 추억도 떠올랐지. 브람스 피아노 3중주 곡도 정말 예뻤어. 피아노 마스터 클래스 보러 가서 좋은 챔버 공연 감상하니 행복이 밀물처럼 밀려왔어. 









맨해튼 음대 바로크 아리아 앙상블 공연 보러 갔어. 


하지만 저녁 7시 반 사랑하는 그린필드 홀에서 바로크 아리아 앙상블 공연이 열려 피아노 마스터 클래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아리아 감상하러 장소를 옮겼다. 바로크 음악은 언제나 듣기 좋아. 감미로운 하프시코드와 플루트와 비올라 선율도 아름답고 테너, 소프라노, 바리톤, 카운터테너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황홀한 밤이었어. 인기 많은 앙상블 공연이라 홀은 가득 찼지만 쉐릴 할머니를 만나지 못해 섭섭했다. 어제 콜럼비아 대학 밀러 시어터에서도 Pop Up 무료 공연이 열렸고 맥주와 와인도 마시면서 공연 보니 좋은데 아마도 거기에 갔을 거라 혼자 짐작했다. 나도 피아노 마스터 클래스와 스케줄이 겹쳐 약간 망설이다 맨해튼 음대에 갔는데 멋진 선택이었다. 비록 맥주와 와인을 마시지 않았지만. 









어제도 5번가 북 카페에 갔지. 매일 한 줄의 글이라도 읽고 싶어서. 마음에 드는 구절 찾으면 얼마나 행복하니. 어렵지 않게 빈 테이블을 발견했지만 옆자리에 앉은 중년 여자를 보고 웃었어. 혼자 중얼중얼 독백을 하는데 마치 연극 보는 것 같았어. 약간 마른 체형의 그녀 손가락에 여러 개의 반지가 끼어 있었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데 심각한 표정으로 독백을 한 그녀는 내게 1분만 짐을 봐 달라고 하더니 6분 만에 테이블로 돌아왔어. 가방에서 스낵과 콜라를  꺼내 먹고 독백을 하면서 낄낄낄 웃다 북 카페를 떠났어. 그녀가 떠나고 커플이 왔는데 한 사람은 중년 다른 한 사람은 젊은 아가씨. 둘이 행복한 표정으로 이야기 하나 낯선 언어라 무슨 내용인지도 몰라. 연한 파란색 셔츠를 입고 하얀 수염이 난 남자는 아가씨 보고 웃고 아가씨는 멋진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들이 떠난 후 멋진 스타일의 여자가 도착했는데 역시 혼자 중얼중얼. 그녀는 페이스타임으로 중년 남자랑 웃으며 대화를 나누지만 역시 낯선 언어였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보게 되는 북 카페에서 도저히 책에 집중이 안되어 소설을 읽으려다 덮고 말았어. 북 카페에서 에드 시런의 노래가 들려오니 보스턴이 그리워졌다. 딸의 초대로 보스턴에 여행 가서 딸이 준비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에드 시런의 노래를 들었다. 딸을 만나러 보스턴에 갈까 생각하다 딸에게 연락하니 엄마 피곤하다고 오지 말라고. 뉴욕과 보스턴이 버스를 타고 달리면 최소 5시간 이상 걸린다. 물론 맨해튼에 살지 않으니 플러싱에서 맨해튼까지 교통 시간을 합치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리지. 





맨해튼 지하철에서 군인 홈리스도 만나고 화려한 5번가 거리거리에 얼마나 많은 홈리스를 보았는지 정말 슬프지. 맨해튼 부자들은 애완동물이 커다란 방 하나를 독차지하고 있을 텐데 말이야. 


어제 골치 아픈 스펙트럼에 전화를 걸었지. 직원과 통화를 하면서 고지서가 이해가 안 된다고 한바탕 했어. 며칠 전 받은 고지서에 적힌 금액은 잘못되었다고 하나 내가 돌려받을 금액의 절반 이하를 준다고. 삶이 너무 복잡하니 날 성가시게 한 일은 질색인데 가끔씩 귀찮게 하는 일이 생긴다. 암튼 일이 처리되어 다행이야.


아름다운 4월 어제도 시내버스가 제 시간이 오지 않아 터벅터벅 걷다 벚꽃과 자목련꽃도 보았지. 아름다운 4월이 천천히 열리고 있다. 지난 3월 눈폭풍이 왔는데 예쁜 꽃이 피니 나무가 위대해. 4월 하면 아들이 좋아하는 '4월은 너의 거짓말' 만화도 생각나고. 아들 친구가 소개해서 본 만화 영화라고. 쇼팽의 피아노 곡도 흘러 음악 사랑하는 아들이 좋아해. 2년 전 카네기 홀에서 조성진 독주회를 보고 앙코르 곡 안 듣고 계단을 걷는데 하필 그 만화 영화에 흐르는 쇼팽 곡이 흐른다고 아들이 말했다. 









4. 3 수요일 아침 





나무야 나무야 넌 정말 위대해. 눈보라 속에서 예쁜 꽃을 피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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