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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Apr 06. 2019

메가버스 고장 우버 택시 타고 온 딸

브루클린 식물원, 스트랜드, 줄리아드 학교, 카네기 홀 

봄인데 겨울처럼 추운 금요일. 하루가 아니라 한 달이 흐른 것처럼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보스턴에서 사는 딸이 오후 3시경 도착한다고 카네기 홀 공연 볼 것을 취소하고 지하철을 타고 브루클린 식물원에 가는데 딸이 스케줄이 변동되어 밤늦게 온다고 하니 다시  카네기 홀에 가서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공연 티켓을 구입했다. 

카네기 홀에서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공연이 1년 내내 열리지 않아서 귀한 공연이지. 기회는 놓치면 다시 잡기 힘들어. 아마 내년에도 카네기 홀에서 열릴지 모르지만 1년을 다시 기다려야 한다. 















브루클린 식물원 매그놀리아 꽃과 수선화 꽃 정말 멋져. 


그 후 지하철을 타고 브루클린 식물원에 가서 사랑하는 매그놀리아 꽃 제전을 보았다. 꽃은 피면 바로 지기 시작하니 너무 슬프지. 다음 주면 꽃이 질 거 같아 서둘러 방문했다.  지난주 금요일 방문했는데 일주일 사이 매그놀리아 꽃이 만개해 놀랐다. 하늘은 흐리고 비가 내려도 산책하러 온 방문자들이 꽤 많았다. 연인들은 손을 꼭 잡고 거닐고 유모차를 밀고 온 젊은 부부도 있고 긴 망원렌즈 달린 카레라 들고 온 사람도 있었다. 아름다운 꽃향기 맡으며 산책하는 시간은 천국 같았다. 황금빛 수선화 물결도 보면서 윌리엄 워즈워스 '수선화' 시도 떠올랐지.






스트랜드 서점 작가 이벤트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꽃구경하고 지하철을 타고 스트랜드 서점에 가서 딸에게 줄 가방을 하나 골랐다. 스트랜드 앞에서 작가 사인받으려고 기다리는 사람들 보고 깜짝 놀랐다. 몹시 춥고 비가 오는 날에도 작가 사인을 받으려고 하는 것 보면 아직 뉴욕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봐. 휠체어를 타고 온 팬도 있어서 정말 놀랐다. 난 잘 알지도 못한 작가인데.


스트랜드 지하에 내려가 책 구경을 하다 근처 반스 앤 노블 서점에 가서 잠깐 시간을 보내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줄리아드 학교에 갔다. 트럼펫, 메조소프라노, 바이올린 공연을 감상했다. 뉴욕에 재즈를 사랑하는 팬들이 많은지 클래식 공연보다 재즈 리사이틀 열리는 홀이 훨씬 더 붐볐다. 정말 좋은 클래식 공연은 천국에서 산책하는 느낌이 들고 머릿속이 맑아지고 재즈 음악은 그냥 편하고 듣기 좋아. 어쩌면 갈수록 현대인의 삶은 바쁘고 스트레스가 많아 재즈 음악 팬들이 더 많아질까 혼자 생각했다. 트럼펫 연주도 정말 좋아. 드럼 연주도 멋지면 하늘에서 펑펑 하얀 눈이 쏟아지는 느낌이 든다. 


한편 딸은 메가버스를 타고 오후 3시 출발했다고 하니 저녁 8시경 도착한다고 연락이 오고 카네기 홀 공연은 저녁 8시 시작하는데 난감한 상황으로 변했다. 오랜만에 딸이 오니 마중을 가야 하기 때문에 약간 고민하다 카네기 홀에 가서 티켓을 팔려고 생각했는데 장사에 소질이 없는지 아무도 내 티켓을 사지 않아. 카네기 홀 입구에서 독일어 강사 할머니도 만나고 스타이브센트  학교 졸업한 사진가도 만나 인사를 했다. 


딸에게 다시 연락이 왔는데 메가 버스 엔진이 고장이 나서 멈췄다고 하니 난리가 났어. 보스턴에서 2시간 정도 달리다 일어난 사고. 도로에서 1시간 정도 기다려도 일이 해결되지 않아 젊은 친구들이 우버를 부른다고 하니 함께 우버를 타고 뉴욕에 왔다. 당연 딸의 도착 시간은 연체되고 팔려는 티켓이 안 팔리고. 












Budapest Festival OrchestraIván Fischer, Music Director and Conductor




고민하다 그냥 카네기 홀에 들어가 잠깐 공연을 봤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공연이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보다 더 좋아 놀랐어. 오래오래 전 헝가리에 여행 간  추억도 떠올랐어. 한인 가이드가 부다페스트가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도시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어.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이 흐르는 곳에 아름다운 국회 의사당도 있고 정말이지 멋지더라. 붉은색 지붕이 많은 헝가리는 유럽이라서 가슴이 설레는 여행이었지만 당시 한국보다 경제적 상황이 더 안 좋게 보였다. 그 무렵 헝가리가 EU 가입하기 전. 




펜 스테이션 역 와사비 식사하기 좋아.



마지막까지 공연을 볼 수 없어서 잠깐 보고 홀을 떠나니 평소 자주 만나는 직원이 무슨 일인지 물었다. 얼른 지하철을 타고 펜 스테이션에 가서 딸을 기다렸다. 오후 3시 출발 밤 9시가 지나서 뉴욕에 도착 우린 펜스테이션 역에서 만나 와사비에서 도시락 하나를 구입해 저녁을 먹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오니 한 밤중.


보스턴에서 딸이 사는 집 근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하고 그래서 시내버스가 운행 안 하니 보스턴에서 우버 택시를 이용했다고. 메가 버스는 엔진이 고장 나고 다시 우버 택시를 이용하고. 소설 같은 하루가 지나간다. 그래도 무사히 집에 도착해 다행이야. 





맨해튼 타임 스퀘어 거리 음악가 공연 




맨해튼 펜 스테이션 역 거리 음악가 공연 




뉴욕 지하철은 복잡하고 타임스퀘어와 펜스테이션 역에서 거리 음악가들 공연도 보고 여행객들은 커다란 트렁크 들고 걷고 갈수록 더 복잡해져 가는 여행의 계절 봄. 오늘은 겨울처럼 춥고 주말은 화창한 봄 날씨라고 하네. 


조금 전 집에 돌아와 커피 한 잔 마시며 메모를 했다. 이제 내일을 위해 휴식을 할 시간.




4. 5 자정이 가까워질 무렵 


브루클린 식물원 매그놀리아 가든에서 산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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