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두 자녀와 함께 맨해튼에 가다.
화창한 봄날 토요일 오후 2시 링컨 센터에서 두 자녀와 함께 뉴욕필 공연을 봤다. 우리들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베토벤 운명 교향곡도 감상하고 미국 작곡가 번스타인과 코플런드 곡과 바그너와 베토벤 교향곡 9번을 감상했다. 뉴욕필 지휘자와 바이올린 악장 프랑크 황은 모자를 쓰고 무대에 오르더니 객석에 모자를 던져 오케스트라 석 앞 줄에 앉은 사람은 운이 좋았겠다. 지정석이 없는 티켓이라 마음대로 좌석을 선책 할 수 있었지만 우리 가족은 약간 늦게 도착하니 이미 홀은 만원이라 빈자리를 찾아서 앉았다. 앙코르곡은 영화 '스타워즈' 주제곡을 연주하니 청중들이 좋아했다. 휴식 시간 없이 연주하고 공연이 빨리 끝나 더 좋았어. 커뮤니티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라 평소보다 티켓 가격도 훨씬 더 저렴해 미리 3장을 구입했고 딸에게 공연 티켓 샀다고 연락하지 않았는데 며칠 전 보스턴에 사는 딸이 주말 뉴욕에 온다고 하니 시간이 맞아 함께 공연을 봤다.
우리가 뉴욕필 공연을 감상하는 동안 맨해튼에서 NYC Tartan Day Parade가 열렸다. 스코틀랜드 이민자들의 퍼레이드는 스코틀랜드 유산과 자부심을 기리는 축제다. 스코틀랜드 파이프와 드럼과 무용 등을 구경할 수 있었을 텐데 공연 시간과 겹쳐 볼 수 없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맨해튼 5번가에는 퍼레이드에 참가한 사람들도 보였다.
뉴욕 필 공연을 보고 나서 오랜만에 가족 셋이서 센트럴파크에 가서 산책을 했다. 어제는 겨울처럼 춥다 오늘은 화창한 봄날이라 세상 사람 모두 센트럴파크에 몰려든 것처럼 보였다. 쉽메도우에서 벌써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 하는 사람도 보고 여름날 센트럴파크에서 그림을 그리는 노인 화가도 보여 놀랐다. 90세 정도? 인가하는데 공원에서 그림을 그리니 얼마나 특별한 분인지 놀랍기만 하다. 공원에서 트럼펫 소리 울리고, 살사를 추고, 호수에서 보트를 타고 언제나 영화처럼 아름다운 공원에서 잠시 봄의 향기를 느꼈다. 상인들도 작년보다 훨씬 더 많아져 갈수록 센트럴파크 방문자가 많아져감을 실감한다. 날씨 좋은 날이라 아이스크림 먹으며 산책하는 사람도 있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 테니 장사꾼은 얼마나 좋을까. 마차를 타고 산책하는 여행객도 보고 빨간색 운동화를 신고 달리는 사람도 보며 천천히 공원을 빠져나와 5번가를 거닐었다.
럭셔리 매장으로 가득한 5번가에는 홈리스도 너무너무 많았고 거리 화단에 핀 예쁜 수선화 꽃과 튤립 꽃을 보면서 봄의 향기를 느꼈다. 우리의 목적지 성 패트릭 성당에 가서 아름다운 성당 스테인드 글라스도 보면서 촛불을 켜고 기도를 했지. 맨해튼 미드 타운 라커 펠러 센터 부근에 있는 성 패트릭 성당은 너무너무 아름다워.
뉴욕 필 공연을 보기 전에는 플라자 호텔 푸드홀에 가서 우리 가족이 사랑하는 Lady M 케이크와 커피를 딸이 주문해 테이블로 가져왔다. 언제나 너무 복잡하니 빈자리 찾으면 운이 좋은 셈이다. 오늘은 쉽게 빈 테이블을 발견해 케이크를 먹으며 잠시 휴식을 했다.
맨해튼에 갈 때 74 브로드웨이 지하철역에서 익스프레스 F를 타고 빨리 가고 싶었는데 하필 주말 로컬로 운행하고 승객들이 너무너무 많아 복잡하고 빈자리가 없어서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차라리 7호선을 타고 맨해튼 5번가에 내렸으면 될 텐데 조금 더 빨리 가려고 했지만 주말 지하철 노선 변경을 미리 확인하지 않은 실수다.
어제는 겨울처럼 춥더니 오늘은 화창한 봄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하루 사이 날씨 변화가 심하다. 내일은 딸이 보스턴으로 돌아가야 하니 아침 일찍 배웅하러 가야겠다. 딸과 함께 지내니 시간이 백배 이상 빨리 흘러간 것 같아.
4. 6 토요일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