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박사 과정과 재즈 아티스트 디플로마 학생 공연 보다.
토요일 아침잠에서 깨어나 설거지를 하고 유자차를 끓여 새들의 합창을 들으며 노트북을 켰다. 어젯밤 예쁜 빗방울 소리 들으며 잠들었다. 어제 날씨가 변덕이 심했어. 아침에 흐리더니 오후 햇살이 비추다 저녁 무렵 일기예보처럼 비가 내렸어. 어제 아침 일어나 아파트 지하에서 세탁을 하고 글쓰기를 하고 아들과 함께 호수에 산책을 하러 가고, 점심과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늦은 오후 맨해튼에 갔다. 몸이 약간 피곤했는지 스스로 눈이 감기려 하니 센트럴파크에 가려다 포기하고 타임 스퀘어 지하철 역에 내려 1호선을 타고 링컨 센터 역에 내려 줄리아드 학교로 갔다. 학교 앞 매년 봄에 노란 개나리꽃과 팬지 꽃이 핀 화분이 날 반겨주었다.
어제 오후 4시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렸다. 수년 전부터 자주 학교에 가니 낯설지 않은 학생들 이름도 있다. 어제 연주한 Chris Reynolds 피아노 연주를 오래전부터 들었고 2년 전인가 어느 날 무대에 지팡이를 들고 올라 충격을 받아 그날 메트 오페라를 보러 갔다. 그날 그는 10년 이상 늙게 보였다. 믿을 수 없었다. 어제는 크리스 박사 과정 리사이틀이었고 전 보다 건강이 더 좋아 보여 안심이 되었다. 체중은 수년 전 보다 약 10파운드 이상 빠지게 느껴졌다. 피아노 선율도 아름다웠다.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바리톤의 반주를 했고 첼로와 함께 연주를 했다.
박사 과정 피아노 리사이틀에서 영국 록 밴드 Radiohead 노래를 들은 것은 정말 뜻밖이었다. 라디오헤드 음악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롱아일랜드 오이스터베이 알츠하이머와 치매 전문 양로원에서 아들과 함께 발런티어 할 무렵 젊은 청년에게 무슨 음악 좋아하냐고 묻으니 라디오헤드 음악이라고.
어제 라디오헤드 음악 들으며 오이스터베이 양로원에서 만난 노인들도 떠올랐다. 수년 동안 매주 일요일 발런티어 하러 갔던 아들과 나의 추억이 담긴 양로원. 랍스터를 잡아서 뉴욕 레스토랑에 팔아 돈 많이 벌었다는 남자는 양로원에 계신 어머니 뵈러 자주 방문했다. 정말 착한 아드님이라 느껴졌다. 학교 교장으로 은퇴한 어머님 건강이 악화되어 양로원에 계시고 아주 많은 비용이 들어서 배 몇 척을 팔았다는 슬픈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아들이 펭귄이라고 별명 붙인 할아버지가 정신과 의사였다는 것을 나중 그분 생일잔치에 알게 되었다. 가족들이 방문해 생일잔치를 해서 할아버지 젊은 시절 무엇을 하셨냐고 물으니 정신과 의사였다고. 할아버지 신사라서 아들이 펭귄이라고 별명을 붙였어. 남편과 이혼한 아일란드 이민자 할머니에게 변호사 따님이 자주 방문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전직 변호사 할머니도 재미있어. 어느 날 강제로 양로원에 오게 된 변호사 할머니는 날 부르더니 돈을 준다고 하면서 양로원 밖으로 나가게 해 달라고 해서 웃었다. 변호사 할머니 남편은 사진작가였다고. 영화배우처럼 미모의 할머니도 건강이 안 좋아 양로원에서 머물렀다. 언제 양로원에 방문해야지 하다 시간만 흐르고 있다.
양로원 근처에 아름다운 오이스터 베이 바닷가가 있어서 롱아일랜드 제리코에 살 적 가끔 우리 산책을 하러 갔다. 석양이 질 무렵 정말 아름다운 바닷가. 매일 석양 지는 바닷가에 산책하러 온다는 작가도 만났다. 하얀 갈매기 나는 바닷가에서 요트를 타는 사람들도 정말 많은 곳.
노래도 잘 불렀고 피아노 반주도 정말 좋았어. 내게는 너무나 낯선 작곡가 곡도 좋았고 전체적으로 아주 좋은 공연이었다.
공연이 끝나자 지팡이를 들고 온 할아버지가 공연이 너무너무 좋았다고 말씀하셨다. 줄리아드 학교는 매일 공연 보러 온 노인들이 계신다. 그들은 줄리아드 학교에서 수업받는 학생들처럼 매일 여러 개의 공연을 본다. 맨해튼이 주는 특권 아닐까. 천재 학생들 공연을 거의 무료로 감상할 수 있으니.
피아노 박사 과정 리사이틀 보고 모세 홀로 내려가니 쉐릴 할머니가 날 보고 웃으며 카네기 홀 공연 티켓 한 장을 내밀었다. 다음 주 함께 카네기 홀에 맨해튼 음대 100주년 특별 공연을 보러 갈 예정.
저녁 6시 공연은 재즈 아티스트 디플로마 리사이틀. 정말 축복받은 시간이었어. 학교 웹사이트에 공연에 대해 자세한 정보가 없어 잘 모른다. 어제 재즈 공연도 정말 좋았어. 재즈 테너 색소폰 리사이틀이었는데 가끔 클라리넷도 연주하니 쉐릴 할머니는 너무 좋아했어. 성악과 재즈 음악을 무척 사랑하는 쉐릴 할머니는 클라리넷 연주를 한다고. 뭐든 알면 알 수록 좋지. 클라리넷 악기 소리를 아니 더 좋아한 할머니랑 감동적인 연주를 봤어. 색소폰 소리가 정말 아름답고 피아노 선율도 좋고 트롬본과 트럼펫과 드럼과 베이스 소리도 아름다웠어. 델로니우스 몽크와 듀크 앨링턴 외에 낯선 재즈 음악가 공연이었어.
줄리아드 학교에서 피아노와 재즈 공연을 보고 딸을 마중하러 허드슨 야드에 갔다. 늦은 오후 비가 내려 버스는 정체되어 상당히 힘든 여정이었다고. 무사히 뉴욕에 도착해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타고 밤늦게 집에 돌아왔다.
지난 4월 초 개장한 허드슨 야드 복합 미디어 예술 공간 쉐드(The Shed) 주위는 사람들이 많아 놀랐어. 어제 비가 내리고 바람도 심하게 불어 우산을 쓸 수 없는 상황인데. 쉐드 앞 럭셔리 쇼핑 매장에도 손님들이 아주 많은 듯. 뉴욕이 점점 변하고 있다.
어제 맨해튼에 가기 전 아들과 함께 호수에 산책을 하러 갔어. 수선화 꽃 언덕에 핀 아름다운 호수에서 거북이들은 일광욕을 하고 있어서 웃고 기러기들은 호수에서 산책을 하고 우린 호수를 몇 바퀴 돌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집에 돌아오는 길 동네의 아름다운 봄 풍경에 가슴이 적셨어. 정말이지 아름다운 4월의 빛. 지난 3월 눈폭풍이 찾아왔는데 예쁜 꽃을 피워서 감동적이다.
토요일 아침 하늘은 흐리다. 새들의 합창 들으며 메모를 마친다.
4. 13 토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