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서 산책, 북 카페 가고, 줄리아드 학교 공연 보고
수요일 아침 기도를 하고 새들의 합창을 들으며 일어나 커피를 끓여 테이블 앞으로 가져와 노트북을 켰다. 아침 기온 10도. 하늘은 흐리다. 어제 센트럴파크에 벚꽃 구경하러 다시 갈 걸 그랬나. 오늘은 하늘이 흐려 화사한 벚꽃 보기 힘들겠어. 날씨도 변덕스럽고 사람들 마음도 변덕스럽고. 그래도 오래 기도를 하고 나니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두 자녀가 초등학교에서 수업받을 시간 난 학원에 가서 영어회화 수업을 받았다. 그때 L이 새벽 4시에 일어나 오랫동안 기도한다고 하기에 깜짝 놀랐다. 나중 알고 보니 일찍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산다고. 어려운 경제적 형편이라 의사 친정아버지로부터 도움을 받는다고.
새벽 4시면 난 꿈나라에서 헤맬 때. 그때는 기도의 힘을 몰랐다. 또 내게 얼마나 힘든 시기가 찾아올지 몰랐어. 누가 생을 알겠는가. 삶은 너무나 예측하기 어렵고 복잡하고 힘들다. 생이 쉽다고 말한 사람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잠깐 살다 떠나는 인생인데 왜 그리 어려운지.
생이 뭘까. 혼자 속으로 자주 생각했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삶과 춤추며 생이 뭔지 알고 싶어 졌다.
나의 인생의 정의는 이렇다.
신이 우리에게 준 생의 비밀을 풀어가는 것!
신은 모두에게 다른 문제를 던진다.
불덩이 속에서 평화를 찾는 사람도 있고 천국에서 스스로 지옥을 만든 사람도 있다. 살아가다 보니 어렵고 힘든 때가 참 많다. 그때 기도가 도움이 많이 된다. 과거와 달리 세상이 급변하고 갈수록 스트레스받는 사람도 많다고 하니 슬픈 세상이다.
십자가 없는 보통 사람이 어디 있겠어. 지옥 같은 불덩이 속에서 해탈하고 살면 초인이지. 평생 무거운 십자가 지고 걷다 묘지 속으로 들어가겠지. 스스로 행복을 찾아야 해.
한국에서 사는 20대 B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회사 생활하는데 무척 힘들다고 블로그에 올려져 있어서 스트레스는 바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는 독이다. 스트레스 없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취직이 정말 힘든 시기 대학원 졸업하자마자 취직해 얼마나 좋았겠어. 하지만 직장 생활하니 전혀 알지 못한 새로운 문제가 있다. 한 번도 상상하지 않은 직장 생활하면서 너무너무 힘든 생활을 하는 듯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고 짐작했다. 하나의 문을 열면 새로운 문제가 기다리고 그게 인생 아니겠는가. 누가 인생을 안단 말인가. 운동과 산책도 하면 좋고 만약 스트레스가 정말 심하다면 상담도 하면서 풀려고 노력해야 한다.
한국에서 지낼 적 정말 바쁘고 힘들 때도 거의 매일 운동을 하다 뉴욕에 와서 공부하고 힘든 이민 생활하니 운동할 여유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 플러싱으로 이사 오고 연구소 다니다 그만둔 후 아들과 함께 호수에서 산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게을러져 그만두고 다시 호수에서 산책을 하기 시작했다. 운동과 산책 정말 좋아. 요즘 자주 산책하니 몸이 가벼워졌다. 어제도 햇살 가득한 봄 향기를 느꼈지.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 같은 진한 봄 향기를. 아파트 뜰에는 제비꽃과 민들레꽃이 한창이고 서민들이 사는 플러싱 이웃 목련꽃과 벚꽃을 보면서 거닐었다. 화사한 빛에 가슴이 녹아. 빨리 피기 시작한 꽃은 서서히 지기 시작하고 늦게 피는 꽃은 한창이다. 호수에 도착하니 작은 거북이들은 일광욕을 하고. 동물이 일광욕하는 게 얼마나 재미있어. 그래서 거북이들이 오래오래 사나. 청둥오리들은 호수에서 산책하고 우리도 호수를 몇 바퀴 돌다 집으로 돌아왔다.
미트볼 스파게티를 먹고 시내버스 타려고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렸지만 어제도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아 터벅터벅 걸었지. 이제 피기 시작한 분홍빛 벚꽃과 파란 하늘 바라보니 행복이 밀려왔어. 세상의 고통이 다 사라질 것처럼 예쁜 빛. 나무는 점점 싱그러움이 더해가는 계절. 초록 잎새 돋아나는 나무는 또 얼마나 예뻐.
늦은 오후 맨해튼에 도착 5번가 북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책을 읽다 수선화 꽃과 싱그러운 나무도 보면서 지하철을 타고 링컨 센터에 갔다. 타임스퀘어 지하철 역 부근에 한복을 입고 춤을 추는데 시간이 바빠 어떤 공연인 줄도 모르고 그냥 지나쳤다.
줄리아드 학교에 약간 늦게 도착하니 수위가 무슨 일 있었냐고 물었다. 공연 시간에 10분 지각했다. 아름다운 프렌치 호른 리사이틀을 보았다. 아름다운 프렌치 호른 소리에 몸이 따뜻해졌다. 5월 중순 학기가 끝나고 4월 중순이라 점점 더 많은 공연이 열리는 맨해튼. 저녁 7시 반 재즈 유료 공연이 열렸지만 티켓을 구입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센추리 21에 들려 아들에게 줄 양말 세 켤레를 구입했다. 속옷과 양말도 가끔 구입해야 하는데 그만 깜박깜박 잊어버린다.
어제도 호수에서 산책하고 북 카페에서 책 읽고 줄리아드 학교에서 공연 보고 화사한 벚꽃과 싱그러운 나무 보며 행복했어. 늦은 저녁 집에 도착 식사를 하고 잠깐 책을 읽다 잠이 들었다.
모두에게 평화와 사랑 가득한 날이 되면 좋겠어. 행복은 우리 가까이 있다. 바람도 행복을 주고 파란 하늘도 행복을 주고 친구의 따뜻한 전화 목소리도 행복을 주고 음악도 행복을 주고 산책도 행복을 준다. 행복을 찾자. 행복을 느끼자. 행복해야 한다. 지구를 떠날 때까지 행복 찾기 놀이를 하자.
새들의 합창이 들려온다. 오늘 아침 새들은 늦잠을 잤을까. 아침 8시가 지나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와.
늦잠꾸러기 새들 안녕?
4. 17 수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