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음대 100주년 갈라 공연

쉐릴 할머니랑 카네기 홀에서 공연 보고 센트럴파크에

by 김지수


IMG_3153.jpg?type=w966 사진 왼쪽 전 뉴욕필 악장 글렌 딕테로/ 현 맨해튼 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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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3164.jpg?type=w966 사진 중앙 메조소프라노 수잔 그라함



IMG_3172.jpg?type=w966 맨해튼 음대 100주년 갈라 공연




하늘이 흐린 목요일 아침 새들은 어디로 숨어버렸지. 새들의 합창이 들리지 않아. 화사한 벚꽃과 목련꽃이 서서히 지기 시작하는 계절. 아침 기온은 12도. 비도 온다나. 하늘은 흐리지만 마음은 장밋빛으로 물들어야지. 그러지 않아. 너무나 짧은 인생 슬픔만 가득하면 어떡해.


어제저녁 6시 카네기 홀에서 맨해튼 음대 100주년 특별 공연이 열렸다. 줄리아드 학교에서 피아노와 첼로와 바이올린 공연을 보고 링컨 센터 지하철역에서 1호선을 타고 콜럼버스 서클 역에서 내려 터벅터벅 지하철역을 걷는데 우연히 쉐릴 할머니를 만났다. 맨해튼 음대 특별 공연 프로그램을 자세히 본 것은 쉐릴 할머니. 프로그램이 너무 좋아 꼭 봐야 한다고 하면서 할머니가 내 티켓도 함께 구입해 내게 주었다. 물론 내 티켓값은 내가 지불하고.


할머니는 날 보자 무얼 했냐고 물었다. 나의 장난기가 발동해 비밀이라고 하니 할머니가 웃으며 오후 1시 링컨 센터 앨리스 툴리 홀에서 줄리아드 공연 봤는데 너무 좋았다고 하시며 그 후 집에 돌아가서 다시 지하철 타고 카네기 홀에 가는 중이라고. 준비하다 보니 늦어져 식사도 하지 못하고 오는 중이라고.


어제 오후 1시에 열린 공연에 가고 싶었지만 아들과 호수에서 산책하고 브런치 먹다 보니 늦어졌고 플러싱에서 맨해튼이 가깝지 않아서 포기했다. 할머니 말을 들으니 조금 아쉽지만 할 수 없지. 이미 지난 일인데. 할머니에게 오후 4시 공연을 조금 봤고 피아노와 첼로 공연 스케줄이 겹쳐 반반 봤다고 하니 웃으셨다. 중국 피아니스트 어제는 슈베르트 곡을 연주했는데 좋았고 유튜브에 몇 년 전 쇼팽 인터내셔널 콩쿠르에 참가한 그의 공연이 올려져 있다. 연주가 꽤 좋아 객석에서 '브라보 브라보'외치는 소리가 들려왔고 난 첼로 음악을 들으러 모세 홀로 내려갔다.




어제 오후 4시 열린 첼리스트 리사이틀. 모세 홀에 도착하니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프로그램 앞부분은 바이올린 공연을 하고 그 후 첼로 공연이 이어졌다. 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연주했던 차이콥스키 협주곡 언제 들어도 너무 멋져.





어제 연주한 첼리스트 Kei Otake는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그의 연주를 봤고 어느 날 줄리아드 학교에서 그를 만나 혹시 줄리아드 학교에서 수업받을까 짐작했는데 나의 예감은 맞았다. 어릴 적 무슨 병을 앓았는지 얼굴은 정상인과 달라 힘든 시기를 보냈을 거라 생각했다.




그 학생 프로그램 보니 내가 샤갈이라고 별명을 부른 K 교수님이 그 학생의 지도교수님. 내 옆에 샤갈 교수님이 앉으셔 제자 공연을 보고 계셨다.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제자의 연주를 들으니 난 놀랐어. 지도교수가 제자 리사이틀 보면서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은 어제 처음 보았다. 듣기 좋은 첼로 연주였어. 아름다운 멜로디의 쇼팽곡도 너무 아름답고. 지난번 카네기 홀에서 프랑스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과 피아니스트 유자 왕이 연주했던 곡. 그날도 쇼팽 곡 연주는 감미로워 듣기 좋았어.




할머니랑 카네기 홀에 가는 중 이야기를 나누고 뉴욕대에서 지난 10일 본 공연이 너무 좋았다고 하셨다. 할머니는 내게 뉴욕대 보컬 공연도 보라고 하는데 늘 잊어버리곤 한다. 마침내 카네기 홀에 도착 계단을 올라가 발코니석에 앉아 공연을 봤다.


아들이 맨해튼 음악 예비학교 과정을 마쳤으니 아들도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아들이 예비학교 과정 공부할 무렵 정말 힘들었다. 롱아일랜드에 사니 제리코 집에서 힉스빌 기차역까지 픽업하고 새벽 6시경 일어나 출발하고, 상당히 어려운 형편이라 학교에서 점심도 사 먹지 않고 종일 수업받고, 수업 끝나면 개인 레슨 받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너무너무 힘들고. 맨해튼 음대에서 지하철을 타고 펜스테이션 역에 가고 기차를 타고 힉스빌 기차역에 도착하면 픽업하러 가고 집에는 밤늦게 돌아왔어. 1주일 동안 연습해야 할 오케스트라 악보 분량도 많고 개인 레슨 준비도 많고. 매주 토요일 지옥 같은 트레이닝을 받았지. 일요일은 엄마랑 오이스터 베이 양로원에 가서 발런티어 하고. 미국 고교 과정 수업도 정말 힘들고. 상류층 가정에서는 개인 튜터랑 공부하는 사람도 많고. 다시 돌아보면 우리 가정의 뉴욕 삶은 정말 힘들기만 했다. 눈물로 걸어온 길 언젠가 웃을 날이 오면 좋겠어. 보통 사람과 너무나 다른 길을 걸으니 남이 모른 아픔과 슬픔이 정말 많지. 눈물겨운 지난 세월이 생각났어. 두 자녀 대학 졸업하기 전까지 난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사 먹지 않았지. 삶이 뭐길래 이리 힘든 세월을 견뎌야 하는 걸까.


맨해튼 음대 100주년 특별 갈라 공연이라 맨해튼 음대 학생들과 교수님들과 동문들이 참가했고 뉴욕 필 악장을 오랫동안 했던 글렌 딕테로도 비발디 곡을 연주했고, 4명이 함께 연주한 피아노 공연도 좋았고, 클래식 기타 선율도 아름다웠지만 어제 공연 가운데 가장 좋았던 것은 메조소프라노 베를리오즈 곡을 불렀던 수잔 그라함(Susan Graham)의 목소리에 반해버렸다.


IMG_3165.jpg?type=w966 사진 중앙 수잔 그라함 메조소프라노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 수잔 그라함은 메트(오페라)에서도 활동하네. 쉐릴 할머니는 그녀를 알고 있었다. 수잔 다음으로 좋았던 공연은 재즈 공연. 테너 색소폰 소리가 정말 아름다웠다.


쉐릴 할머니는 맨해튼 할렘에 살다 브롱스로 이사를 했다. 할렘 아파트에서 줄리아드 학교까지 약 20분 정도면 도착하니 내가 공연 보고 바삐 서둘러 가면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어느 날 브루클린에 다녀오면서 날 대하는 행동이 달라지셨다. 세상에 어떻게 매일 플러싱에서 맨해튼에 와서 공연을 보니 하면서. 모든 사람은 자신의 경험에 비춰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젠 할머니도 줄리아드 학교에서 가깝지 않으니 내 사정을 잘 이해하시고 가끔 일찍 집에 돌아가면 이해를 하신다. 할머니랑 작별 인사를 하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왔다.


어제 상당히 바빴다. 아침 글쓰기를 하고 호수에서 산책하고 식사 준비해 먹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갔다. 오후 4시 줄리아드 학교 공연 보러 가기 전 센트럴파크에 갔다. 어제 날씨가 변덕스러웠어. 아침 흐리다 날이 개어 햇살이 비췄다. 지난 일요일 두 자녀랑 센트럴파크 벚꽃을 봤지만 1년 가운데 약 7-10일 정도만 볼 수 있고 날씨가 흐리면 화사한 꽃을 볼 수 없으니 귀하디 귀한 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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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3113.jpg?type=w966 센트럴파크




그래서 다시 센트럴파크에 방문했다. 놀랍게 90세? 가까운 뉴욕의 명성 높은 화가는 쉽 메도우에서 그림을 그리니 그녀의 열정에 놀랐고 존 레넌이 살았던 다코타 아파트와 뉴욕 상류층이 사는 산 레모 아파트가 비추는 호수 근처 벚꽃 풍경 보러 갔는데 아르헨티나에서 온 여행객을 만났다. 처음 본 내게 가족사진을 담아 달라고 부탁하니 얼른 몇 장 찍어주었어. 실은 오후 4시 줄리아드 학교 공연 보러 가야 하니 마음은 정말 바쁘지만 가족사진을 찍어주고 나도 몇 장 담고 마라톤 선수처럼 달려서 줄리아드 학교에 갔다. 우리들 마음도 화사한 벚꽃처럼 화사한 빛으로 물들면 좋겠어.



4. 18 목요일 아침



센트럴파크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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