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겐하임 특별전과 발레 갈라 공연

주말 지하철 덕분에 고생 많이 했어.

by 김지수

아침 10시가 지나자 노란 민들레 꽃이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한다. 월요일 아침 부활절 메모를 마치고 아들과 함께 호수에 산책하러 가자고 하니 어제 엄마랑 카네기 홀에 가느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왕자의 게임> 드라마를 볼 수 없어서 오늘 아침 본다고 하니 난 지난 토요일 메모를 하려고 식사 준비를 하고 다시 테이블 앞으로 돌아왔다.


더 이상 잊히기 전에 지난 토요일 기억을 더듬는다. 시간이 흐르면 기억은 차츰차츰 소멸해 가니 슬퍼. 좋은 기억은 오래오래 기억하고 슬픈 기억은 빨리빨리 잊어버리면 좋겠는데 잊고 싶은 것은 오래 기억하고 기억하고 싶은 것은 빨리 잊는 것도 이상해.




뉴욕 구겐하임 특별전 Hilma af Klint



IMG_3270.jpg?type=w966




IMG_3268.jpg?type=w966




IMG_3263.jpg?type=w966



IMG_3276.jpg?type=w966 구겐하임 미술관 특별전




토요일 미루고 미루던 구겐하임 뮤지엄에 방문했다. 오래전부터 지하철에서 구겐하임 특별전 광고를 봤는데 자꾸 미루다 보니 드디어 지난 토요일이 기부금 내고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란 것을 생각하고 우선순위로 방문했다. 지난번 휘트니 미술관에서 열렸던 앤디 워홀 전도 보고 싶었는데 다음에 가야지 하다 자꾸 미루고 미루다 그만 놓치고 말았어. 물론 핑계가 왜 없겠어. 휘트니 미술관 기부 입장 가능한 금요일 저녁 시간과 내가 보고 싶은 공연 스케줄과 겹쳐서 다음으로 미루다 그만 포기했어. 특별전은 항상 열리지 않으니 봤어야 했는데 아쉽지만 이미 지났는데 어떡하겠어.


구겐하임 미술관 기부 입장하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겨울처럼 춥지 않아서 다행히 좋았지만 기다린 시간은 힘들지만 25불 주고 전시회 보기는 어려우니 기다려야지. 4시가 조금 지난 시각 도착했는데 줄이 너무너무 길어 놀랐고 5시 반이 지나 미술관에 입장해서 기부금 내고 입장권 받고 가방 맡기고 아름다운 미술관에서 스웨덴 화가 특별전을 보았다. 가지 않았으면 정말 후회했겠지. 색감이 따뜻하고 좋았어. 마음에 평화 가득 밀려오는 작품을 좋아하니 더 좋았어. 행복, 즐거움, 기쁨 등 우리가 사랑하는 단어들이 연상되는 작품들이었어.



IMG_3292.jpg?type=w966



IMG_3294.jpg?type=w966



IMG_3295.jpg?type=w966




다른 전시 공간도 가니 작년 첼시 갤러리에서 보았던 인상 깊었던 작가 특별전이 열려서 놀랐어. 첼시 갤러리 전이 너무 좋아 참 좋구나 했는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다시 그분 작품을 볼 거라 미처 생각을 못했다. 그러고 보니 첼시 갤러리에 간지도 꽤 되어가네. 왜 시간이 이리 빨리 흘러간 거야.


그날 저녁 7시 맨해튼 어퍼 웨스트사이드 심포니 스페이스에서 발레 갈라 공연을 봐야 하니 미술관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떠났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매년 6월에 열리는 뮤지엄 마일 축제가 열릴 때 아들과 함께 전시회 보러 가고 그때마다 공짜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샘플 먹고 신이 난 기억도 떠오르고 서부에서 살다 뉴욕에 온 남자가 뮤지엄 마일 축제 처음으로 보고 "오늘이 내 생의 최고의 날"이라 하니 웃었어. 서부와 뉴욕 문화 차이가 아주 크지. 콜럼비아 대학원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하고 서부에 직장 구해 떠난 중국인 학생도 기억나네. 서부로 가니 메트에서 오페라 볼 수도 없고 카네기 홀에서 공연도 볼 수 없으니 아쉬운 마음으로 뉴욕을 떠났는데.


또 수년 전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기부 입장하려고 기다리는데 점성술가가 내게 가까이 와서 "당신 운명이 서서히 바뀌고 있어요."라고 하면서 돈을 내면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준다고 해서 웃었어. 내 운명의 바늘이 어디만큼 가고 있을까. 한국과 뉴욕의 삶은 극과 극으로 다르구나. 각각 장단점이 있고 어릴 적부터 문화 예술에 관심 많은 내게 뉴욕이 주는 특별한 선물을 감사함으로 보고 지내지만 아픔과 시련이 너무너무 많은 뉴욕 생활. 문득 점성술사도 떠올라.





IMG_3255.jpg?type=w966



IMG_3254.jpg?type=w966 맨해튼 부촌 어퍼 이스트사이드 거리 화단에 핀 튤립 꽃



맨해튼 부촌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 근처 거리 화단에 핀 예쁜 튤립 꽃도 보고 누 갤러리 맞은편에서 시내버스 타고 발레 갈라 구경하러 센트럴파크를 횡단해 어퍼 웨스트사이드에 도착했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 가서 내려 심포니 스페이스 박스 오피스에 들려 티켓을 받았어. 저녁 식사할 시간도 없으니 근처 거리에서 파는 노란 바나나 사 먹고 발레 감상을 했지.





발레 지젤



IMG_3306.jpg?type=w966



IMG_3315.jpg?type=w966



IMG_3307.jpg?type=w966



IMG_3317.jpg?type=w966



IMG_3334.jpg?type=w966



IMG_3352.jpg?type=w966



IMG_3354.jpg?type=w966



IMG_3339.jpg?type=w966 맨해튼 심포니 스페이스 발레 갈라 특별 공연




정말이지 사랑스러운 발레 공연. 아, 감격이란! 어찌 멋진 공연을 단 한 줄의 글로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무대에서 춤추는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천사들이 내려온 듯했지.


환상적인 발레 공연을 보며 두 자녀 어릴 적 발레 강습시키던 추억도 떠올랐어. 아들은 엄마가 발레 학원에 가라고 하니 싫어했지만 학원에서 준 간식이 맛있어 좋았다고 하니 웃었어. 역시 맛있는 음식이 중요해. 발레 학원에 남자아이 한 명이 없어서 더욱 가기 싫어했던 아들. 오래오래 발레 수업을 시키고 싶었지만 바이올린 특별 레슨 수업 강도가 너무 세어 차츰차츰 예능 수업을 줄여갔다. 마음 같아서 발레도 최고 단계까지 교육하고 싶었지만 말이야.



IMG_3243.jpg?type=w966 플러싱 메인 스트리트 중국 퍼레이드 지난 토요일 4. 20



주말 플러싱에서 맨해튼에 가는 지하철 7호선이 정상으로 운행하지 않고 메츠 윌레츠 포인트 역까지 운행하니 고생 많이 했어. 지난 토요일은 하필 플러싱 메인 스트리 역에서 중국인 퍼레이드가 열려 최악의 상태가 벌어졌어. 이걸 어쩐담. 도로마다 막혀 있어. 예상하지 못한 난관에 부딪혔지. 그럴 때 어떻게 하니? 할 수 없어. 포기해야지. 7호선이 정상으로 운행 안 한 경우 무료 셔틀 타는 정류장도 퍼레이드 덕분에 변경되어 훨씬 더 고생을 하고. 돌아 돌아서 정류장에 도착해 무료 셔틀 타고 메츠 윌레츠 포인트 역에 도착하니 집에서 1시간 이상 걸렸어. 말 다했지. 그러니 맨해튼까지 얼마나 오래 걸린 거야. 저녁 미술관과 발레 갈라 봐야 하는데 포기하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꾹 참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갔다.


미술관에 가기 전 5번가 북 카페에 갔어. 그날 내가 무척 힘들었던 것을 하늘이 알아버렸나. 북 카페 직원이 쿠키 약간도 주고 1불 할인 티켓 줘서 아주 저렴한 값으로 커피를 사 먹었다. 평소 북 카페 커피가 1.5불 정도라면 얼마나 좋아. 그날도 커피와 책의 향기에 파묻혀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지. 맨해튼 거리거리 화단에 핀 튤립 꽃과 수선화 꽃 향기도 맡고.


토요일도 지하철 덕분에 고생 많이 많이 하고 북 카페에 가고, 구겐하임 미술관에 가고, 발레 갈라 공연 보고 밤늦게 집에 돌아와 메모가 미뤄졌어.


이제 다시 식사 준비할 시간. 맛있는 점심 식사를 하자.


4. 22 월요일 아침 지난 토요일 일상 기록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뉴욕 부활절/ 모자 퍼레이드, 찰스 강 석양,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