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과 재즈 공연 보고

줄리아드 학교, 북 카페, 호수

by 김지수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들려오고 파란 하늘이 안녕하고 인사를 하는 수요일 아침. 이웃집 정원에 핀 라일락꽃과 왕겹벚꽃과 목련꽃도 예쁜 4월. 아침 기온은 19도.


어제도 새들의 합창도 듣고 아파트 공사 중이라 소음 소리도 들었지. 미루고 미루던 핸드폰 업데이트도 하니 기분이 좋았어. 매일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용량이 너무 많아 업데이트할 공간이 부족해 미뤘는데 꽤 많은 사진들을 삭제했다. 새들은 뭐가 그리도 좋을까. 비브라토 소리가 크게 들려와.


어제 맨해튼에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햇살이 너무 강해 선크림 바른 것을 잊어버려 다시 집에 돌아왔다. 바람과 시원한 그늘이 좋은 여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나 봐.




IMG_3484.jpg?type=w966 자목련꽃과 백목련꽃이 핀 플러싱 주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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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싱에 핀 왕겹벚꽃




이웃집 목련꽃과 왕겹벚꽃 보며 걷다 시내버스를 타고 플러싱 메인스트리트에서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가는데 아코디언으로 슬픈 멜로디 연주하는 거리 음악가 만나고 잠시 후 홈리스가 구걸을 하고 몇 정거장 가니 기타 치는 거리 음악가가 노래를 하고 뉴욕은 갈수록 빌딩이 높아만 가고, 홈리스는 점점 많아져가고, 여행객들도 점점 많아져가네. 우리네 삶이 슬픈지 거리 음악가는 슬픈 멜로디를 켜고 어제도 음악 들으며 위로를 받았지. 음악은 천상의 선물 같아. 비록 천재와 세계적인 음악가 연주가 아니고 거리 음악가가 들려주는 음악도 좋기만 하다.


영화처럼 예쁜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내려 예쁜 천정도 바라보고 커다란 트렁크 들고 다니는 여행객들도 보며 지난 추억에 잠겼다. 수년 전 스테이튼 아일랜드 가는 무료 페리를 타고 아름다운 허드슨 석양을 보러 그랜드 센트럴 역에 내렸는데 몸이 마비가 되어 통증이 심하고 걷기가 무척 힘들었다. 믿어지지 않은 순간. 내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내려 다른 지하철에 환승해야 하는데 한 발자국 걷기도 힘들었다. 과연 석양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순간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플러싱으로 돌아갈지 스테이튼 아일랜드 페리 타는 승강장 가는 지하철에 환승해야 할지 고민하다 만약 몸이 마비가 되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석양을 볼 기회라고 생각하니 고통스럽지만 가기로 결정했다. 한 걸음이 1만 보 걷는 거처럼 힘든 순간. 더구나 계단도 올라가야 했다. 천천히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 다른 지하철에 환승하고 스테이튼 아일랜드 페리 탑승하는 곳에 도착 페리를 기다렸다. 페리는 약 30분 간격으로 있고 얼마 후 페리를 타고 허드슨 강을 보며 스테이튼 아일랜드로 향했다.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스테이튼 아일랜드 페리를 타기까지 나의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아름다운 허드슨 강 석양을 보며 스테이튼 아일랜드에 도착해 맨해튼으로 돌아오는 페리에 탑승했는데 서서히 몸의 마비 증세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통증도 조금씩 누그러들었다. 그날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 늘 그랜드 센트럴 역을 지나가면 그날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어제 나의 첫 번째 목적지 5번가 북 카페에 도착해 핫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책을 폈다. 북 카페에 흐르는 음악도 들었다. 대학원 시절 무척 힘들 때 날 위로했던 조시 그로반(Josh Groban)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국에서 잘 알지 못했던 가수. 그의 따뜻한 목소리가 좋아.




수험생도 아니니 마음 가는 대로 편하게 책을 읽었지. 옆 테이블에 앉은 중국인 가족들은 지폐를 세면서 뭐라 뭐라 이야기를 하고 낯선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고 난 줄리아드 학교에 가려고 서점을 나와 지하철역으로 향해 걷던 중 멋진 분장을 한 남자를 타임 스퀘어 브로드웨이 할인 티켓을 파는 TKTS 근처에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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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스퀘어



날 위해 멋진 포즈도 취하는 남자. 거리 화단에 핀 튤립 꽃과 수선화 꽃과 히아신스 꽃 보며 1호선을 타고 링컨 센터에 내려 줄리아드 학교에 도착 입구에서 수위에게 검사를 맡고 홀 안으로 들어갔다.


저녁 6시 바이올린과 재즈 공연이 동시 열려 난 어디로 갈지 망설이다 바이올린 공연 보러 갔는데 연주가 좋았어. 클래식 음악은 마음을 차분하게 해 줘 좋아. 베토벤 곡이 정말 예쁘더라.





하지만 재즈 곡이 궁금하니 휴식 시간에 모세 홀로 내려가 잠시 재즈 공연을 감상했다. 아티스트 디플로마 재즈 공연. 후반부 공연을 봤는데 마지막 곡 피아노와 트롬본 연주가 좋았고 나머지 곡은 내 취향은 아니었다. 또 재즈 공연 보러 가서 수년 전 뉴스쿨에서 만난 음악 녹음하는 분도 오랜만에 뵈었다. 뉴스쿨 교수님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 보러 가서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는데 낯선 남자가 와서 말을 걸었다. 알고 보니 음악 녹음하는 사람이라고. 내게 무얼 하냐고 물어서 "연구소에서 일하다 그만 두니 실직자가 되었지요."라고 하니 그분이 말하길 "그게 인생이지요(C'est la Vie!)"라고 말씀했던 분. 아주아주 오래전 세라비 노래도 자주 들었지.



그 무렵 카네기 홀에서 이작 펄만과 아르게리치 공연이 예정되었는데 갑자기 아르게리치가 연주를 취소한 바람에 이작 펄만은 핀커스 주커만과 연주를 했고 레스토랑에서 생일잔치 음악 듣는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약간 실망도 했는데 음악 녹음하는 분은 그 티켓을 지인에게 줘버렸다고. 70대 이작 펄만 연주가 얼마나 좋겠어요? 하면서 기대치가 아주 낮더라.




저녁 8시 모세 홀에서 바로크 음악 공연도 열려 잠깐 공연을 보고 1호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에 도착 다시 플러싱에 가는 7호선에 환승. 플러싱에 도착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밤늦은 시간 집에 도착해 아들과 함께 호수에 산책하러 갔다. 늦은 밤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비가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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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과 초록 나무와 꽃과 음악과 책과 더불어 행복을 느끼는 나날들. 4월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구나.




4. 24 수요일 아침



그림처럼 예쁜 플러싱 주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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