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파두 축제, 줄리아드 오보에와 바이올린 곡 감상

슬픈 운명을 떠올린 파두 음악 축제

by 김지수

금요일 저녁 링컨센터 메트에서 오페라를 보려고 했는데 러시 티켓을 구입하지 못해 포기해야만 했다. 오전 글쓰기를 하고 산책하러 다녀와 점심 식사 준비하느라 그만 깜박 잊어버렸어. 정오 시간에 러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데 시계를 보니 10분이나 지났고 이미 매진이라고. 할 수 없지. 포기하는 게 행복의 지름길이야. 포기하지 않으면 불행의 시작. 세상에 오페라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금요일 저녁 맨해튼 음대에서 영화 상영도 하나 내 마음은 영화를 볼지 아니면 포르투갈 대중음악 파두 축제를 보러 갈지 고민하다 파두 음악 축제를 보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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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4124.jpg?type=w966 뉴욕 파두 음악 축제/ 브룩필드 플레이스 윈터 가든




오래오래 전 한국에서 아말리아 로드리게스 음악을 자주 들었다. 또 어느 날 뉴욕에 오기로 결정을 하고 남몰래 혼자 뉴욕행을 준비하던 시절도 매일 밤 파두 음악을 들었다. 한없이 슬프고 애잔한 파두 음악.




누가 슬픈 운명을 알았을까. 어느 날 말없이 운명이 찾아와 쾅쾅쾅하고 노크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환영해야지. 내 슬픈 운명의 주인공은 바로 나. 아무리 슬퍼도 울면 안 돼. 그러니 '개구리 왕눈이' 만화 영화도 생각나네. 운명을 사랑해야지. 내 삶이니까.


모든 인간은 태어나 죽잖아. 삶과 죽음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나도 받아들이고 감사함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지. 보통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보통 사람과 다른 길을 오래오래 고독하게 걷다 보니 저절로 깨우쳤어. 어렵고 힘들 때 옆에서 이야기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행복할 텐데 가장 힘들고 슬픈 것은 말하기도 어려울 때가 많아. 또, 친구와 주위 사람들에게 말을 해도 경험하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모르니 차라리 침묵을 지키게 된다.


그럼 친구가 없어. 천만에. 얼마나 친구들이 많아. 하늘의 별들과 달도 날 보고 있을 거야. 언제나 힘내라고 응원을 하고. 꽃들도 내가 말 안 해도 알 거야. 바람도 달도 별도 꽃도 나무도 모두 내 친구들. 친구가 아주 많구나.


또 힘들고 고독할 때 글쓰기를 하면 좋더라. 그래서 매일 글을 쓰는지도 몰라. 파두 음악 들으며 이야기가 엉뚱하게 흘러가네.


나의 사랑하는 첼로가 거실 바닥에서 부서지고 안개가 걷히고 차츰차츰 드러난 진실. 수 십 년 세월을 함께 보낸 사람을 떠나자고 결정을 하고 멀리멀리 수천 마일 날아왔지. 다른 나라에 와서 새로이 시작하는 삶 누가 쉽다고 해. 무에서 시작하는데 얼마나 늦게 시작하는데. 아... 새로운 문 하나하나 열 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지불해야 하는지. 그렇게 천천히 가고 있는 우리 가족. 단 한 사람도 우리 가족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사막 같은 미국에서 오아시스를 찾고 있지.



IMG_4130.jpg?type=w966 뉴욕 맨해튼 오큘러스 지하철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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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애절한 파두 음악 축제를 보러 가기 위해 링컨 센터에서 1호선을 타고 월드 트레이드 센터 역에서 내려 뉴욕 맨해튼에서 가장 럭셔리한 지하철역 오큘러스를 통과 후 브룩필드 플레이스 윈터 가든에 도착했다. 저녁 7시 반에 시작하는 파두 음악 축제는 며칠 전부터 시작했지만 맨해튼에 살지 않으니 포기하고 금요일 저녁에 찾아갔다. 아주 큰 야자수 나무 화분이 있는 윈터 가든에 파두 음악 축제를 보러 온 청중들이 많았다. 음악이 너무너무 슬퍼 내 가슴은 찢어질 거 같아 더 이상 듣기도 힘들었다. 슬픈 음악이 많은 것은 우리네 생이 슬픈가 봐. 뉴욕에 데뷔하는 낯선 가수의 슬픈 목소리를 듣다 지하철을 타고 밤늦게 집에 돌아왔다.


저녁 맨해튼 음대에서 열리는 영화를 봐도 좋았을 텐데 같은 시각 열리니 포기했지만 무슨 영화인지 궁금하네. 학기가 끝날 무렵 열리는 영화제. 학생들 작품을 상영하니 신선해 좋은데.


IMG_4103.jpg?type=w966 줄리아드 학보


오후 4시 줄리아드 학교에서 열리는 공연 보러 갔는데 바이올린 공연은 다음으로 미뤄져 오보에 리사이틀을 봤어. 비발디와 쇼스타코비치 곡이 정말 좋더라. 줄리아드 학교에서 가끔씩 듣게 되는 쇼스타코브치 곡들 참 좋아. 슬프면서 아름다워서 더 좋아. 오보에 하면 프랑스 시인 샤를 보들레르도 생각나. 그의 시 '교감'에 나오는 구절. 오보에처럼 달콤하고 푸른 초원처럼 푸르른 향내들...


저녁 6시 한인 여학생 바이올린 리사이틀도 봤어.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여학생은 튤립 꽃을 생각나게 했어. 왜 자꾸 튤립 꽃이 생각났을까. 우리 가족이 사랑하는 바흐 샤콘느도 연주하더라. 샤콘느 역시 한없이 슬프면서 화려한 곡. 기교가 무척 어렵다고 소문난 명곡. 음악 애호가들이 정말 사랑하는 곡이다.




맨해튼에 가려고 집에서 나왔는데 시내버스가 막 떠나버려 터벅터벅 걷다 이웃집 뜰에 핀 벚꽃과 목련꽃도 보고 거리에 떨어진 꽃 융단을 보았어. 이제 곧 벚꽃이 질 거 같아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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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4098.jpg?type=w966 뉴욕 플러싱 주택가 봄 풍경




아침 글쓰기 하고 호수에 산책하러 가는 길도 천국 같았지. 라일락꽃 향기 맡으며 걷는 행복함을 무엇에 비교하리.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들으면 천상에서 들려오는 하프 소리 같고. 호수에 도착해 사색하는 기러기 한 마리도 보고 무슨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자주 기러기 만나니 눈빛도 자주 보게 된다.


참 소동도 피웠어. 뉴욕에서 명성 높은 피터 루거스 스테이크 레스토랑이 있는데 우리 가족은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지만 BJ's 마트에서 소스만 구입해서 먹는데 최근 소스를 구입하려고 했지만 마트에서 팔지 않아서 포기했는데 오늘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가는 중 문득 생각이 나서 맨해튼 콜럼버스 서클 지하철역에 내려 홀 푸드 매장에 갔는데 내가 찾는 피터 루거스 스테이크 소스가 안 보여. 소스 하나 구입하기도 정말 어렵네. 스테이크 소스 찾아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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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싱 주택가 봄 풍경




글쓰기 하고, 호수에 산책하러 가고, 파두 음악 축제 보고, 오보에와 바이올린 리사이틀도 보았어. 정말 바빴구나. 가슴 가득 행복이 밀려오는 밤이야. 행복은 스스로 찾아야지. 이제 감사의 기도를 하고 꿈나라고 떠나자.


자정이 되어갈 무렵 빗방울 뚝뚝 소리 들려온다.



5. 3 금요일 자정이 되어가는 시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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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파두 음악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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