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어머니의 날을 보내고

북카페, 모마와 줄리아드 학교에서 보낸 어제

by 김지수
모마 모네 연꽃


하늘이 흐린 월요일 아침 기온은 7도. 최고 기온은 10도라고. 마치 겨울처럼 춥다. 5월인데 믿어지지 않아. 내일도 비슷한 기온이고 수요일부터 다시 기온이 올라갈 예정이라고.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 5월이 되니 난방을 주지 않았는데 어제는 겨울처럼 추워 난방이 들어와 좋았다. 따뜻한 난방은 정말 좋아. 마음도 따뜻해져.


이제 메트 오페라는 막이 내리고 오늘부터 American Ballet Theater 공연이 시작된다. 발레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어. 패밀리 서클 좌석은 25불부터 시작하니 가끔 봐도 좋을 거 같아.


아침에 일어나 기도를 하고 아파트 지하 쓰레기 수거함에 쓰레기를 버리고 호수에 산책을 갔다.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 곧 빗줄기가 거세질지 모르니 일찍 다녀왔어. 쓰레기를 버리면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마음에 담은 쓰레기도 매일 버려야 할 텐데 가끔 잊어버리면 곤란하지. 애꾸눈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할머니도 만나고. 그분은 플러싱에서 교사로 활동하다 은퇴하셨다고 오래전 아들과 내게 말씀하셨다. 호수에서 산책하는 기러기떼와 거북이 몇 마리와 청설모와 비둘기 떼 보고 집에 돌아오면서 사과나무 열매를 보았다.


IMG_4613.jpg?type=w966 플러싱 주택가 사과나무


얼마 전 사과나무 꽃이 피고 지더니 작은 열매가 맺혀있었다. 늦게 피기 시작한 하얀 동백꽃도 서서히 지기 시각하고 보랏빛 아이리스 꽃도 이제 서서히 지기 시작하네. 꽃도 피고 지는 시기가 있어.


어제는 Mother's Day. 미국은 5월 두 번째 주 일요일이 어머니의 날이고 6월 셋째 일요일이 아버지의 날이다. 아들과 함께 식사를 했는데 평소에도 아들이 설거지를 한다고 하지만 자주 부탁하지 않는데 어제는 아들이 설거지를 했다. 어머니의 날 최고의 선물은 ' 두 자녀의 행복과 건강'이다. 더 이상 무얼 바라리. 나의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지만 싱글맘으로 두 자녀 뉴욕에서 교육시키는 게 얼마나 힘들고 도전이었는지 몰라. 두 자녀에게 너무너무 미안하고 감사하다. 두 자녀의 행복과 건강 외에 더 이상 바랄 게 없어.



맨해튼 5번가 반스 앤 노블 북 카페 어머니의 날 공짜 커피를 주더라.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5번가 북 카페에 갔는데 빈 테이블이 안 보여 전망 좋은 창가에 가방을 두고 커피를 주문하러 갔는데 어머니의 날이라고 공짜 커피를 주었다. 작년에 북카페에서 공짜 커피 마신 기억이 없는데. 커피 맛도 좋아 더 기분이 좋았어. 노란 택시와 빨간 버스와 승용차들이 달리는 5번가 도로를 보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커피를 마시면서 잠시 책의 나라에서 산책을 했지.



IMG_4592.jpg?type=w966 뉴욕 맨해튼 그랜드 센트럴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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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카페에 가기 전 뉴욕의 명소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내렸는데 어머니의 날이라고 특별 케이크도 팔고 샤넬 향수 광고도 보였다. 샤넬 향수 광고를 보니 오래오래 전 이삿짐센터에 부탁해 포장 이사할 때 분실했던 샤넬 향수도 기억났다. 선물 받은 향수를 사용하지 않고 집에 두었는데 누가 가져가 버렸어.


어머니의 날이라 맨해튼과 플러싱에 꽃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고 꽃집에서는 미소를 짓더라. 플러싱 메이시스 백화점 근처 맥도널드 옆에서 꽃 파는 상인이 있는데 어제는 비가 내려도 출근해 꽃을 팔더라. 예쁜 곰돌이 인형도 파니 어머니의 날 선물로 곰돌이 인형을 선물하나 짐작을 했지.


북 카페에서 책과 놀다 문득 모마에 가고 싶어 졌다. 얼른 자리에 일어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서점을 나와 비 오는 거리를 걷기 시작했어. 천만 개의 빗방울이 그리는 동그라미도 보면서 우산을 쓰고 모마를 향해 걸어갔다. 오후 5시 반에 문을 닫는데 늦게 모마에 도착하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별전 미로 전시회도 봤는데 왜 갑자기 모마에 가고 싶어 졌는지 몰라. 그냥 모마에서 서성거렸다. 금요일 오후 4시-8시 사이 무료입장이라 방문자들이 아주 많아 복잡한데 어제 일요일도 방문자들이 많아 놀랐다. 4층에 올라가 늘 보던 상설 전시회를 보고 연꽃을 담은 모네 작품을 사진에 담으면서 아들과 내가 자주 방문하던 황금 연못도 떠올랐다. 집에서 왕복 7마일 거리에 있는 황금 연못에 자주 산책하러 다닌 시절도 있었는데 요즘 그곳에 간지 오래되어 기억도 희미하다. 하얀 백조가 잠든 모습도 보고 황금 연못 근처 고속도로를 건너면 멋진 바닷가 풍경이 비쳐 아름다운데 언제 가 봐야지. 왕복 7마일을 달리면 온몸에 땀이 흐르지만 아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달리면 시간 가는 줄 몰라서 좋아.


IMG_4605.jpg?type=w966 모마 앙리 마티스 붉은 방


추상화가 마크 로스코가 사랑했던 앙리 마티스 '붉은 방' 작품도 보았지. 마티스는 붉은색을 사랑했을까.


어제 겨울처럼 추워 두툼한 겨울 외투를 입고 외출했어야 했는데 봄 외투를 입고 외출하니 너무 추워 혼이 났다. 모마에서 나와 시내버스를 타고 줄리아드 학교에 가서 챔버 공연을 감상했다. 오후 5시 모세 홀에서 시작하는 공연 가운데 베토벤 첼로 소나타 음악이 정말 아름다워 행복했다. 매일 라이브 공연을 본다는 것은 축복 같아. 아름다운 음악 들으면 몸이 따뜻해진다. 아름다운 첼로 선율이 날 감동시켰어.




링컨 센터 거리 화단에는 매년 피는 보랏빛 꽃이 피어서 반가웠다. 밤늦은 시각까지 공연을 볼 수 있지만 어제는 어머니의 날이라 일찍 집에 돌아가려고 링컨 센터 지하철역에 갔는데 주말 공사 중이라 문이 닫혀 72가 역까지 거센 비바람 맞고 걸었다. 거리 화단에 파란색 수국 꽃도 피어 날 위로를 해주더라.





IMG_4606.jpg?type=w966 링컨 센터 거리 화단에 핀 예쁜 꽃들




지하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에 가서 로컬 7호선에 탑승했는데 악취 난 홈리스가 담배를 피우면서 지하철 안에 들어오니 자리를 옮겼다. 뉴욕은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금지되었는데 이상한 사람도 많아. 잠시 후 다른 홈리스가 탑승했는데 지하철과 지하철을 연결하는 문을 열고 소변을 누더라. 홈리스들 얼굴에 고통이 가득했어. 연극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표정보다 훨씬 더 리얼하는 뉴욕 홈리스들 표정.


IMG_4610.jpg?type=w966 7호선 지하철역 아트에 바둑 그림이 보여.


지하철을 플러싱을 향해 달리고 바둑 두는 지하철역 아트 보며 하늘로 먼 여행 떠난 친정아버지 생각도 났어. 아버지 저를 도와주소서,라고 기도를 했지.



IMG_4611.jpg?type=w966 뉴욕 지하철 7호선



플러싱에 도착 시내버스 타러 정류장에 갔는데 낯선 백인 여자 기사가 10분이나 빨리 출발하니 슬펐지. 버스가 막 출발하려는 순간 도착해 문을 열어 달라고 쾅쾅 두드렸지만 안 척도 안 하고 떠나는 시내버스 기사. 제 시각에 오면 감사하는데 제 시각에 올 때도 드물고 가끔은 나타나지 않고 가끔은 일찍 떠나버려. 서민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의 불편함.


하늘이 흐린 월요일 아침 호수에서 산책하고 돌아와 커피 한 잔 마시며 글쓰기를 했어.

행복 행복 행복한 하루를 보내자. 밝은 마음 긍정적인 생각이 날 행복의 나라에 데려다 줄 거야.



5. 13 월요일 아침 8:40




영화처럼 아름다운 맨해튼 그랜드 센트럴 역 언제나 복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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