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브라이언트 파크 오페라 <라보엠>

벨기에에서 온 아가씨 만나고

by 김지수

하늘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며칠 전 두툼한 겨울 외투를 꺼내 입었는데 오늘은 태양이 지글지글 타고 있어. 아카시아꽃 향기에 취하는 아름다운 5월 한여름 날씨 같아. 태양의 열기와 씨름을 하며 하루가 지나가네. 어쩔 수 없이 아마존에서 선풍기 한대 주문하니 수요일 배달해 준다고. 아마존 사장은 갈수록 더 부자가 되겠구나.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배달해주니 편리하고 좋긴 하다. 차도 없고 버스 타고 선풍기 사러 가기도 싫고.




맨해튼 브라이언트 파크 푸치니 <라보엠> 오페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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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작열하는 월요일 오후 6시 맨해튼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뉴욕시 오페라 공연이 열려서 찾아갔다.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 공연을 했지. 장미꽃 향기 맡으며 오페라 공연 보면서 옆자리에 앉은 아가씨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오페라 공연보다 아가씨 이야기가 훨씬 더 흥미로웠다. Pret a Manger에서 산 샌드위치 먹어서 뉴요커인 줄 알았는데 놀랍게 국적이 핀란드이고 벨기에서 비행기 타고 뉴욕에 온 아가씨 Pia. 비행기로 6시간 반 정도 걸렸다고. 월요일 오후 2시 반 경 뉴욕에 도착해 우연히 공원을 지나다 오페라 공연을 보게 되었다고 하니 재미있었다.


그녀는 뉴욕에 매년 1-2회 정도 방문한다고 하는데 오늘 밤은 뉴욕에서 머물고 내일 버스를 타고 펜실베이니아로 간다고. 그곳에서 요가 수업을 받는다고 하니 점점 더 흥미로웠다. 요가 수업뿐 아니라 명상과 철학 수업도 받을 예정이라고. 뉴욕처럼 복잡한 도시보다 조용한 도시가 더 좋다고 하는데 대학에서 독일어 전공을 했다고. 벨기에는 프랑스어, 독일어와 네덜란드어를 사용한다고. 핀란드 출신 아가씨는 꽤 많은 외국어를 구사하겠다. 핀란드어, 독일어, 프랑스어와 영어.


핀란드 하면 시벨리우스 작곡가가 생각이 나지.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이 정말 아름다워. 또 벨기에에서 왔다고 하니 지난 일요일 줄리아드 학교에서 챔버 공연을 감상했는데 그날 제1 바이올린 음색이 황홀해 인터넷에 검색하니 벨기에 출신 대학원생이었다고 Pia에게 말했다. 요즘 성수기라서 뉴욕 호텔 숙박 비용이 정말 비싸고 그녀는 오래전 미리 호텔 예약을 했다고. 뉴욕은 저렴한 곳은 400불 정도고 숙박 시설도 형편없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내게 요즘 무슨 전시회 볼만하냐고 물어서 휘트니 미술관 비엔날레 전과 메트 특별전이 볼만하다고 하니 혹시 힐마 아프 클린트 회고전을 봤냐고 물어서 지난 4월 중순에 봤다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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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3263.jpg?type=w966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힐마 아프 클린트 회고전 2019




그녀가 정말 사랑하는 아티스트라서 전시회 보고 싶었지만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 그만 기회를 놓쳤다고. 추상 예술의 선구자 힐마 아프 클린트가 세상에 늦게 알려졌다고. 지난번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본 그녀 특별전이 미국에서 열린 첫 전시회라고 적혀 있었다.



또 그녀는 내게 니콜라스 뢰리히 뮤지엄 아냐고 물어서 놀랐다. 뉴요커도 모른 사람이 더 많은 맨해튼 어퍼 웨스트사이드에 있는 작은 미술관. 그녀는 책을 통해 그곳을 알게 되었다고. 그래서 내일 그 뮤지엄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오래전 일요일 오후 5시 가끔 공연을 보러 방문했던 곳이나 요즘 나의 에너지 수위가 낮아 잘 가지 않고 전과 달리 예약제로 변해 귀찮아서 안 가고 있는 미술관. 멀리 다른 나라에서 요가 수업을 받기 위해 미국에 방문했다는 소식이 놀랍기만 했다. 요가하면 인도가 먼저 떠오른데 왜 하필 미국이야.


피아랑 헤어지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왔다. 에어컨이 켜진 지하철인데 승객들이 너무 많아 태양의 열기가 느껴졌다. 벌써 이리 더우면 어찌 산담. 정말 걱정이야. 시원한 바람과 차가운 냉수와 그늘이 고마운 여름이 찾아와 날 흔들고 있어. 플러싱에 도착 시내버스에 탑승했는데 백발 할머니가 탑승하니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양보했어. 아, 맨해튼 나들이 쉽지 않아. 매일매일 맨해튼에 가지만 몇 차례 환승하고 시내버스도 서서 갈 형편이라면 더 피곤하지. 맨해튼에 갈 때도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라 시내버스는 만원. 빈자리는 없었지.


갑자기 더위가 찾아와 하얀 서랍장을 열어보았다. 계절이 변하면 서랍장 정리가 시급한 듯. 작년에 무슨 옷을 입었는지 기억도 없고. 참 슬프게 청바지는 작아서 입을 수 없고 헌 옷은 구멍이 송송송 나고. 찢어진 옷이 서랍장에 누워 있으니 정말 슬펐어. 맨해튼에 가면 멋진 옷이 얼마나 많은데. 모델급 몸매는 아니더라도 서랍장에 든 청바지를 입을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슬프네. 뉴욕에서 첫 학기 수업을 받을 때 20대 학생이 친구 하자고 말할 정도였는데 세월이 얼마나 흘러갔다고 벌써 몇 년 전 입었던 옷을 입을 수 없는 건지. 나랑 친구 하자고 하니 너무 놀라서 자녀가 있다고 하니 몇 살이냐고 물어서 웃으며 중고생이라고 하니 깜짝 놀랐던 남학생은 잘 지내고 있을까. 내가 자녀가 있다고 하니 2-3세 정도 된 줄 알았다고 하니 웃었지. 나도 젊으면 좋겠어. 마음은 항상 청춘이야.



하얀 꽃들이 피어 예쁜 플러싱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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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기온도 높아서 호수에 산책을 하러 가기 땀이 났지만 그래도 참고 아들과 함께 호수에 갔다. 태양의 열기와 씨름을 하고 돌아왔어. 호수에 도착하니 하얀 꽃들이 피어 너무너무 예뻐 기분이 좋았어. 그런데 잠시 후 날 더 기쁘게 한 엄마 오리와 7마리 새끼들. 작은 새끼들이 엄마 오리를 따라다녀 귀여웠어. 호수에 산책하러 온 주민들이 새끼가 몇 마리인 줄 세어 보고 7마리라고 말해줘 알았다. 가끔은 오리가 부러워. 집도 없어도 살고, 우산도 없어도 살고, 먹을 걱정도 안 하고... 호수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온몸에 땀이 주르륵 흐르더라.


온몸에 열기 가득한데 식사 준비하니 평소보다 10배 정도 더 피곤하더라. 땀으로 목욕하면서 식사 준비를 했지. 식사 후 설거지를 하고 월요일 늦은 오후 맨해튼 북카페에 도착했다. 태양의 열기와 힘들어 북카페에 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에어컨이 켜진 곳이라 집 보다 서늘해 좋았어. 연인이 앉아 속닥속닥 하니 조금 신경이 쓰여 자리를 옮기니 연인들이 떠나더라. 날씨가 더워 맨해튼에 핫팬츠 입은 사람도 하늘하늘한 여름 원피스를 입은 사람도 많았어. 북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신 사람들도 많고.


센트럴파크에서 내일부터 셰익스피어 연극 시작한다고 소식이 오고, 메모리얼 데이 뉴욕필 무료 공연 열린다고 소식이 오고, 졸업 시즌이라고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라고 연락이 오고, 메트 오페라에서 다음 시즌 오페라 예약하라고 연락이 오고, 뉴욕 공립 도서관 등 여러 곳에서 이메일이 날아왔어.


정말이지 더운 날이라 그리스의 아름다운 바다가 그리웠어. 맘마미아 뮤지컬에 나오는 아름다운 그리스 바다. 돈이 많다면 아름다운 섬을 살 텐데. 아들과 함께 맘마미아 뮤지컬 보러 갔는데 좋은 공연이라 좋았지. 대학 시절 들은 아바의 노래도 들으며 뮤지컬을 봤어. 그리스 섬이 얼마나 예쁜지. 아들은 엄마 따라 뮤지컬 보러 가서 정말 좋다고 하더라. 아바 노래가 듣기 좋았지.


그나저나 벌써 이리 더우면 어찌 여름을 견딘담.



5. 20 월요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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