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Harmony All-Stars

뉴욕 서민들의 삶이란

by 김지수

봄비에 대지는 촉촉이 적시고 초록 나무는 한층 더 초록이 짙어가고 뉴욕 맨해튼은 안개 가득한 도시로 변했다. 천국과 지옥의 두 가지 색채가 감도는 뉴욕 맨해튼이 안개에 싸여 정말 아름다웠지. 링컨 센터에서 뉴욕필과 학생들이 함께 하는 특별 공연을 보고 밖으로 나와 백만 개의 빗방울 동그라미를 보았다. 우산을 쓰고 지하철역으로 달려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어. 왜 자주 비가 내린담. 초록 나무는 쑥쑥 크겠다. 우리들 마음도 쑥쑥 커가면 좋겠다. 예쁘고 환하고 밝은 마음이 되면 좋겠다.


링컨 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David Rubenstein Atrium)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반 무료 공연이 열리는데 가끔 다른 요일도 공연이 열리고 오늘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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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Philharmonic Harmony All-Stars

Wednesday, May 29, 2019 at 6:00 pm

David Rubenstein Atrium


뉴욕시 초중고 학생들 가운데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학생들이 뉴욕필 단원에게 레슨을 받고 함께 연주했던 프로그램이었다. 오늘 공연은 저녁 6시에 시작했는데 난 조금 일찍 도착해 리허설 공연도 봤다. 아름다운 클라리넷 소리와 비올라 소리도 듣기 좋았어. 차이코프스키와 모차르트와 듀크 엘링턴 곡도 좋고. 어제도 카네기 홀에서 공연 봤는데 오늘도 링컨 센터에서 무료 공연을 감상했으니 감사한 마음이 든다. 실은 갈지 말지 약간 망설이다 집을 나섰는데 역시 좋은 선택이었다. 하필 내가 앉은자리는 뉴욕필 단원들 바로 옆. 뉴욕필 지휘자도 가까이서 보았어. 듀크 엘링턴 "Take the A train" 곡을 듣자 중세 미술관으로 명성 높은 클로이스터스도 떠올랐어. 그 미술관에 가려면 A 트레인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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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무료 공연이라 쉐릴 할머니를 만날 수 있을지 기대했지만 볼 수 없어서 섭섭했다. 줄리아드 학교에서 공연 열리면 자주 만나는데 요즘 만난 지 꽤 오래되어가니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음악을 무척 사랑하지만 휴대폰과 컴퓨터도 없이 지내는 70대 할머니. 몇 년 전에는 휴대폰이 있었는데 요즘은 휴대폰이 안 보여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힘든 형편이라 짐작만 하고. 뉴요커들의 문화 공연 즐기는 수준은 아주 높지만 뉴욕에 이리 어렵게 지낸 분들이 의외로 많다. 초등학교 시절 만난 전남편과 결혼 후 잘 지냈다면 좋았을 텐데 왜 두 분은 서로 맞지 않았을까. 쉐릴 할머니와 스탠퍼드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전남편과 서로 취향이 너무 달랐다고 하니 슬프지.







수요일 오전 아들과 함께 호수에 산책을 하러 갔다. 감미로운 장미꽃 향기 맡으며 호수로 가는 길은 행복했어. 새들의 합창도 들으며 호수에 도착 우린 몇 바퀴 돌면서 이야기 나누고 얼마 전 탄생한 오리 가족을 찾았어. 놀랍게 오늘은 오리 새끼들이 호수에서 풀밭으로 나와 아장아장 걸으니 너무 예쁘더라. 어떻게 작은 오리가 호수에서 밖으로 나왔는지 궁금했다. 아들은 엄마 오리 등에 타서 밖으로 나왔을 거라 짐작을 하더라. 내일은 오리 만나면 물어볼까. 오리랑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가능할 텐데 오리 언어까지 배울 힘도 없어. 호수에서 노 젓는 연습을 하는 중년 남자도 왔더라. 혹시 카약을 할까 짐작했다. 호수에서 산책하면 마음 넉넉해져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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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 브런치를 먹고 아파트 지하에 가서 세탁을 했다. 며칠 전 세탁을 했는데 다시 세탁을 하러 갔어. 실은 공동 세탁기 6대 가운데 몇 대가 고장이 나서 한꺼번에 세탁을 하지 못했다. 지난번 급한 세탁물을 먼저 하고 오늘은 이불 빨래를 했는데 얼마나 힘들던지. 10년이 지난 소형차를 판 후 아파트 지하에 가서 세탁을 하는데 처음으로 세탁한 날 만난 여자분을 오늘 다시 만났다. 세상에 그분 말씀에 의하면 공동 세탁기가 34년이 지났다고 하니 얼마나 놀라운지. 그분이 이 아파트에 거주한지는 41년이 지났다고. 34년 전 그분 따님이 탄생했는데 그때 세탁기를 지금도 사용한다고 하니 뉴욕의 민낯을 본 거나. 서민들 삶이 얼마나 팍팍하고 힘든지. 만약 세탁기를 새로 구입하면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니 아직도 낡고 오래된 세탁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며칠 전에도 내 동전을 먹더니 오늘도 내 동전을 먹고 말았어. 건조기 6대 가운데 4대를 사용할 수 없어서 힘들었다. 그뿐만이 아냐. 건조기에 든 세탁물 찾으러 가니 아직도 건조기가 돌아가서 이상했는데 그분 말에 의하면 건조기가 작동하지 않고 멈춰 다시 전원 스위치를 끄고 켜고 반복했다고. 뉴욕 뉴욕!! 뉴욕의 몇 가지 얼굴을 보고 사는 걸까. 처음에 아파트 지하가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생각나서 세탁하고 싶은 마음이 뚝 떨어졌지만 차를 팔았으니 어쩔 수 없이 공동 세탁기를 사용하지. 자주 고장도 나고 전원 스위치도 나가고. 세탁하면 감사한 마음이 든다. 어렵게 어렵게 세탁을 마쳐서 다행이다. 오늘도 감사의 기도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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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우체부가 배달한 우편물을 정리했다. 매일매일 얼마나 많은 우편물이 도착하는지 몰라. 뉴욕필 다음 시즌 프로그램 보니 르네 플레밍, 유자 왕, 조슈아 벨, 다닐 트리포노프 등의 얼굴이 보이더라. 명성 높은 음악가들 전부 링컨 센터에서 뉴욕필과 공연할 예정이나 봐. 폴 테일러 댄스 컴퍼니에서도 우편물이 오고 여기저기 수많은 우편물이 도착했어. 정말 뉴욕은 공연 예술의 천국이야.


올봄 유난히 비가 자주 내린다. 비가 내려 너무너무 추워 혼이 났어. 링컨 센터는 난방이 들어오더라. 세상에 곧 여름인데 말이야. 5월 말인데 겨울처럼 추우면 어떡하라고. 일기 변화가 너무 심하니 감기 조심해야 할 거 같아.


5월 말이 되니 아파트 뜰에 인동초 꽃도 피어 향기로워. 작약꽃과 장미꽃 향기도 감돌아 좋아.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은 오월. 정말 세월이 빠르구나. 엊그제 타임스퀘어에서 새해 이브 행사한다고 떠들썩했는데 벌써 몇 달이 흘러간 거야. 세월이 흘러가면 아프고 힘든 일은 다 지나가고 좋은 일 가득하겠지. 그럴 거라 믿고 싶다.



5 29 수요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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