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산책, 장 보기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by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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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318.jpg?type=w966 뉴욕 플러싱 주택가 정원에 핀 장미꽃



장미향 감도는 아름다운 계절. 플러싱 이웃집 정원에 장미꽃이 얼마나 많이 피었는지 몰라. 감미로운 장미향이 행복을 주는구나. 비는 왜 자주자주 내리는 거야. 비야 비야 비야 그만 그쳐라.


왜 문득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시가 생각이 났을까.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아라

슬픈 날은 참고 견디라

기쁜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이 되리니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트라이베카에 있는 소호 포토 갤러리에 가는데 지하철 안 사람들 표정은 모두가 우울해. 삶이 슬픈 거나. 서민들 삶은 다 비슷비슷할까. 누구 한 명 웃는 얼굴 표정이 없어. 한 달에 한 번씩 소호 포토 갤러리에 방문해야지 하는데 한 달은 왜 그리 빨리 지나갈까. 곧 전시회 막이 내릴 거 같아 서둘렀다. 플러싱 메인스트리트 지하철역에서 7호선을 타고 74 브로드웨이 지하철역에서 익스프레스 E호선에 탑승. 빈자리가 있으면 얼마나 좋아. 하지만 빈자리가 없으니 피곤이 밀려왔지. 집에서 갤러리까지 3차례 환승했어. 카날 스트리트 역에서 지하철 역 포스터도 구경하면서 지하철 역 밖으로 나와 갤러리에 갔다. 사진작가의 부모님이 유럽 난민이었다고. 항상 검소하게 지냈고 구멍이 송송송 나 있는 옷을 입었다고. 부모님의 삶은 비극이었다는 작가의 말을 읽었다. 또 뉴욕 엘리스 아일랜드 빌딩 안을 담은 사진전도 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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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329.jpg?type=w966 맨해튼 트라이베카 소호 포토 갤러리




잠깐 구경하는 동안 할머니가 오셔 전시회를 홀로 보시더라. 잠시 후 갤러리를 나와 차이나타운 지하철역에 가서 지하철을 타고 유니언 스퀘어 역에 내렸다. 오랜만에 방문하니 간디 동상 옆에 해당화 꽃과 장미꽃이 피었더라.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 간디 동상


장미향 가득한 공원을 지나 반스 앤 노블 서점을 지나 The National Arts Club에 가서 특별전을 보았다. 정말 오랜만에 방문했어. 요즘 유니언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를 자주 안 가니 전시회 보러 가지 않게 된다. 브루클린 브라이튼 비치를 담은 사진전 보니 사랑하는 브라이튼 비치에도 간 지 꽤 오래되었구나 생각했지. 갈수록 나의 에너지는 어디로 사라지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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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339.jpg?type=w966 브라이튼 비치 담은 사진전





러시아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브라이튼 비치도 정말 아름다운데 왜 자주 가지 않았을까. 물론 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편도 2시간이니 왕복 4시간. 자주 방문하기 쉽지는 않아. 바다를 사랑하는 난 바다만 보면 기분이 좋아. 그래서 자주 바다에 가곤 했는데 한동안 방문하지 않았어. 다른 작가의 작품도 보고 나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물론 맨해튼에서 집까지 최소 3-4차례 환승하지. 에너지가 많다면 링컨 센터에서 열리는 무료 공연 보러 갈 텐데 그냥 집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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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여기저기 움직일 때 거리에서 수많은 홈리스들도 봤지. 보스턴 케이프 코드 프로빈스타운에는 한 명의 홈리스도 없더라. 왜 뉴욕에는 홈리스가 많을까. 동부 최고 휴양지 케이프 코드는 휴가철 방문하기보다 성수기 피해서 한적할 때 방문한 게 더 좋을 듯. 지난 메모리얼 데이 휴가 주말에도 상당히 복잡했다. 성수기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면 식당에서 식사하기도 힘들 거 같았지.


저녁 무렵 집에 돌아와 식사 준비를 하고 식사를 하고 노트북을 켜고 글쓰기를 하고 있네.


목요일 아침 일찍 집에서 가까운 마트에 장 보러 갔다. 요즘 아들과 함께 장 보러 가는데 아침에 나 혼자 가서 토마토, 아몬드, 체리, 복숭아, 블랙베리와 초바니 요구르트와 바게트 한 개와 닭가슴살을 구입했는데 얼마나 무겁던지. 장 보고 와서 냉장고에 담으면 별로 없는데 혼자 들고 올 때는 왜 그리 무거울까. 아들과 함께 갔더라면 반반 나누면 가벼울 텐데 혼자와 두 사람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다시 느꼈지. 어렵고 힘들 때도 누가 조금만 도와주면 좋을 텐데 혼자서 감당하기가 힘들 때가 많지. 복이 많아서 늘 어려운 일을 당할 때면 언제나 혼자더라. 살면서 얼마나 어려운 일이 많았던지 차마 셀 수도 없지. 내가 침묵을 지키면 천국에 산다고 착각하더라. 그럼 웃지. 크게 웃어. 웃자. 웃자. 웃자. 웃어야지. 잠깐 살다 먼 여행 떠나는데 행복하게 즐겁게 웃으며 살아야지. 슬프다고 울면 어떡해. 참고 견디고 살아야지. 비도 오다 그치고 해가 나오잖아. 푸시킨 시처럼 슬픈 일 지나가면 기쁜 날 올 거야. 나도 동감이야.


오전 11시경 아들과 함께 호수에 산책을 하러 갔다. 어제 봤던 염소 닮은 강아지도 다시 만나고 초콜릿색 강아지도 다시 만나고 호수에서 산책하는 오리 가족도 보고. 새끼 오리는 엄마를 열심히 따라다녀 웃었어.


조용한 하루가 지나가는구나. 장 보고, 호수에 산책하러 가고, 맨해튼 트라이베카 소호 포토 갤러리에 가고, 그리고 특별전 보러 The National Arts Club에 가고. 장미향 맡으며 산책하니 기분 좋은 하루였어.


아카시아꽃은 다 지고 인동초 꽃, 작약 꽃과 장미꽃과 아이리스 꽃 향기가 감도는 계절이야.

내일모레가 장미의 계절 6월이야. 브롱스 뉴욕 식물원 장미 정원에 가봐야지. 장미꽃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5. 30 목요일 저녁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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