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딸과 함께 레스토랑과 하이 라인에 가고

가지 않은 길

by 김지수

일요일 저녁 천둥 번개 동반한 폭우가 쏟아진다. 한낮의 기온은 27도. 태양이 불타오른 듯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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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경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딸과 함께 브런치를 먹으러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 레스토랑에 갔다. 예쁜 노란색 팬지꽃과 보랏빛 팬지꽃이 핀 화분 옆 자리에 앉아 맛있는 식사를 했다. 너무너무 복잡한 일이 많아서 사실 내 생일이 다가온 것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딸이 엄마 생일이라고 함께 식사하자고 해서 레스토랑에 갔다. 아들은 너무 피곤하니 차라리 집에서 쉬겠다고 하니 딸과 나 둘이서 레스토랑에 갔다. 맛있는 빵과 아이스커피와 홍합 요리와 아보카도 샌드위치를 배부르게 먹고 뉴욕의 명소 하이라인(The High Line)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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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565.jpg?type=w966 하이라인(The High Line)



딸은 첫 방문이었다. 딸은 늘 바쁘고 보스턴에 사니 뉴욕에서 엄마랑 보낼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하이 라인에 방문하지 못했다. 뉴욕의 명소 하인 라인에 얼마나 사람들이 많던지 공원은 뜨거웠다. 하이 라인 14th st. 계단에 올라가 걷기 시작해 전망 좋은 허드슨 강과 맨해튼 첼시 풍경도 바라보면서 허드슨 야드에 도착할 때까지 걸었다. 멀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고 메트 뮤지엄 광고와 로버트 인디애나 조각 작품 등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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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 야드



너무너무 더워 잠시 휴식하려고 허드슨 야드 명품숍 매장이 있는 빌딩에 들어가서 3층에서 퍼블릭 아트를 구경하고 있는데 초등학교 1-2학년 즈음으로 보이는 하얀색 드레스를 입은 어린 소녀가 딸에게 말을 걸었다. 아시아인으로 보이는 소녀는 엄마가 화장실에 갔는데 돌아오지 않는다고 아무리 기다려도 엄마를 만나지 못해 딸에게 도움을 구했다. 아마도 같은 아시아인이라서 도움을 청했을 거라 딸은 짐작했다. 어린 소녀는 딸의 휴대폰을 사용해도 되냐고 하면서 묻고 전화를 걸었지만 어린 소녀 엄마 휴대폰 전원이 꺼져 연락이 되지 않았다. 딸은 잠시 고민하다 어린 소녀의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빌딩 직원에게 어린 소녀 사정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하고 우린 빌딩을 떠났다. 우리가 집에 도착하니 어린 소녀가 엄마를 만났다고 연락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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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패트릭 성당



허드슨 야드 7호선 종점 역에서 7호선을 타고 타임 스퀘어 역을 지나 5번가에 내렸다. 5번가에 있는 성 패트릭 성당에 가서 기도를 드릴까 하고 방문했는데 일요일 미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성당에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오르간 소리 들으며 잠시 머물다 성당에서 나와 라커 펠러 센터를 지나 5번가 지하철역으로 돌아가다 너무 더워 잠시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쉬어 가자고 말하고 공원에 갔는데 초록 잔디밭에 앉아 휴식을 하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 우리가 쉴 공간은 없어서 브라이언트 파크 맞은편에 있는 홀 푸드 알레그로 커피숍에서 커피와 아이스티를 주문해 2층에 올라가 잠시 휴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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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트 파크 맞은 편 홀 푸드 알레그로





실은 주말 아들과 난 보스턴에 가서 어젯밤 늦게 딸과 함께 뉴욕으로 돌아왔다. 주말 보스턴에서 해프닝이 많아 영화 속 주인공으로 변한 우리 가족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고 무거운 트렁크를 들고 보스턴에서 뉴욕에 돌아오는 일은 상당히 힘들었다.


우리 가족에게 달콤한 휴식이 필요한 나날들. 잠시 휴식을 하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5번가 지하철역으로 가서 7호선을 타고 플러싱에 돌아왔다. 장미의 계절 6월이 되니 지하쳘에는 에어켠이 켜서 시원하고 좋지만 너무 추운 곳은 얼음나라 같아. 며칠 사이 사람들 옷차림은 완전히 달라졌어. 드디어 여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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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새벽 5시에 눈을 떴다. 주말 보스턴 일정의 피로가 풀리지 않았는데 혼자서 호수에 산책을 하러 갔다. 이웃집 정원에 핀 장미꽃 향기를 맡으며 새들의 합창을 들으며 호수에 가는 길은 행복했다. 보스턴은 조용한데 우리가 사는 아파트 근처에 새들이 많이 사는지 새들의 합창에 잠이 깬다. 이른 아침 중국인들은 함께 새벽 운동을 하고 있었다. 어린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이웃 사람들도 보고 어린 새끼 오리가 식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 오리도 보고 집에 돌아왔다. 오리 가족의 사랑이 아름답게 보여 좋았어.


일요일 저녁 아파트 뜰에서 어린아이들 뛰어노는 소리가 들려온다. 내게도 행복한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 세월이 흘러가니 무거워진 생의 무게와 허덕이며 발란스를 맞추려고 애를 쓰는 나를 바라본다. 생이 조금만 가벼워도 좋을 텐데 생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내가 알 수 없는 수많은 일이 내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난 현명한 대응책을 찾아야 하나 뭐가 최선인지 모르고 고민하고 방황할 때가 더 많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을 때 내게 얼마나 많은 도전이 주어질지 상상도 못 했다. 내가 뉴욕에 간다고 했을 때 내 말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생의 중반 뉴욕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뉴욕에 오고 말았다. 우리 가족은 아무도 아는 사람 없는 뉴욕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정착 초기 하루하루는 눈물로 시작해 눈물로 끝났다. 뉴욕에 와서 오랜 세월이 흘러 뉴욕이 대학 시절 꿈꾸던 보물섬이란 것을 나 홀로 발견했다. 아무도 내게 뉴욕에 대해 말해 준 사람은 없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처럼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으니 내 인생은 너무나 달라졌지만 얼마나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로버트 프로스트의 詩 "가지 않은 길")


IMG_5550.jpg?type=w966 인동초 꽃


주말 우리 가족이 보스턴에 가 있는 동안 아파트 슈퍼는 정원 손질을 했나 봐. 아파트 뜰에서 진한 인동초 꽃 향기가 퍼진다.



6. 2 일요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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