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와 함께 여름날 추억 만들기

브롱스 뉴욕 식물원 장미 정원 방문

by 김지수

딸이 서부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로 떠나는 날 목요일 오후 기온은 28도. 이제 무더운 여름이 시작됐구나. 지난 토요일 밤 보스턴에서 돌아와 며칠 뉴욕에서 지낸 딸 지금 비행기를 타고 서부로 가고 있겠다. 무엇이 딸을 기다리고 있을까. 우리 가족이 뉴욕에 처음으로 도착해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집에서 가구를 채워갈 때도 딸이 거의 대부분 가구를 조립했다. 아프고 힘든 세월이 흘러 보스턴 캠브리지 하버드대학 연구소에서 일하다 서부 스탠퍼드 대학 연구소로 옮긴다. 눈물겨운 세월이 지나면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까. 단 하나도 그저 이뤄지는 게 없는 미국의 삶! 이민자들은 모두 저마다의 서러움으로 새로운 삶을 열어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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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딸이 뉴욕에서 지낸 마지막 날.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 6월 매년 브롱스 뉴욕 식물원 장미 정원에 방문하곤 하고 어제는 두 자녀랑 함께 시내버스를 타고 갔다. 지하철과 달리 시내버스 승차감은 한국 시골길을 연상하게 하고 덜커덩 덜커덩 거리며 버스가 달리니 훨씬 더 오래 버스를 탄 거 같았다. 뉴욕 시라도 지역마다 느낌이 너무너무 달라. 세상의 부자들이 모여사는 맨해튼은 화려하지만 브롱스는 한국 시골과 비슷한 곳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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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어린 왕자 장미 '꽃



올해는 작년보다 장미꽃이 더 일찍 피기 시작했다. 우리가 식물원 장미 정원에 도착할 때 꽤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장미 정원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리. '어린 왕자 장미', '생떽쥐베리 장미'와 에밀리 브론테 소설 폭풍의 언덕 주인공 '히드 클리프 장미'도 다시 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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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할머니 친구들 사진도 찍어주니 얼굴에 장밋빛 미소를 짓더라. 장미 향기 그윽한 장미 정원 벤치에 앉아 휴식을 하는 연세 든 커플도 보았다. 아름다운 그림처럼 멋진 한 폭의 그림이었어. 아름다운 장미 정원에 오래오래 머물고 싶었지. 장미 정원 옆은 라일락꽃이 피고 어제 라일락꽃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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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식물원 입구 카페에서 딸이 엄마를 위해 아이스 라테를 주문해 시원한 커피 마시며 시내버스를 타고 맨해튼으로 돌아왔다. 맨해튼 부촌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딸은 친구를 만나고 아들과 난 근처 피자집에서 식사를 했다. 피자집에 영화 <페이스 오프>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니콜라스 케이지 사진도 벽에 걸려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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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715.jpg?type=w966 사진 중앙 왼쪽 두 번째 니콜라스 케이지




피자를 먹고 맞은편 던킨 도너츠에서 아이스 라테를 주문해 먹었다. 아들이 T- Mobile을 사용하는데 매주 한 번씩 무료 쿠폰을 준다고(한정 시기). 어제도 무척 더워 시원한 음료가 좋았어. 딸이 친구를 만나는 동안 우린 무얼 할지 고민하다 렉싱턴 애비뉴 86가에 있는 반스 앤 노블 북카페에 가서 휴식을 했다.


프릭 컬렉션 정원 사진/ 뮤지엄 사진 촬영 불가


오후 3시 반이 지나 딸이 북 카페로 찾아와 함께 뮤지엄 마일에 있는 프릭 컬렉션으로 향해 걸었다. 매주 수요일 오후 2-6시 사이 기부 입장이니 좋고. 오랜만에 방문한 프릭 컬렉션 정원에서 난향기도 맡고 분수 흐르는 소리 들으며 진한 녹색 카펫이 깔린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보았다. 딸은 영국 화가 윌리엄 터너 작품이 마음에 든다고. 뮤지엄에 방문자들이 아주 많았어. 잠시 갤러리에서 산책을 하면서 웃고 이야기하고 장미꽃 향기 맡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


뮤지엄에서 나와 플라자 호텔 근처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식사를 하고 여행 가방을 정리했다. 며칠 전부터 정리하기 시작한 여행 가방. 항공사 규정에 맞춰야 하고 더 비싼 요금 지불 안 하려니 여행 가방 정리도 쉽지 않았어. 하버드 대학 교수님이 딸에게 준 전공 서적을 가방에 넣다 다시 꺼내고 반복했어. 전공 서적은 왜 그리 무거운지 몰라. 다리미도 꺼내 집에 두었다.


딸은 고등학교 9학년 시절부터 뉴욕에서 공부하기 시작해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미국에서 태어난 학생들과 경쟁하니 정말이지 힘들었다. 끝없는 도전이 유학과 이민 생활이 아닐까 싶다. 힘든 고교 과정 부잣집 자녀들은 고액 과외를 받고 공부하는데 우리 집 형편이 비싼 과외시킬 형편도 못되고. 무엇보다 뉴욕에서 태어난 학생들과 이민자 가정 자녀들의 차이점 가운데 하나가 언어 장벽. 하루아침에 언어 장벽이 무너지지도 않으니 힘든 고교 과정 따라가기 정말 힘들지. 딸은 엄마의 뒷바라지 없이 혼자의 힘으로 천천히 자신의 길을 간다.


딸이 힘들 때 조금만 도와주면 좋을 텐데 엄마의 한계가 너무 많아서 늘 딸 혼자서 처리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아프고 무겁다. 경제적으로 조금만 도와주면 좋을 텐데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세월이 흐를수록 어려운 일도 많이 생기고 그때마다 난 어디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백 년 동안 잠들다 깨어나고 싶어. 혼자서 두 자녀를 뉴욕에서 키운 게 이리 힘들지 몰랐다.




어릴 적부터 특별 바이올린 레슨 받아서 힘들었고 뉴욕에 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니 너무너무 힘들었던 딸! 언제나 감사하다. 며칠 전 딸 짐 정리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폴란드 오케스트라랑 함께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 한 음악 시디가 나와 추억에 잠겼다. 특별 레슨이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고 세계적인 음악가들 많이도 만났지만 정말 힘든 길이었다. 지금 두 자녀 모두 음악 전공을 하지 않지만 우리 모두 음악을 사랑한다.


아직도 삶은 진행형. 아무것도 몰라. 딸이 서부에서 지내다 보스턴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하나 아직 미래가 어디로 흐를지 모른다. 미래는 어디서 우리 가족을 기다릴까. 세월이 지나면 우리 가족이 눈물 뿌리며 가꾼 정원에서 장미꽃이 필까.


삶이 내 뜻대로 되지 않고 뉴욕에 와서 살 게 될 거라 단 한 번도 미처 생각지도 않았지만 어느 날 이민 가방 몇 개 들고 뉴욕에 와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니 하루하루가 눈물바다였지. 돌아보면 아쉽고 힘들고 아픈 추억이 많다. 이제라도 남은 시간은 함께 더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



6.5 수요일 뉴욕 식물원 방문

6.6 목요일 오후 글쓰기 하다.



브롱스 뉴욕 식물원 장미 정원 6월에 방문하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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