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비와 센트럴파크 서머 스테이지

서부 여행 추억도 떠올라.

by 김지수

창밖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들려오고, 차들은 비 젖은 도로 위를 달리고, 오래전 한국에서 들었던 노래 햇빛촌 <유리창엔 비>가 생각나는 목요일 아침 어제처럼 늦잠을 자지 않아서 다행이야.

종일 비가 내릴까.

누구의 슬픔이 하늘에서 떨어질까.

슬픔아 다 떨어져라.

남은 날은

모두 웃으며 살게

날마다 웃으며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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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5841.jpg?type=w966 Birth of the Cool: 70th Anniversary Listening Party for Miles Davis's Masterpiece/ 링컨 센터 재즈 공연장

어제는 김칫국부터 마셨어. 이런 실수를 하다니. 링컨 센터에서 Miles Davis 특별 이벤트가 열려서 재즈 공연한 줄 알고 아들에게 함께 가자고 했는데 공연이 아니라 강의였어. 아들 친구도 데려갔으면 큰 일 날 뻔했어. 재미없는 강의에 바쁜 친구 초대했으면 얼마나 미안해. 재즈 음악에 대해 알면 재즈 강의가 즐거울 텐데 뭘 알아야지. 뉴욕에 와서 가끔씩 줄리아드 학교와 맨해튼 음대와 뉴 스쿨 재즈 공연과 찰리 파커 재즈 축제 보는 정도이지만 난 재즈 음악은 잘 몰라. 아들과 나 말고 아시아인도 안 보이고 대부분 연세 지긋한 분들이 많이 찾아와 강의를 들어서 놀라고 마치 대학에서 강의 듣는 분위기였다. 아들에게 재즈 이벤트 보자고 먼저 말했는데 강의가 재미없어서 센트럴파크에 가서 서머 스테이지 공연 보자고 말하고 우린 떠났다.

콜럼버스 서클 타임 워너 빌딩 5 층에서 재즈 강의를 듣고 우린 센트럴파크로 들어가니 새소리 들려 좋고 초록 숲을 보니 기분이 저절로 좋아졌다. 초록 풀밭에 앉아서 행복한 저녁 시간을 보낸 사람들을 보며 셰익스피어 동상 세워진 곳을 지나 서머 스테이지 축제가 열리는 센트럴파크 럼지 플레이 필드에 갔다.

IMG_5848.jpg?type=w966 3 Young Cantorial Superstars and a 16-Piece Orchestra Wednesday, June 12, 2019, 7:00 pm

서머 스테이지 축제 열기로 뜨거운 센트럴파크 럼지 플레이 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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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약간 늦게 도착하니 이미 공연은 시작되고 작년보다 공연장에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서 놀랐다. 갈수록 축제의 분위기가 더 뜨거워지는 뉴욕. 모두 바쁘다고 하는데 축제에 가면 사람들이 많아서 놀란다. 맥주와 와인도 마시고 샌드위치로 가볍게 식사하며 행복한 저녁 시간을 보내는 뉴요커들이 많아.

어제저녁 센트럴파크에서 뉴욕필 무료 공연도 열렸지만 우린 럼지 플레이 필드에서 유대인 음악 공연만 보고 플라자 호텔 근처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제도 브런치를 먹고 맨해튼 5번가 북 카페에 갔다. 브라이언트 파크 지하철역 옆에서 자주 만나는 젊은 여자 홈리스는 어제 드로잉을 팔고 있더라. 종이에 희망과 미소를 잃지 않는다고 적은 홈리스가 작전을 변경했어. 잠시 후 나의 도착지점은 북 카페. 회전문으로 들어가면 멋진 정장을 입은 신사가 서점에서 책을 고르면 놀란다. 뉴욕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에 올라가 빈자리에 앉아 커피와 함께 파란색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집필한 책을 감사함으로 읽어갔어. 책 한 권 집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애를 썼을까. 매일 조금씩 읽으며 뉴욕 문화를 배워가고 있다. 지난주 토요일 읽기 시작했는데 언제 다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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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가 사랑하는 할랄 가이즈 1인분 9불로 인상. 모마 근처 힐튼 호텔 맞은편에서 산다.

아들은 뉴요커가 사랑하는 할랄 가이즈 먹고 싶다고 해서 어제 오랜만에 모마 근처에서 파는 할랄 가이즈를 사러 갔는데 가격이 9불로 인상되어 놀랐다. 수년 전 1인분 6불 하니 사랑스러운 음식이었는데 9불로 인상되니 인상 써지네. 거리에서 파는 음식은 팁과 세금이 없어서 레스토랑보다 저렴한 편이지만 갈수록 인상되는 물가 서민들은 어찌 살라고. 옆에서 홈리스가 구걸을 하니 참 답답하지. 가장 서민적인 음식 사 먹는 사람들이 돈이 얼마나 있겠어. 서부 캘리포니아로 떠난 딸이 거기도 할랄 가이즈 판다고 하는데 가격이 13불이라고. 미국 최고 부자들이 사는 팔로 알토는 렌트비도 너무너무 비싸고 음식값도 더 비싸.

지난 며칠 팔로 알토 태양이 폭발해 빌딩 전기가 나 가고 난리가 났다고. 오래전 미국 서부 여행에 갔지만 사실 실리콘 밸리 팔로 알토는 내게는 너무나 낯선 세상인데 딸이 그곳에서 일하니 이제 조금씩 새로운 세상이 보일까. 미국 동부와 서부는 너무나 다르지. 대학원에서 공부할 적 두 자녀와 함께 서부 여행 가서 혼이 난 추억도 떠올라. 그리 고생할 거라 미처 생각도 못했지.

광활한 서부 여행 한인 여행사에 예약해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새벽 2시에 일어나기도 하고 새벽 4시에 일어나기도 했어. 여행사에서 만든 스케줄대로 움직이는데 너무너무 먼 거리라 오래오래 버스를 타고 다녔어. 한여름 미국 시골길에서 여행사 투어 버스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모두 고생을 했지. 그때 한인 가이드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더라. 미국 서부는 너무나 넓으니 회사에 연락해도 바로 버스가 오는 것도 아니고.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몰라. 한인 가이드는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 가서 1년에 번 돈을 하룻밤에 날려버렸다는 슬픈 일도 말하며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하더라. 카지노에서 돈 벌어 인생을 바꿔보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거꾸로 재산을 탕진한 사람들이 많으니 슬프지.

그때 우리 가족 말고 뉴욕에서 온 중년 남자 한 분이 계셨는데 뉴욕에 온 지 10년이 지나 처음으로 미국 여행한다고 하더라. 한인 마트에서 10년 동안 일하고 있다고. 서부 여행이라 미국 전역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 만났는데 비즈니스 한 분들도 많고 한국에서 온 여행객들도 만났어. 나랑 비슷한 나이인데 과거 스페인어 학과가 인기가 없었는데 졸업하니 쉽게 교수가 되었다고. 여자 교수는 힘든 박사 과정 마치고 작가 남편과 늦게 결혼하니 자녀가 아주 어렸다. 함께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근처 술집에서 이야기했는데 모두 추억이 되었구나.

요세미티 공원, 그랜드캐년, 탄광촌과 세계적인 골프 코스로 명성 높은 페블 비치 등을 구경했는데 아름다운 페블 비치 골프장에 도착했을 때 비가 주룩주룩 내려 안개 가득했는데 한인 가이드가 심수봉이 부른 <백만 송이 장미> 노래를 들려주고 탐 크루즈가 주연으로 나온 <A Few Good Men> 영화도 보여주었지. 어느 날 맨해튼에서 가사 도우미(필리핀에서 온 중년 여자)를 만나 이야기했는데 탐 크루즈 집에서도 일했다고 하니 세상 좁다고 느꼈어. 그래서 그의 인품이 어떤지 물었는데 정말 좋다고 했지. 뉴욕에서 별별 사람들 다 만나 세상 이야기 듣는구나.

어제 고등학생들 졸업시즌인지 가운 입고 맨해튼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이 많아 평소보다 훨씬 더 복잡해 걷기도 힘들었다.

목요일 아침 유리창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들으며 커피 마시며 초록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며 서부 여행 추억에 잠겼어.

여행사에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10박 11일 여행이 $2740불이라고(9/30-10/10), 이스라엘과 요르단 10박 11일 항공 포함 가격이 $3090(10/23-11/2)이라고 연락이 오네.

6. 13 비 내리는 목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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