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저녁 7시 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 무료 공연 열려.
여름 비 내리는 목요일
북 카페에서 진한 커피 향기 맡으며
래디 가가의 <장밋빛 인생> 노래를 들으며
푸른 바다 연상하게 하는 파란색 눈동자 백인이 쓴
책을 읽고
미드타운에서 피자 한 조각 먹고
매주 목요일 무료 공연 열리는
링컨 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에 가서
프랑스 록 음악 공연을 봤지.
여름이 시작되었나
옆 자리에 앉은 백발 할아버지 몸에서
땀 냄새가 풍겨
참고 참고 참는데
할아버지 반대편 여자도 드디어 참지 못하고 자리를 떠났다
아름다운 프랑스 록 음악은 들려오고
아름다운 여름날의 추억이나
젊은이들이 부르는 프랑스 록 음악 공연에
줄리아드 학교에서 자주 만나는 노인들을 비롯
백발노인들도 많이 찾아와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도 떠올랐어.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그것은 장밋빛 뺨, 앵두 같은 입술,
하늘거리는 자태가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을 말한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물에서 오는 신선한 정신,
유약함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를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이십의 청년보다
육십이 된 사람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우리가 늙는 것은 아니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
세월은 우리의 주름살을 늘게 하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지는 못한다.
고뇌, 공포, 실망 때문에 기력이 땅으로 떨어질 때
비로소 마음이 시들어 버리는 것이다.
육십 세이든 십육 세이든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는 놀라움에 끌리는 마음,
젖먹이 아이와 같은 미지에 대한 끝없는 탐구심,
삶에서 환희를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법이다.
그대와 나의 가슴속에는
남에게 잘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간직되어 있다.
아름다움, 희망, 희열, 용기
영원의 세계에서 오는 힘,
이 모든 것을 간직하고 있는 한
언제까지나 그대는 젊음을 유지할 것이다.
영감이 끊어져 정신이 냉소라는 눈에 파묻히고
비탄이란 얼음에 갇힌 사람은
비록 나이가 이십 세라 할지라도
이미 늙은이와 다름없다.
그러나 머리를 드높여
희망이란 파도를 탈 수 있는 한
그대는 팔십 세일지라도
영원한 청춘의 소유자인 것이다.
링컨 센터에서 프랑스 록 음악 공연을 보며 오래전 만난 유대인 의사도 떠올랐어. 어느 날 내게 U2 공연 티켓 내밀며 함께 공연 보러 가자고 했는데 거절하니 깜짝 놀랐다. 그를 만난 지 오래되어간다. 또 핑크 플로이드 음악 사랑하는 시인도 생각났어. 그는 핑크 플로이드 셔츠를 입고 있었지. 뉴욕에서 만난 사람들 가운데 록 음악 사랑하는 사람들도 많더라. 오래오래 전 뉴저지에서 열리는 본 조비 공연도 떠올라. 당시 롱아일랜드 제리코에 살 무렵 타임 스퀘어 옆 Port Authority Bus Terminal에서 버스를 타고 뉴저지에 가서 공연을 보고 자정이 지나 집에 돌아왔어. 롱아일랜드에 사니 교통이 무척 불편해 힘들었지. 록 공연 규모가 얼마나 큰지 세상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깨닫던 날. 멀리서 비행기 타고 본 조비 공연 보러 온 사람들도 많았지.
여름 비 내리던 날 추억에 젖으며 아침에 글 쓰기 하다 식사를 하고 오후 맨해튼 북 카페에 갔는데 오늘도 브라이언트 파크 옆에서 희망과 미소를 잃지 앉는다는 젊은 홈리스가 드로잉 작업을 하는 것을 보고 몇 발자국 걸으니 자라 매장 앞에서 낱말 맞추기 하는 홈리스 보았지. 세상의 부자들이 모여사는 맨해튼에 왜 이리 홈리스들이 많을까.
46가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도착하니 빈자리가 안 보여 잠시 서성거리는데 커플이 떠날 채비를 하자 얼른 앞으로 가니 "이 테이블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라고 하니 Richard Max 노래도 떠올랐어.
잠시 후 커피 한 잔 주문해 테이블 앞으로 돌아오니 래디 가가의 <장밋빛 인생> 노래가 흘렀지.
북 카페에서 나와 피자 한 조각 먹으러 갔는데 멋진 정장 입은 젊은이도 나처럼 피자 한 조각 사 먹으니 웃고 말았어. 삶이 다 그런가. 뉴욕 문화는 정말이지 좋지만 생존하기 너무너무 힘든 도시. 비싼 렌트비만 아니라면 더 좋을 텐데 3D 프린터로 집도 짓고 있다는데 언제 집값이 내려갈까.
초고속 비행기도 만들어져 지구촌이 일일 권이면 얼마나 좋아. 물론 비행기 값도 저렴해야 누구나 이용하지. 그럼 서울과 뉴욕과 런던과 파리가 가까울 텐데. 나 어릴 적 상상하던 많은 게 현실로 이루어지는 세상으로 변했지만 아직도 현실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많다.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집 걱정 안 하고 행복한 세상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언제 우리 모두에게 그런 장밋빛 날이 찾아올까.
라카 펠러 센터 지하철역에서 지하철 타고 콜럼버스 서클 지하철역에 내려 프랑스 록 공연 보러 링컨 센터에 갔다. 가는 길 1불어치 노란 바나나 사 먹었지. 땀냄새만 아니었다면 좀 더 오래 프랑스 록 음악 공연을 봤을 텐데 도저히 참기 어려워 일찍 떠났다.
링컨 센터 지하철역 가는 길 오랜만에 링컨 센터 분수대를 바라보았다. 그곳을 바라본 지 몇 년 지난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몇 달 복잡한 일들이 많아서 내 마음은 꽃잎처럼 흩어졌지. 세월이 흘러가면 고통받던 지난 시절은 아름다운 추억이었다고 말할 날이 오면 좋겠다. 비록 머리카락에 하얀 눈송이 흩날리지만 내 마음은 사무엘 울만의 <청춘> 시처럼 언제나 청춘이야. 매일 왕복 수 시간 지하철과 시내버스 타고 맨해튼에 가서 책을 읽으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세상에 노출되니 매일 젊음의 샘물을 마시고 있지. 날마다 젊음의 샘물을 마시니 행복하지. 그렇지 않아.
여름밤 빗방울 뚝뚝 떨어지는 소리 들려온다.
6. 13 목요일 여름 비 내리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