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자녀를 출산한 이스라엘에서 온 여행객

뉴욕 북 카페에서 여행객과 이야기하다.

by 김지수
4명의 자녀를 출산한 이스라엘에서 온 엄마 건강이 허락되는 한 명 더 출산하고 싶다고 하니 얼마나 놀라워! 그녀가 뉴욕은 볼 것도 너무 많고, 할 것도 너무 많아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도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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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플러싱 주택가 / 앵두나무, 나리꽃

수요일 밤도 점점 깊어만 간다. 아침 일찍 세탁을 하고 아들과 함께 호수에 산책하러 다녀오고 식사 준비를 하고 점심을 먹고 맨해튼에 갔다. 어제 카네기 홀에서 우치다 피아노 공연 보고 자정 가까울 무렵 집에 도착해서 그런지 피로가 회복되지 않아 에너지 수위는 낮기만 했던 하루. 5번가 지하철역에 내려 "모든 거 다 잃었지만 미소와 희망을 잃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젊은 여자 홈리스가 남자와 이야기 나눈 것을 보고 5번가 북카페를 향해 걸었다.

손님이 많아 빈자리가 없어서 몇 바퀴 돌다 겨우 발견한 자리에 가방을 두고 커피를 주문하러 갔다. 7호선 타고 맨해튼에 오는 중에도 잠이 쏟아져 혼이 나 북 카페 도착하자마자 커피를 주문했다. 핫 커피 마시고 책을 펴는데 옆자리에 네 명의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엄마가 나의 시선을 끌었다. 막내가 두세 살로 보이는 어린 딸이고 나머지는 유치원생 즈음으로 보이는 아들들. 그런데 놀랍게 젊은 엄마는 임신 6개월 정도로 보여 놀랐어. 요즘 세상에 자녀 한 명 키우는 것도 너무너무 힘들다고 출산도 하지 않은 가정도 많다고 특히 한국 출산율은 너무 낮아 국가적인 문제라고 하는데 놀랍기만 했다. 엄마와 4명의 자녀들은 초코칩 쿠키와 빵을 나눠 먹고 떠났다.

IMG_6211.jpg?type=w966 이스라엘 여행객 테이블 위에 놓인 책 두 권

얼마 후 도착한 엄마와 아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도저히 알아듣기 어려워 무슨 언어냐고 물으니 히브리어라고. 이스라엘에서 온 엄마와 아들. 그녀는 내게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그녀 아들이 한국 음식이 먹고 싶다고 하며 맨해튼 Cote레스토랑이 어디에 있는지 아냐고 물었다. 잠시 후 지도를 보니 매디슨 스퀘어 파크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인데 달러 사인이 4개가 있으니 식사비가 결코 저렴하지 않은 곳. 그녀 아들은 한국 불판에서 구운 바비큐 요리가 먹고 싶다고. 이스라엘에서 온 아들 엄마가 그 정도면 식사비가 비싸 다른 곳에 가자고 말하고 카네기 홀 근처에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 Patsy's에 대해 물었다.

뉴욕에 살면서 명성 높은 한식당에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하지. 매일 집에서 한식을 먹고. 맨해튼 고급 식당 한국 요리는 너무 비싸고 팁과 세금을 합하니 더욱 비싸서 눈을 감는다. 그녀에게 주중 맨해튼 한인 타운 런치 스페셜 가격은 저렴하니 이용하면 좋다고 말했어. 물론 그녀 아들이 먹고 싶은 바비큐 요리는 런치 스페셜 메뉴에 속하지 않고 비싼 편이다.

그녀 아들이 커피를 주문하러 간 사이 우린 잠시 이야기를 했다. 오늘따라 피곤해서인지 책에 집중도 되지 않았어. 그녀는 내게 이스라엘 아냐고 물어서 여행 간 적은 없지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 말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사는 여자들은 모두 일을 한다고. 그녀의 영어가 정말 유창해 놀랐는데 영어 교사였다. 이스라엘과 뉴욕이 비행기로 12시간이고 비행기 티켓은 시즌마다 다르다고. 왜 내게 뉴욕에 왔냐고 물어서 자녀 교육이라고 하니 그녀가 웃었다. 그녀 역시 아들에게 뉴욕에 대해 보여 주고 싶어서 여행 왔다고. 뉴욕 여행이 처음은 아니고 가끔씩 방문한다고. 또 내게 어디에 사냐고 물어서 중국인과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플러싱에 산다고 했어.

잠시 후 날 놀라게 한 그녀. 아들이 4명이나 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있어. 정말 유대인들은 놀랍기만 해. 더 놀란 것은 건강이 뒷받침되면 한 명 더 출산하고 싶다고. 직장 생활하면서 어찌 자녀를 4명이나 키우냐고 물으니 엄마의 사랑이라고. 이스라엘에 돈 많은 부자들도 아주 많지만 중산층이 많고 뉴욕처럼 홈리스들이 거리에 많지는 않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사회주의 국가이고 미국은 자본주의 국가. 미국은 빈부차가 정말이지 큰 나라다.

그녀가 뉴욕은 볼 것도 너무 많고 할 것도 너무 많아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도시라고. 뉴욕이 아무리 매력적인 도시라고 해도 알아야 즐길 수 있지. 뉴욕 문화에 대해 모르면 여행객 많은 도시라 피곤하기만 하다. 특히 지하철은 복잡하고 거리에 홈리스 많아서 불쾌한 추억만 쌓을 수 있는 도시다.

이스라엘 하니 생각나는 폴란드계 유대인 강사. 오래오래전에 만난 영화배우처럼 미모의 강사도 떠올라. 브루클린 병원에서 일하다 의사 남편 만나 결혼해 4명의 자녀를 출산했는데 어느 날 남편이 식물인간으로 변해 너무너무 힘들다고. 여자 혼자 벌어서 가정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으로 변할 줄 상상도 못 했다고. 남편 친구들은 의사고 모두 잘 사니 함께 어울리기도 힘들다고. 너무 어려운 형편이라 첫딸은 이스라엘로 대학을 보냈다고. 이스라엘에서 무료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무렵 처음으로 이스라엘에 대해 조금 들었다.

5번가 반스 앤 노블 북 카페는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장소 같아 보인다. 가끔씩 낯선 여행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니 좋아. 오래된 친구처럼 그녀랑 이야기를 했다. 그녀가 찾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가는 방법도 알려주었어. 그녀는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야 하는지 물었지만 북 카페에서 아주 가까워 걸어서 갈 수 있다고 하면서 방향을 알려주었다. 그녀는 내 테이블 위에 놓인 책들을 보면서 모두 구입할 거냐고 물어서 뉴욕 북카페는 편하게 책을 읽으면 되니 꼭 구입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지. 또한 그녀에게 서머 스테이지 공연과 브루클린 덤보 축제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IMG_6212.jpg?type=w966 맨해튼 미드타운 빌딩도 무지갯빛으로 장식을 한다/ 6월 프라이드 축제가 열리는 달

수요일 저녁 8시 센트럴파크에서 서머 스테이지 열리나 기운이 없어서 가지 못하고 집에 돌아와 휴식을 했다.

6월은 프라이드 축제가 열리는 달이고 5번가를 비롯 많은 곳에서 무지갯빛으로 장식을 한다. 심지어 무지갯빛 우산을 쓸 정도야. 맨해튼 어퍼 웨스트사이드 심포니 스페이스에서도 LGBT 특별 행사가 열려 엘튼 존, 데이비드 보위 등의 노래를 부른다고 하는데 에너지가 없어서 그냥 집에 돌아왔어.

엘튼 존 노래도 자주자주 들었는데 세월만 흘러가고 있다.

뉴욕 수요일 밤 기온은 23도 습도는 98%. 언제 날씨가 좋아지려나. 서부 팔로 알토는 날씨가 환상적이던데.

6. 20 자정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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