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 여름날의 추억 2019
새들의 합창 들려오는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 날씨는 환상적이야. 자주자주 비가 내리고 습도가 100%에 가깝다 비가 뚝 그치고, 창으로 시원한 바람도 들어오고 습도가 55%로 내려가니 천국 같아. 그런데 난 몸살이 났는지 새벽에 눈을 떠 글쓰기를 하려다 포기했다. 몇 시간이 흐른 후 일어나 노란 유자차를 끓여 테이블로 가져왔다. 시내버스 달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사람들은 아침부터 어디로 떠난 걸까. 새들의 비브라토 소리 들려오고 이 좋은 날씨에 새들은 뭐라고 말하는 걸까.
어제 토요일 브루클린 코니 아일랜드에서 인어공주 퍼레이드가 열렸다. 드디어 여름이 시작됐다는 신호를 알리는 성대한 축제다. 오후 1시부터 코니 아일랜드 지하철역 부근에서 열리는데 인기 많은 축제라 축제를 보러 온 구경꾼들이 너무너무 많아 복잡하다. 작년에 12시경 즈음 도착하니 좋은 자리가 없어서 축제 구경도 어렵고 고생만 하니 어제는 아침 일찍 눈뜨자마자 간단히 식사하고 아들이 준비한 샌드위치를 가방에 담고 집을 떠났다.
시내버스 타고 플러싱 지하철역 앞에 도착하니 홈리스가 "Good Morning"하고 인사를 했다. 얼른 메트로 카드 긋고 로컬 7호선에 탑승 퀸즈보로 플라자 역에서 N에 환승 종점역 브루클린 코니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집에서 3차례 환승하고 편도 2시간 정도 걸린다. 플러싱과 브루클린을 잇는 지하철이 노선이 좋다면 2시간이 걸리지 않을 텐데 맨해튼으로 돌아가니 훨씬 더 오래 걸린 듯. 차를 타고 달리면 40분 정도 걸린다고 하고 왜 오래전 뉴욕 지하철 개통 시 플러싱과 코니 아일랜드 연결하는 지하철을 만들지 않았을까 궁금하지.
코니아일랜드에 도착해 맥도널드에 들어가 화장실 가는데 늙은 여자 홈리스가 따라와서 돈을 달라고 하는데 화장실까지 와서 구걸하니 피곤했고, 잠시 후 커피 한 잔 주문하는데 그녀가 배가 고파 힘들다고 하면서 눈물을 그렁그렁 하면서 말하니 가슴이 너무 아팠다. 어제 내 지갑에 5불 지폐 한 장 들어 있고 5불 지폐 꺼내 직원에게 주고 계산하니 홈리스가 남은 돈 달라고 말했다. 플러싱에서 홈리스에게 아침 인사받고 코니 아일랜드에서 홈리스에게 돈을 주웠다. 그런데 날 보고 웃는 맥도널드 여직원. 그녀가 웃자 매일 홈리스가 오냐고 물으니 그런다고. 순간 난 홈리스의 연기에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뉴욕에 와서 거리에서 구걸하는 홈리스들 표정을 보고 얼마나 리얼했는지 느꼈는데 어제는 속았어.
뉴욕에서 가장 싼 커피 값이 맥도널드 아닐까 싶어. 1.1불이니. 그런데 어제는 2.1불을 주고 마셨어. 아주 싸지 않지. 이탈리아 피렌체 사는 분이 말하는 커피 가격이 뉴욕보다 훨씬 더 저렴하니 뉴욕 커피값이 너무 비싸단 생각이 들었어. 물론 맨해튼 부동산 값이 하늘처럼 높으니 모든 물가가 하늘로 올라가겠지.
인어 공주 축제는 오후 1시부터 시작. 난 일찍 도착해 사랑하는 바닷가 구경하러 갔어. 브루클린 남쪽의 끝 코니 아일랜드는 뉴욕 지하철이 개통되기 전에는 호화 휴양지였는데 지하철이 개통하니 타임 스퀘어 역에서 약 1시간 걸리는 곳이라 지금은 서민들의 여름 휴양지로 변했어. 코니 아일랜드에 열리는 두 가지 축제가 가장 명성 높다. 새해 첫날 북극곰 클럽(Polar Bear Club) 회원들이 갖가지 의상을 입고 대서양 바다에 뛰어드는 축제와 매년 6월 열리는 인어 공주 퍼레이드.
또 미국 독립 기념일 7월 4일에 열리는 네이산즈 핫도그 먹기 대회가 유명하다. 해변을 따라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보면서 뜨거운 모래사장 위를 걸을 수도 있고 해변 산책로 (Boardwalk)를 거닐 수도 있어서 좋아. 놀이동산과 음식점이 많은 코니 아일랜드 옆은 브라이튼 비치로 연결이 된다. 코니 아일랜드 보다 더 조용하고 러시아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곳.
어제 하얀 갈매기들 나는 바닷가를 거닐고 수영하는 사람들 보며 천천히 산책하다 브라이튼 비치 골목도 거닐며 추억에 잠겼다. 수년 전 코니아일랜드에서 만난 뉴요커랑 이야기를 했지. 맨해튼 이스트 빌리지에서 노래를 부른다고 날 초대했는데 가지는 않았다. 하와이에 섬도 갖고 있다고 하면서 내게도 하와이에 섬을 구입하라고 하니 웃었던 기억이 난다.
브루클린 명성 높은 청과물 주인이 한인들도 꽤 있다고 하면서 부지런하고 돈도 많다고. 러시아 기념품과 서적과 음반 등을 판매하는 가게도 지나며 걷다 다시 바닷가 산책로를 따라 거닐며 아름다운 인어 공주 의상으로 분장한 사람들도 바라보았다.
오후 1시 축제가 시작. 군중들의 함성이 들려오고 멋진 분장을 한 인어 공주 퍼레이드가 열리고. 너무너무 멋진 분장한 사람들이 많아서 놀라고, 무지갯빛으로 얼굴을 분장하고 몸에 수족관 그린 뉴요커도 보고 웃고, 왕관을 쓴 인어 왕자도 보고, 정말이지 화려한 복장에 감탄을 했던 인어 공주 퍼레이드 축제. 어제는 어린아이들 분장시켜 데리고 온 젊은 부부도 많았다. 초록빛, 파란빛, 보랏빛, 은빛, 금빛 인어 공주와 인어 왕자님들은 축제가 끝나고 모두 파티에 갔을까. 축제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거처럼 뜨겁기만 하고.
축제는 비즈니스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축제를 보면서 모두 한마음이 되고, 여름날 멋진 추억을 만들어 주고. 열정 많은 뉴요커들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축제. 왜 하필 축제 이름이 인어 공주 퍼레이드일까. 슬픈 인어 공주!
어제 왕복 4시간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뜨거운 태양 아래서 축제를 보고 집에 돌아와 잠시 휴식하고 아들과 함께 호수에 산책하러 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트에 장 보러 갔다. 브루클린에서 지하철 타고 플러싱으로 돌아오는 길 <화이트 댄스 컴퍼니>에서 토요일 저녁 공연 열린다고 하나 자메이카 공원이라 집에서 가깝지 않아 포기하고 말았다. 인어 공주 퍼레이드에 참가하려고 멀리 콜로라도에서 온 사람도 있다고 하니 놀랍고 내 옆에 서 있던 남자는 뉴질랜드 모자를 쓰고 있었다. 가방에 몇 개의 카메라를 담고 있어 프로 사진작가라고 짐작했다.
6. 23 일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