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첫날 에피소드

호수 산책, 북 카페, 스트랜드

by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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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플러싱 공원 아침 풍경





푸른 바다 하얀 갈매기 그리운 7월의 첫날 아침 아들과 함께 호수에 산책하러 가는 길 예쁜 채송화 꽃과 코스모스 꽃을 보니 반가웠어. 호수 한가운데서 거북이들 일광욕하고 중국인 두 명은 초록 숲에서 칼을 들고 운동을 하니 마치 영화 장면 같고 오랜만에 호수에서 노 젓는 연습하는 아저씨도 보았다.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


집에 돌아와 식사를 하고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 북 카페에 갔다. 5번가 북카페로 출근하다 다시 유니온 스퀘어로 장소를 변경했는데 빈자리 쉽게 구해 앉아 커피를 주문했는데 오늘은 인내심 테스트를 받고 말았지. 20대 청년으로 보이는 흑인 청년이 한 손에 런던, 파리, 뉴욕, 동경, 베이징, 모스크바, 상하이 등 세계적인 도시 이름이 적힌 가방을 들고 혼자 중얼중얼하는데 바로 옆이라 도저히 책에 집중하기 어려워 화장실에 갔는데 지팡이 든 난쟁이 할머니가 오셨다. 눈치 빠른 백인 아가씨가 난쟁이에게 먼저 화장실 사용하라고 양보하니 얼른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더라.


어릴 적 동화책 <신데렐라와 일곱 난쟁이들> 읽으며 처음으로 난쟁이에 대해 생각했지만 뉴욕에 와서 난쟁이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 인기 드라마 <왕자의 게임>에 나오는 주인공 난쟁이는 또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놀랍지. 뉴욕에서 만난 난쟁이들 가운데 가장 기억나는 난쟁이는 플러싱 Citi Field 야구장에서 야구 경기를 볼 때 만난 사람들. 아들과 내가 앉은 바로 앞자리에 앉은 난쟁이들이 맥주를 마시며 얼마나 좋아하던지 놀랐어. 지갑을 꺼내 돈을 세는데 너무너무 많아서 또 놀라고. 어디서 그 많은 돈을 번 거야 하면서 웃었어.


오늘 북 카페에서 휠체어 타고 오셔 여행서 읽는 할머니도 보고, 이탈리아와 스웨덴 등 여러 여행서 읽은 사람도 보고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사람도 보고 뉴욕 타임스와 책을 읽는 사람도 보았지.


내 옆자리에서 꽤 오랫동안 소란을 피운 남자가 떠난 후 다른 몇몇 사람들이 와서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하니 포기하고 서점을 나왔다. 월요일이라 유니언 스퀘어에서 그린 마켓이 열리는데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체리가 1파운드당 7불, 토마토가 파운드당 5불. 뉴욕의 명성 높은 셰프들이 사랑하는 그린마트이지만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


그린마트 하면 오래전 카네기 홀에서 만난 미네소타 주 출신 중년 남자가 떠올라. 그분은 뉴욕에서 한 달 동안 머물면서 카네기 홀에서 자주 공연 보고 자주 뮤지엄에 가서 전시회 본다고. 내게 유니언 스퀘어 그린 마켓 과일과 식품 가격이 왜 비싸요?라고 물어 웃었어. 거리에서 열리는 그린 마켓이라 렌트비도 없을 텐데 가격이 왜 저렴하지 않은지 몰라. 그분이 바케트 말고 저렴한 게 없어요,라고 했지. 문득 그분도 생각이 났어. 그분도 뉴욕 문화가 정말 좋다고 뉴욕에 살고 싶다고 하셨지.


뉴요커가 사랑하는 스트랜드 /뉴욕 아이콘 서점


서점에서 나와 그린 마켓 구경하다 사랑하는 스트랜드 서점에 가서 잠시 헌책을 살펴보다 마크 트웨인 자서전을 봤지만 너무 두툼하니 구입은 하지 않았다. 어릴 적 그가 집필한 <왕자와 거지> 읽으며 재미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읽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클래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왕자는 거지가 되어야 거지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서로 다른 클래스 사람들이 서로 다른 삶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듯.


뉴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왔는데 어릴 적 한국에서 재미있게 읽은 책의 저자들이 뉴욕과 인연 깊어 놀란다. <마지막 잎새> <크리스마스 선물>을 집필한 오헨리, < 백경(모비딕)>을 집필한 허만 멜빌 등을 비롯 그 외에도 아주 많은 작가들이 뉴욕과 인연이 깊다. 에드가 앨런 포, 프란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J.D. 샐린저, 헨리 제임스, 존 스타인벡, 월트 휘트먼, 이디스 워튼, 테네시 윌리엄스, 트루먼 카포티, 아서 밀러, 헤밍웨이 등.


스트랜드 서점을 떠나 뉴요커가 사랑하는 메종 카이저에 들려 아들이 좋아하는 빵을 구입해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와 식사를 했는데 저녁에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너무 더워 냉동고 문을 여는데 얼음이 사르르 녹아 있는데 냉동고가 작동을 멈춘 듯 보여. 순간 슈퍼 얼굴이 떠오른데 과연 냉동고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하면 수리를 해줄지 의문이 들고. 잠시 어지러운 순간 냉장고에서 수박을 꺼내 먹었다. 마지막 수박이었어.


그러다 시간이 꽤 흐른 후 혹시나 하고 다시 냉동고 문을 열었는데 작동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어. 무더운 여름날 냉동고까지 고장이 나면 어찌 살라고. 오늘 냉동고가 내 심장이 얼마나 빨리 뛰는지 알고 싶었을까. 아파트 지하 공동 세탁기 나이가 34살이라고 하니 냉동고 고장이 나면 새로운 냉장고 사주기 어려울 거 같고 마음 무거웠는데 다행이야. 7월의 첫날 냉장고가 나의 가슴을 서늘하게 하구나.


지구촌 날씨가 지역별로 다르네.


뉴욕 날씨 26도/ 밤 11시 / 최고 기온 29도

서울 날씨 27도/ 정오 / 최고 기온 28도

런던 날씨 13도/새벽 4시 / 최고 기온 22도

파리 날씨 15도/새벽 5시 / 최고 기온 26도

베를린 날씨 15도 /새벽 5시 / 최고 기온 22도

피렌체 날씨 20도/ 새벽 5시/ 최고 기온 37도까지 오른다고






플러싱 주택가에 핀 나리꽃들



지난주 뉴욕 날씨 습도가 90%가 넘어 너무 힘들게 하더니 습도가 약간 내려가니 지난주 보다 더 견딜 만 한데 밤이 되니 아파트 지붕 열기가 그대로 집에 쏟아져 열기가 느껴진다. 아름다운 이탈리아 피렌체 폭염이라 힘들겠어.


내일 뉴욕은 33도까지 오른다고. 또 여름 비가 내린다고 하네.

햇살이 뜨거워 초록 나무 그늘과 바람이 고마운 계절.

7월의 첫날도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7. 1. 월요일 밤 자정이 되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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