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삶은 복잡하지만 행복 을 찾아 떠나자.
즐겁게 살자. 행복하게 살자. 천천히 내 길을 가면서 나만의 행복을 찾자꾸나. 매일 메트로 카드 들고 행복 찾아 떠나는 순례자 뉴요커. 세상의 한 복판 뉴욕 새로운 세상 아름다운 세상 함께 나누고 싶어.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가 듣고 싶은 수요일 아침. 대학 시절 참 좋아하던 노래였지. 그때 그가 뉴욕에 산다는 것도 몰랐지. 남이 가지 않은 길 천천히 가는데 내 행복을 찾아야지. 앞으로 내게 얼마나 많은 세월이 남았는지 모르겠다. 신이 또 내게 어떤 숙제를 던져주는지 모르지만 평생 내 성공을 위해 산 것도 아니고 내 의무를 다하다 보니 머리카락에 하얀 눈송이 날리고 이제 남은 시간은 오로지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고 싶어. 오래오래 두 자녀 아빠 뒷바라지하고 두 자녀 특별 레슨 했으니 이제 남은 시간 날 위해 산다고 누가 뭐라 하겠는가.
아이 아빠 군 복무 시절 그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학교에 휴직계 내고 떠날 때 나를 아끼던 음악 교사가 너처럼 휴직계 내고 떠나면 다시 학교에 돌아오지 않더라고 했는데 그분 말씀처럼 그 후로 학교에 복직하지 않고 두 자녀 교육 뒷바라지하고 어느 날 이민 가방 몇 개 들고 뉴욕에 오고 말았어. 아무것도 모르고 뉴욕에 왔는데 세월이 흘러가니 대학 시절 꿈꾸던 도시란 것을 깨달아 가고 있지. 메트로 카드 들고 지하철 타면 새로운 세상을 구경하게 해주는 특별한 도시.
멋쟁이 영어 교사 운명도 얼마나 슬픈지.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하의 남자랑 결혼했는데 어느 날 남편이 자살을 해버리고 마는 슬픈 이야기. 사업하는 남편 뒷바라지하느라 고생도 무척 많이 했는데 그분 남편의 반대로 자녀를 출산하지도 않았는데. 가끔 그분이 사는 집에 가서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어찌 지내시는지 그립구나. 언제 다시 만나게 될 기회가 오겠지. 지금도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있을까.
두 자녀 아빠 전방 따라가 대포와 탱크 소리는 나는 곳에서 1년 살다 다시 고향에 내려올 무렵 아들을 임신하게 되고 그때 사직서 제출하라고 강요하니 고민 고민하다 두 자녀 교육 마치고 내 길 간다는 조건 아래 사직서 제출했는데 어느 날 나도 슬픈 운명을 맞이하고 말았지. 남들이 세상의 궁궐이라 부르는 집에서 바이올린과 책과 옷을 챙겨 몰래 아파트를 빠져나와 어린 두 자녀랑 살면서 변호사 만나 서류 건네주고 재판하던 시절 우연히 영어 교사를 동네 마트에서 만났지만 차마 우리 집 이야기를 할 수도 없었다. 그녀도 슬픈 운명을 맞고 나도 슬픈 운명을 맞았지. 누가 하늘이 준 운명을 알겠는가.
어제는 눈뜨자마자 마음 무거운 카톡을 받았다. 슬프고 슬프고 또 슬픈 내용이었다. 슬프고 마음 무거울 때 단순한 일이 최고의 보약이다. 얼른 가방에 세탁물 담고 아파트 지하에 내려갔다. 혼자서 4개의 가방을 들고 갔는데 다행히 아무도 없어서 세탁물 넣고 집에 돌아오고 30분 후 다시 지하에 내려가 건조기로 세탁물을 옮겼다. 아들이 대학 시절 사용했던 낡고 오래된 파란색 가방은 손세탁을 해서 건조기에 함께 돌렸다.
세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새 두 마리를 아파트 현관 앞에서 만났어. 한 마리는 떠나고 다른 한 마리는 날 쳐다보고 있어서 새에게 말을 걸었어.
-안녕? 잘 지내? 네가 이 멋진 추상화 그림 그렸어?
작은 새는 아무 말 않고 동그란 눈으로 날 바라보니 웃음이 나왔어. 잭슨 폴락에게 추상화 배웠나. 현관문 유리창에 멋진 그림을 그렸어. 배설물로 그린 가장 멋진 그림! 뉴욕에 새들이 많이 살고 매일매일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어서 좋지만 배설물은 싫어. 지난번 호수에서 산책하고 돌아오다 새들의 배설물을 맞을 뻔한 아들이 놀랐지.
세탁을 하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몰라. 공동 세탁기 사용하니 세탁하려면 마음 무거운데 세탁을 하고 나면 기분이 하늘을 날아갈 듯 좋아. 이상하게 설거지는 하고 나면 기분이 좋은지 모른데 세탁은 달라. 밤늦게 집에 돌아와 늦은 식사하고 아래층 노부부 미안해서 설거지 안 하고 다음날 일어나 설거지하려면 기분 좋을 리 없지. 세탁과 설거지의 차이점까지 말해버렸네.
어제도 맨해튼에 갔지. 사랑하는 북 카페에서도 젊은이랑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나누고. 멋진 젊은이가 날 보고 웃더라. 그는 독립 기념일 맞아 세일 중인 치즈 케이크와 주스를 먹으며 만화책을 보며 행복한 표정을 짓더라. 어릴 적 나도 한국에서 만화책 봤는데 뉴욕에 와서 만화책 볼 여유도 없으니 어쩐 일인가. 어느 날 아들이 추천한 <Watchman> 만화책 읽으려고 시도하다 다시 덮어버리고 말았어. 뉴욕 만화책은 헐렁헐렁하지 않아. 아주 작은 글씨로 적혔는데 내용이 정말 많아. 대학원 전공 서적 읽듯이 열공하면서 천천히 읽어야 할 거 같은데 언제 다시 시도해야지.
만화책 하면 생각나는 두 사람도 떠올라. 수년 전 링컨 센터 뉴욕 영화제에 가서 만난 영화 기자와 베를린에서 온 여자 교수. 둘이서 신나게 영화 이야기를 하고 난 옆에서 듣고 그날 함께 영화제에서 이벤트 보았는데 베를린에서 온 교수가 셋이서 함께 식사하자고 하니 영화 기자가 브루클린 끝에 산다고 늘 시간에 쫓겨 그녀 말대로 식사를 할지 고민하다 그러자고 결정하고 콜럼버스 서클 타임 워너 빌딩 지하 홀 푸드에 가서 함께 식사를 했다. 아마 그날이 내가 처음으로 홀 푸드에서 샐러드 먹으며 식사한 날이지. 종이 그릇에 샐러드 담고 각자 계산하고 테이블에 앉았는데 둘은 신나게 만화 이야기를 하는데 난 외계인.
어릴 적 한국에서 본 만화책을 그들이 알리 없고 난 모르는 이야기를 뭐라 뭐라 신나게 하는데 이해가 불가능했지. 그런데 잠시 후 역전이 되었어. 영화 기자도 무척 바빠 맨해튼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었다. 뉴욕에서 태어나 뉴욕에서 교육받은 기자인데 놀랍지.
뉴욕에 1년에 한 두 차례 방문한다는 교수도 맨해튼에 대해 자세히 알리 없고 그날 뉴욕 영화제 내용은 어디서 들었냐고 하니 호텔 룸에 놓인 Timeout 잡지 보고 알았다고 해서 놀랐지. 암튼 난 매일 맨해튼에 가서 새로운 세상 구경하는데 그들보다 백만 배 더 잘 알지. 그들 눈이 우주보다 더 커져 웃었어. 내가 만화책 모른다고 다른 것도 모른다고 착각하면 안 돼. 물론 며칠 전 프라이드 축제에 나눠준 콘돔도 몰라 옆 사람 웃게 만들었어. 관심이 없는 것은 모르지만 나의 관심 분야는 매일매일 책 읽으며 공부하고 있지. 책 없는 세상 꿈도 꿀 수 없구나.
북카페에 노래가 흐르고 ABBA SOS 들려오니 아들과 함께 윈터 극장에서 봤던 맘마 미아 뮤지컬도 생각났어. 대학 시절 아바 노래도 자주 들었지. 오래전 서울 예종에 아들이 바이올린 레슨 받으러 갈 때 세종 문화 회관에 맘마미아 뮤지컬 광고 보였는데 세월이 흘러 뉴욕에 와서 그 뮤지컬을 봤어. 아들은 아바 노래도 모르고 엄마 따라갔는데 뮤지컬이 좋다고 했어. 맘마미아 영화도 봤지. 맘마미아 배경 아름다운 그리스 섬이 그리운데 그리스 날씨도 장난이 아니네. 내일 그리스 39도까지 오른다고.
맨해튼 5번가 북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노래 들으며 책을 읽다 저녁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열리는 탱고 이벤트를 보려고 서점을 나왔는데 미드타운 뉴욕 공립 도서관 앞에서 기다리는데 버스는 함흥차사. 북카페와 달리 거리에 에어컨도 없는데 온몸에서 땀냄새 날까 걱정이 되는 순간. 아름다운 향수 냄새는 아니라도 불쾌한 냄새나면 안 되는데.
실은 지난 6월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열리는 음악 축제를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카네기 홀에서 가끔 만나는 사진가가 내게 왜 공연 보러 오지 않냐고 물어. 그와 난 거버너스 아일랜드와 카네기 홀에서 자주 만난다. 어쩌다 보면 그냥 시간이 흘러가고 말았어. 어제는 무더운 날에도 꾹 참고 버스를 기다렸어. 무지개 깃발 걸려있는 뉴욕 공립 도서관 보고. 15분 후 시내버스 타고 워싱턴 스퀘어 파크 근처에 내렸어.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열리는 탱고 이벤트
장미꽃과 수국과 야생화 향기 가득한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탱고 이벤트가 열리고 작년에 봤던 강사가 탱고 강의를 하고 무더운 날 사람들이 열심히 탱고를 배우고 있어. 탱고 하면 생각난 영화 <여인의 향기>. 그 영화 디비디를 롱아일랜드 오이스터베이 양로원에 들고 갔는데 가져가 버렸지만 그냥 내버려 두었어. 알 파치노도 맨해튼 할렘 이탈리아 집안에서 탄생했음을 늦게 알았어.
잠시 뜨거운 여름날 탱고를 추는 사람들 물결에 나도 행복이 밀려왔어. 나도 그들처럼 춤을 잘 추면 좋겠는데 내 몸은 돌부처인지 몰라. 혹시 알아. 다음 생에는 춤을 잘 출지. 자주자주 댄스 공연 보면 나도 모르게 댄스 추는 법을 배울지 몰라.
탱고만 계속 보고 있을 수 없지. 어제 링컨 센터에서 칠레 음악가 재즈 공연이 열려 얼른 지하철 타고 가는데 그리니치 빌리지 걷다 농구하는 사람들 보며 지나치고 재즈 공연장 블루 노트도 지나쳐 지하철역에서 지하철 타고 콜럼버스 서클 역에서 내렸는데 지난번 만난 사람 다시 만나 웃었어.
씨발 트럼프
마약이 필요해
그러니 돈이 필요해
웃지 않을 수 없어. 뉴욕에 재미있는 사람들 많아. 바로 옆에 트럼프 호텔 있는데. 다시 걷고 걸어서 링컨 센터에 도착. 다인종이 거주하는 뉴욕 세계 여러 나라 음악을 들어서 좋아. 칠레의 재즈 음악가 선율을 잠시 듣다 링컨 센터 스윙 축제를 보러 갔어.
여기저기 움직이면 축제 축제 축제가 열리는 뉴욕 뉴욕. 정말 프랭크 시나트라의 뉴욕 뉴욕 노래가 떠올라. 뉴욕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아주 많아. 뉴욕 문화를 사랑하면 그냥 사랑에 빠져버리지. 나도 그 가운데 한 명이야. 아무것도 모르다 어느 날 눈 떠보니 대학 시절 꿈의 도시 뉴욕 아닌가. 언제 다시 운명이 찾아와 뉴욕을 떠날지 모르니 매일매일 행복을 찾아야지.
뉴욕이 세계 문화 예술의 중심지라 매력 넘치지만 그런다고 완벽한 도시는 아니야. 어제도 플러싱 지하철 역에서 슬픈 홈리스를 봤어. "삶이 날 죽여요. 도와주세요."라고 하니 얼마나 슬픈지. 정말 슬프지. 그동안 뉴욕 홈리스 보면서 읽은 문구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고 슬픈 내용이야. 멋지게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삶이 죽인다고 표현하니 삶이 얼마나 힘들겠어. <감옥으로부터 사색>을 집필했던 신영복이 그랬던가. 추운 겨울날보다 무더운 여름날 감옥에서 견디기 더 힘들다고. 추위도 더위도 가난한 자들에게 슬픔이고 서러움이고 고통이지.
내 생도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슬픈데 슬픈 홈리스 보면 정말 슬퍼지는 뉴욕 뉴욕. 천국과 지옥의 두 가지 색채가 감도는 도시. 누구는 말하지. 세상의 가장 좋은 것과 가장 안 좋은 것 두 가지 공존하는 도시라고. 플러싱에서 지하철 타고 맨해튼 가는데 슬픈 날 위로하는 거리 음악가도 만났어. 아코디언과 베이스와 기타 치는 음악가 4명. 노래 가사도 모른데 음악은 좋아.
물론 어제도 축제 보고 링컨 센터 분수대 보고 밤늦게 집에 돌아왔어. 호수에 산책도 하러 가고. 달빛도 안 비치고 가로등만 비추더라. 북 카페에서 책 읽고 탱고와 스윙 댄스 보고 재즈 음악 듣고 행복했는데 삶이 어디 그리 단순한가. 얼마나 복잡해. 새벽 한국에 전화를 걸어 물었다. 내가 원하는 답은 들을 수 없었다.
삶은 미스터리.
우리가 모른 게 너무너무 많아.
그래도 행복을 찾아야지
어딘가에 숨겨진
행복을 찾아 길을 떠나자.
행복을 위해서
행복을 위해서!
수요일 뉴욕 아침 기온 27도. 습도가 64%.
습도가 높아서 힘든 계절이야.
최고 기온은 31도라고.
더위 먹은 건가
수요일 아침도 미니 단편 소설 원고 분량을 쓰고 말았어. 원고지 30매.
7.3 수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