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 기념일 아침

카네기 홀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감상하니 좋았어.

by 김지수

미국 독립 기념일 아침 눈부신 햇살이 비춘다. 최고 기온 32도까지 오른다고. 무엇보다 습도가 높아 견디기 힘들다. 현재 습도는 79%. 왜 날씨가 이리 변했을까. 오래전 뉴욕은 휴양지처럼 좋은 날씨였는데.

연방 공휴일 독립 기념일 밤에 불꽃놀이도 하는데 과연 보러 갈 에너지가 있을지 의문이야. 작년 처음으로 불꽃놀이 축제 보러 갔다 죽을 고생을 했지. 빨리 도착해서 기다려야 하는데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움직일 수 없고 화장실도 가까운 곳에 없으니 견디기 힘들어. 정열 없이 축제를 볼 수 없어.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보러 간다. 작년에 처음으로 그랜드 센트럴 역 가까운 곳에서 불꽃놀이 축제를 봤는데 이집트에서 온 여의사를 만났는데 놀랐다. 플로리다주에서 의사 시험을 보고 뉴욕에 여행 와서 불꽃놀이 본다고. 그녀와 나랑 얼마나 다른지. 뉴욕 정착 초기 난 불꽃놀이 본다고 생각도 못했다. 작년 그녀가 레지던트 받아줄 병원 알아본다고 했는데 비자 문제가 심각하니 걱정된다고 했는데 과연 미국에 남았는지도 궁금하다.

오늘 아침 코니 아일랜드에서는 네이산즈 핫도그 대회가 열리고 누가 우승을 할까. 뉴욕에 살면서 한 번도 보러 간 적이 없다. 인어 공부 대신 핫도그 축제 보러 온 사람들이 많겠구나. 푸른 바다 그리운데 지하철을 타고 2시간 달리면 도착하는데 마음만 보낸다.

공휴일인데 메트 뮤지엄과 구겐하임 뮤지엄 등이 오픈하니 놀라워. 여행객 많은 도시라서 그런가. 미국 불꽃놀이 축제 보러 온 여행객들도 많겠지.

어제도 무척 더웠고 습도가 높아서 견디기 힘들었다. 어제 아침 단편 소설 분량의 글쓰기 하는 동안 선풍기도 켜지 않고 테이블 앞에 앉아 수험생처럼 글쓰기를 했다. 딱 2시간 걸려 완성하고 호수에 산책하러 다녀오고 식사 준비를 했다. 무더운 여름날이라 오븐 요리는 하지도 못하고 어제는 닭튀김 요리를 해서 비빔국수랑 먹었는데 아들이 칭찬을 했어. 엄마 US OPEN TENNIS 경기장에서 닭튀김 팔면 돈 많이 벌겠다고.

세일 중인 닭고기 사 와서 가끔 만들어 먹는 닭튀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아들에게 칭찬 들으니 기분이 좋았지. 뉴욕에서 여름에 열리는 스포츠의 꽃 유에스 오픈 테니스도 다음 달에 열리고.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들이 뉴욕으로 오겠구나. 경기장 내에서 음식을 파는데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

뉴욕 공연 예술도 좋지만 스포츠도 정말 좋아. 양키스와 메츠 야구 경기도 볼만하고 무엇보다 우리 가족이 사랑하는 유에스 오픈 테니스 정말 좋아. 아들과 함께 테니스 경기 보려고 몇 달 전 티켓 몇 장 미리 구입했다. 서부에 사는 딸은 올해는 함께 보지 못하겠어. 동부와 서부가 비행기를 타고 6시간 이상 걸리고 비행기 티켓 가격도 저렴하지 않아서 눈 감아야지. 마음은 가까운데 거리는 상당히 멀구나.

어제 오후 맨해튼 북카페에 갔다. 맨해튼 가는 지하철 안에서 거리 음악가 만나 반가웠어. 오랜만에 바이올린 선율을 들었지. 피치카토, 화음, 트레몰로 주법을 많이 이용하는데 무슨 곡인지도 모르지만 음악 들으니 기분이 좋아졌어. 지하철 안 승객들이 거리 음악가에게 돈을 주니 음악가 얼굴에 장밋빛 미소가 피더라.

돈은 재주 많아. 그렇지 않아. 사람들 웃게도 만들고 울게도 만드니. 돈이 없어서 힘들고 슬퍼서 삶이 지옥처럼 견디기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돈이 많아 매일 쇼핑하고 레스토랑 순례하면서 행복하게 지낸 사람들도 많고. 사람들이 많든 지폐로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울고.

맨해튼 5번가 북카페에 도착했는데 그만 정전이 되고 말았어. 뉴욕 비싼 전기요금이 무서워 시원한 북카페로 피서 갔는데 시원하고 좋다고 했는데 정전이 되니 며칠 전 갑자기 작동을 멈춘 냉동고가 생각이 났어. 무더운 여름날 냉동고가 멈추니 가슴이 서늘해졌지. 그러다 다시 작동되니 다행이었어. 어제 북카페도 다시 에어컨이 작동되었지만 정전이 되기 전 보다 실내 온도가 훨씬 높아 너무 더워 서점을 나오고 말았다. 뉴욕에 살면서 북 카페에서 정전이 되기는 어제가 처음이야.

어제 오랜만에 메트 뮤지엄에 갈까 하다 덥다는 핑계로 가지 않았는데 후회가 밀려왔지. 하지만 서점을 나온 시각이 너무 늦어서 메트에 방문하기도 어렵고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서성거렸어. 물론 냉방이 되지 않은 곳은 사하라 사막처럼 뜨거운 열기가 느껴져. 아무리 무더워도 냉방이 되면 시원하고 좋은 뉴욕.

IMG_7025.jpg?type=w966 메트 오케스트라에서 악장으로 활동했던 바이올리니스트 연주 좋아. 맨해튼 음대 졸업한 피아니스트 중국인이라 어제 중국인들 많이 왔더라.

IMG_7026.jpg?type=w966
IMG_7024.jpg?type=w966

어제저녁 7시 카네기 홀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공연을 감상했다. 무료 공연이라 더 좋았지. 미리 카네기 홀에서 티켓 받아두었는데 아들이 친구네 집에 놀러 가는 바람에 어제는 다른 사람에게 티켓을 선물하니 정말 좋아하더라. 갑자기 산타할아버지가 된 기분.

아주 가끔 카네기 홀에서 무료 공연 열리는데 뉴욕 여행 온다고 내게 무료 티켓 구해 달라고 하면 웃어. 크게 웃는다. 어쩌다 열리는 무료 티켓 여행객 스케줄에 맞아. 힘들지. 만약 무료 공연 보고 싶으면 자주 카네기 홀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된다. 카네기 홀 웹사이트에 무료 공연 열린다고 알려준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알려줘.

미국 문화는 셀프서비스. 내가 뉴욕에 올 적 아무것도 몰랐어. 외국인 학교에서 만난 딸아이 선생님은 프린스턴 대학 출신이고 아버지가 맨해튼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우리 가족이 뉴욕에 올 때 제리코가 어디 있어요?라고 물으니 "제리코가 롱아일랜드에 있어요. 그거 하나 알아요. 아무것도 몰라요."라고 했지. 아무것도 모르고 뉴욕에 왔어. 눈물겨운 세월이 지나고 지나 강산이 변하는 세월도 더 지나고 있다. 제로에서 시작해 얼마나 많은 정보 올리고 있니. 남의 도움받아서 편하게 하려는 사람들 보면 웃음이 나와. 여행 스케줄, 미술관 전시, 호텔, 학군, 동네 안전 등 뭐든 스스로 알아봐야지. 뉴욕 렌트비 비싸다고 내게 불평한 사람도 있고 뉴욕에서 멋진 사람 만나 결혼하고 싶다고 하면 웃고. 한국에서 죽음 같은 노동 하고 있으니 뉴욕 가서 결혼해 멋지게 살고 싶다고. 뉴요커 결혼 쉬워? 낯선 사람 만나 하루 만에 결혼해? 뉴욕에 오면 모두 행복해? 웃는다. 웃어. 웃음이 나와. 뉴욕 문화를 너무나 모른 사람들이 많아. 스스로 하자.

쉐릴 할머니와 연락이 되면 티켓을 주었을 텐데 핸드폰도 없고 컴퓨터 없이 지내니 연락하기 어렵고 만난 지 꽤 오래되어 간다. 브롱스에서 사는 할머니 집에 초대받아 갔는데 샌드위치 만들어 주어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지. 그날 콜럼비아 대학에서 열리는 무료 공연 보면서 쉐릴 할머니 만났는데 오후 4시 줄리아드 학교에서 피아노 공연이 열리는데 할머니가 브롱스 집에 가자고 하는 바람에 샌드위치 먹었지만 줄리아드 피아노 공연은 놓치고 말았어. 무더위 할머니는 어떻게 지낼까. 맨해튼 음대 가까운 할렘 아파트에 살았는데 치안이 안 좋다고 이사했는데 그 집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마약 거래 상인들이 할머니 집에 몰래 들어와 마약도 하고 거래도 한다고 하니 아직 맨해튼은 위험한 도시라고 느껴진다. 그 집 구하느라 정말 힘들었다고 했는데.

뉴욕 집 구하기는 또 얼마나 어려워. 쉽게 좋은 집 구하고 이사 비용 저렴하면 자주 이사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과 상황이 다르니 이사하기 겁난다. 한국도 이사가 머리 무겁지만 뉴욕은 한국보다 백배 이상 어려워. 물론 돈 많은 사람은 사정이 다르겠지. 자본주의 꽃이 피는 뉴욕은 돈 많은 사람에게는 천국이야. 반대의 경우는 지옥이지.

작년에도 그 음악가 무료 연주를 보러 아들과 함께 무더운 여름날 지하철 타고 카네기 홀에 갔는데 그만 매진이라고 하니 당황했어. 링컨 센터 근처 교회에서 가끔 봤던 음악가 연주가 좋아 아들을 데리고 갔는데 매진이라니 얼마나 섭섭하던지. 무료 공연이지만 매진인 경우는 공연을 볼 수 없지. 무더운 여름날 카네기 홀에서 클래식 음악 감상하는 행복이란. 정말 좋아.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곡 연주했는데 맨뒤에 앉아서 아름다운 피아노와 바이올린 선율 들으며 줄리아드 학교가 생각났어. 줄리아드 학교에서 자주 들은 곡이라.

5월 중순이면 방학하니 여름 방학 동안 줄리아드 학교에서 무료 공연 볼 수 없고. 지금은 상당수 많은 학생들이 캠프에 가서 연습을 하겠구나. 뉴욕에 오니 길고 긴 여름 방학 동안 학생들이 캠프에 간다. 유료인 경우 참가 비용이 정말 비싸지. 한국에서는 캠프 비용이 30만 원도 비싸다고 했는데 뉴욕과 비교가 안되어. 두 자녀 고등학교 시절 캠프에 보냈는데 아들 음악 캠프 비용은 당시 환율이 높아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거의 1천만 원 가깝게 들어갔으니 미국 교육비가 얼마나 비싸. 7주 캠프 비용이 6000불이 넘고 그 외 레슨비 등 잡다한 비용이 들어갔다. 딸도 예일대, 콜럼비아 대학 등 많은 곳에서 여름 방학을 보냈어. 딸은 하버드 대학에서도 합격 통지서를 받았는데 당시 1만 불이라 너무 비싸서 포기했어. 추가 비용도 많이 든다. 예일대 캠프 비용이 6000불 + 교통비+ 잡비+ 용돈. 미국 고교과정까지 일반 공립학교에서 무료로 공부할 수 있지만 과외받는 사람도 정말 많고 교육비가 장난이 아니야. 명문 사립학교는 말할 것도 없이 엄청난 돈이 들지. 귀족이 아니면 불가능한 보딩스쿨. 그럼에도 보딩스쿨에서 공부한 학생들도 많아.

맨해튼에서 자주 만나는 이마에 혹 난 할아버지 어제도 만났어.

IMG_7027.jpg?type=w966

IMG_7029.jpg?type=w966

IMG_7033.jpg?type=w966

IMG_7036.jpg?type=w966

IMG_7037.jpg?type=w966

어제저녁에도 링컨 센터에서 미드서머 나잇 스윙 축제가 열려서 카네기 홀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곡 감상하고 나와 걸어서 링컨 센터에 갔어. 그런데 이마에 혹이 난 할아버지를 만나 웃었어. 그분과 나의 동선이 비슷하니 재미있어. 젊을 적 무얼 하는 분이었는지 상당히 궁금한데 물어보지 못했어. 지난번 일본인 모자 디자이너랑 축제 보러 간 날도 그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일본인 친구에게 말하니 그녀도 뉴욕에서 자주 만난다고 하니 웃었어. 그녀가 하는 말. 우리가 가는 곳이 비슷비슷하니 자주 만나요,라고. 크리스티 경매장, 카네기 홀, 링컨 센터와 축제가 열리는 곳. 어제 스윙 축제 티켓은 매진이고 티켓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은 댐로쉬 파크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뉴욕의 여름밤은 매일 축제 축제 축제. 오늘도 성대한 불꽃놀이 축제가 열리겠다. 축제하면 위대한 개츠비 영화도 생각나. 아, 슬픈 개츠비. 젊을 적 사랑했던 연인 데이지는 조건 좋은 남자 톰과 결혼해 버리고 그녀를 다시 찾기 위해 매일 밤 축제를 벌이는 개츠비. 예쁜 꽃으로 장식하고 데이지를 기다리는 개츠비. 날마다 폭죽이 터지고. 영화 속 배경은 다름 아닌 뉴욕 롱아일랜드(우리 가족의 첫 정착지. 오래오래 살다 뉴욕시 플러싱으로 이사 왔어). 1920년대 미국의 시대상을 잘 묘사한 소설. 개츠비는 죽고 막이 내리는 슬픈 소설. 상류층의 씁쓸한 뒷모습을 보여준 소설. 개츠비의 장례식에도 참가하지 않은 데이지.

7. 4 독립 기념일 아침 9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뉴욕 탱고, 재즈, 스윙 축제 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