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에도 맨해튼에서는 다양한 이벤트가 열려.
NYU jazz festival / PROVINCETOWN에서 GREGORY LEWIS ORGAN MONK TRIO
새벽에 잠을 깼다. 너무 더워서 도저히 잠들 수 없었다. 창가에 설치된 작은 에어컨을 켜고 다시 잠들었다. 벌써 더위와 전쟁을 하는구나. 올여름 무엇보다 습도가 높아 견디기 힘들어.
아무리 더워도 맨해튼 냉방이 된 곳은 시원하고 좋다. 뉴욕 지하철역 플랫폼은 사막처럼 덥지만 냉방된 시내버스와 지하철에 승객이 많지 않아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 좋다. 너무 시원하니 버스에서 내리고 싶은 마음이 없을 정도로 좋다. 그런데 가끔 지하철 안이 적도처럼 뜨거운 곳이 있다. 그런 경우는 에어컨 시절이 작동하지 않은 곳, 빨리 다른 지하철 칸으로 옮기면 좋다. 지난번 거버너스 아일랜드 다녀오는 길 서둘러 지하철에 탑승했는데 사우나장처럼 더워 한 정거장 가서 재빨리 다른 칸으로 옮겼다.
집은 비싼 전기료 걱정이 되니 참을 수 없는 경지에 에어컨을 켠다. 뉴욕 전기료는 한국보다 훨씬 더 비싸서 공포다. 왜 전기를 정부에서 관리하지 않은 지 몰라. 수돗물, 전기, 인터넷은 나리에서 정부에서 관리해 국민들이 더 저렴하게 이용하면 좋을 거 같다. 자본주의 꽃을 피우는 미국이라서 그런가. 가난한 서민들은 서러운 때가 많아. 더위도 추위도 견디기 힘들다.
어제 화요일 맨해튼 미드타운에 갔다.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들로 가득한 거리. 맨해튼 미드타운 47번가에 Diamond District가 있다. 세상의 다이아몬드가 이곳으로 온다고. 결혼반지와 약혼반지 구매할 사람은 한 번 방문해 보라. 하긴 세상에서 가장 크고 비싼 다이아몬드는 라커 펠러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보았다. 가격도 너무 비싸 잊어버렸네. 천문학적인 숫자라 기억하기 어려워.
다이아몬드 디스트릭트를 지나 미드타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했다.
무더운 여름 냉방되는 북 카페 얼마나 좋은 지 몰라.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서 사람들 구경도 하고 책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곳. 어제는 스케치하는 여자도 보고, 두 명의 남자를 보았는데 그들은 스페인어로 대화를 하니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마치 영화 장면 같았어. 내 왼쪽 옆에 앉은 남자는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고. 잠시 후 들려오는 대화.
-너 어디니?
-미드타운 반스 앤 노블 북 카페. 너 아직도 쇼핑하고 있어?
-응
-쇼핑하고 연락해. 안녕
7월 중순이라 세일하는 곳이 많아 쇼핑하는 계절. 평소에도 쇼핑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 짐작이 된다.
얼마 후 북 카페 화장실에 갔는데 기다리는 손님들은 많은데 화장실 칸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아 오래오래 기다렸어. 북 카페에 세 칸의 화장실이 있는데 어제는 한 칸이 고장이 나서 사용할 수 없어서 더 복잡했다. 손님은 갈수록 많아지고.
한국과 다른 점 가운데 하나. 맨해튼에 공중 화장실이 드물다. 무더운 여름날 서점 밖에 나가봐야 근처에 화장실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하는 입장. 북카페에서 가장 가까운 공중 화장실이 브라이언트 파크 공중 화장실인데 5분 이상 걷고 그곳 또한 인기 많은 곳이라 줄이 길고 오래오래 기다려야 사용할 수 있으니 북 카페에서 기다린다. 5번가 북 카페 화장실 칸은 또 얼마나 좁은지. 부동산 값 비싼 5번가에 북 카페가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행복하니 화장실이 좁다고 불평할 수도 없어.
어제저녁 7시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턴 스퀘어 파크 근처 PROVINCETOWN에서 GREGORY LEWIS ORGAN MONK TRIO 재즈 공연이 열렸다. 프로빈스타운은 미국 드라마의 산실이고 유진 오닐, 카프카, 에드워드 올비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지금은 뉴욕대 빌딩에 속하고 공연,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줄리아드 학교에서 자주 만나는 쉐릴 할머니는 스토리텔링이 좋다고 내게 보러 오라고 자주 말했는데 한 번도 가지 못했다. 오래전 이곳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바이올리니스트의 바이올린 마스터 클래스를 본 적이 있고 그 외 몇몇 이벤트도 보았다. 어제는 재즈 축제를 보러 갔다.
'프로빈스타운' 이름을 들으면 지난 5월 중순 여행 갔던 케이프 코드 프로빈스타운이 생각나. 딸이 보스턴에서 일하다 서부 팔로 알토로 옮겨가니 프로빈스타운에 여행 갔지. 여행 경비가 저렴하지 않아 고민 고민하다 결정을 내렸어. 비싼 초고속 페리 왕복 1인 거의 100불에 가까운데 죽을 고생을 했으니 다음번에는 비행기 타고 가면 좋겠어. 그럼 돈 많이 벌어야겠어. 미국은 돈 많은 부자들 살기 좋은 나라. 프로빈스타운에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서민들은 비싼 항공료 때문에 이용할 수 없지만.
유진 오닐이 케이프 코드 프로빈스타운에서 활동하다 뉴욕으로 건너왔다. 뉴욕대 프로빈스타운 이름도 케이프 코드에서 가져온 것이라 짐작한다. 젊은 학생들과 몇몇 교수님들과 커뮤니티 사람들이 재즈 공연을 보러 왔어. 내게는 아주 낯선 재즈 음악가 트리오 공연을 감사함으로 봤다. 키보드 연주와 색소폰 연주의 아름다운 소리에 황홀한 밤을 보냈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면 아름다운 색소폰 소리가 울릴까.
7월 화요일 저녁 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턴 스퀘어 파크에서 탱고 이벤트가 열리고 어제도 꽤 많은 사람들이 탱고를 배우고 있더라. 백일홍 꽃과 장미꽃과 옥잠화 꽃이 핀 워싱턴 스퀘어 파크 코너에서 체스를 두는 사람들도 많고 나도 잠시 공원에서 휴식을 하다 재즈 공연을 보러 갔어. 공원 벤치에 앉아 무지개색 부채로 부치는데 지나가던 어린아이가 내 부채를 욕심내니 웃었다. 아이가 내 부채를 욕심내니 아이 부모가 미안한 표정을 짓고 떠나더라. 지난번 프라이드 축제에 가서 받은 무지개색 부채 줄 걸 그랬나. 요즘 너무 더워 가방에 부채 담고 다닌다.
재즈 공연 보러 가기 전 보헤미안들의 거주지 그리니치 빌리지를 거닐었어. 음반 가게에 들어가 사이먼과 가펑클 음반을 보면서 그들의 젊을 적 사진을 보니 반가웠어. 우리 대학 시절 사이먼과 가펑클 노래 인기 많았지.
어제 오후 맨해튼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 갔다. 불볕더위라 나들이 쉽지 않은데 큰 맘먹고 지하철을 타고 갔어. 거의 매일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가지만 늘 가는 곳만 가게 되니 올여름 평소 잘 안 가는 지역도 방문하려고 계획을 세웠다. 낯선 거리라 더 피곤하기도 했지. 로어 이스트 사이드는 플러싱과 비슷한 분위기다. 맨해튼은 지역마다 다른 색채를 느낄 수 있고 세상의 부자들이 모여 사는 맨해튼도 빛과 어둠이 있지. 부자 동네는 정말 화려하고 좋고 반대로 서민들이 사는 동네는 냄새가 달라. 삶을 어찌 속일까.
무더운 날 시원한 과일이 최고다. 어젯밤 뉴욕대에서 재즈 공연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플러싱 한인 마트에 들러 수박과 김치와 비빔면을 샀다. 날마다 식사도 레스토랑에서 하면 좋겠네. 식당과 세탁소는 이 무더위 어찌 일할까. 불볕더위에 공사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몹시 힘들겠다.
매미 우는 소리 좋은데 내 몸은 불볕더위와 전쟁 중. 세계는 무역 전쟁 중.
7. 10. 수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