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스크림의 날(National Ice Cream Day)
미국 7월 세 번째 일요일 미국 아이스크림의 날(National Ice Cream Day)
어제 일요일 뉴욕 체감 온도는 43도까지 올랐다. 아파트 문을 여니 활화산 같았어. 평소 아파트 화장실이 가장 시원한데 역시 화산처럼 더워 숨도 쉴 수 없을 정도. 어쩌다 뉴욕 날씨가 이리 변했는지 몰라. 오래전 롱아일랜드 제리코에 살 때는 휴양지 날씨처럼 좋아 사이판도 생각났는데. 초록빛 바다가 무척 아름다운 사이판. 그때 초록빛 바닷가를 거닐었지. 휴양지 사람들은 바에서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니 영화처럼 아름다웠어.
바다는 아름다운데 내 운명은 왜 슬픈가 몰라.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내게 미소를 지었지. 난 궁궐이라 불린 아파트에서 나와 작은 집으로 옮겼어. 그 후 소설 속 주인공으로 변했지. 변호사 만나 서류 건네주고 재판을 하게 되었지. 세상과 한판 싸움을 벌였어. 온몸은 마비가 되고 입술에 핏물이 흘렀지. 본의 아니게 드라큘라로 변했어. 정신 병자라고 소문내니 세상 사람들 정말 믿더라. 모두 날 피해. 참 어처구니없었지. 왜 내가 정신 병자야. 재판하는 게 그리 힘들 줄 누가 알았단 말인가. 그래서 더 슬펐지. 허위 서류가 법정에 도니 난 화가 나서 재판에 가지 않고 비행기를 타고 사이판에 날아가버렸어. 초록빛 바닷가 거닐며 지닌 세월을 생각했지. 무에서 시작해 남들이 부러워한 위치에 도착하자마자 폭풍이 부는 내 슬픈 운명.
사느냐 죽느냐 하는 재판 끝나고 뉴욕에 오려고 유학 준비하고. 혼자서 서점에 가서 토플 책 사서 몇 달 대학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고 개구리울음 소리 듣고 밤늦게 집에 가고 서울에 새벽에 올라가 토플 시험 보고 집에 내려오면 한 밤중. 그때 토플 시험 볼 때 컴퓨터로 보라고 하니 컴퓨터가 괴물로 보였어. 한국어 시험도 어려운데 웬걸 영어로 시험 보고 종이로 보면 편할 거 같은데 컴퓨터로 봐야 했어. 컴퓨터 전원 켜고 끄는 거 정도 아는데. 아,... 얼마나 어렵던지. 시간 내에 문제를 풀고 에세이를 써야 하는데... 40대 중반 유학 준비가 얼마나 어렵던지. 머리가 마비될 정도로 힘든 재판 끝내자마자 유학 준비하고 뉴욕에 왔다. 어린 두 자녀 데리고 뉴욕에 간다고 하니 모두가 불가능한 꿈이라고 했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고. 내 몸이 화산처럼 활활 불타오르게 힘든 재판과 유학 준비하고 뉴욕에 왔다.
뉴욕이란 땅은 처음이었어. 한 번도 밟지 않은 미지의 땅.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고 이민 가방 몇 개 들고 왔지. 다른 나라에 와서 새로이 시작하는 삶은 눈물바다야. 얼마나 오랜 세월이 흘러서 뉴욕이 대학 시절 꿈꾸던 도시란 걸 발견한 거야. 매일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에 가서 종일 지내다 밤늦게 집에 돌아오는 것을 반복하며 세월을 보내다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 거야. 장님도 아닌데 장님처럼 지내다 눈을 뜨며 아름다운 세상을 보게 되었지. 내게 삶은 평생 투쟁이더라. 슬픈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아, 슬픈 운명~
냉장고에 수박도 없고 그런다고 밖에 장을 보러 갈 수도 없는 지옥의 불바다 같은 날씨. 어제 아들은 친구들 만나러 가고 밤늦게 엄마 위해 배스킨라빈스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사 왔다. 미국 7월 세변째 일요일은 아이스크림 날이라고 아이스크림 세일하니 저렴해 좋다고. 하지만 아들이 아이스크림을 들고 온 사이 사르르 녹아 버려 냉동고에 넣어 두었다. 날씨가 얼마나 더운지 상상이 될까. 물컵에 얼음 넣으면 바로 녹아 버린다.
뉴욕에 폭염 비상사태가 선언된 어제 그제 난 집에서 지냈는데 지난 토요일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하마터면 하늘나라로 떠날 뻔했어. 비싼 전기 요금 무서워 에어컨 안 켰는데 너무너무 더워 쓰러졌다. 거실 바닥에 한 시간 이상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나중 에어컨을 켰다. 작년 한국 폭염으로 부자 중년 남자가 택시비 아끼려다 길에서 쓰러져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돈은 필요한 데는 꼭 써야 한다.
어제 일요일 아들이 외출 후 맨해튼에 가려다 아파트 문을 여니 불바다라서 그냥 집에서 지내면서 밀린 작업 했는데 슬프게 내 노트북도 화산처럼 뜨거워 자료가 날아가버렸어. 정말 찰나야. 작업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었는데 갑자기 사라진 거야. 빨리 잊어야지 건강에 좋아. 잊어야만 했다. 잊어야만 하는데 떠난 님이 자꾸 생각나면 슬프지. 빨리빨리 잊어야 건강에 좋아. 주말 하늘나라로 떠나지 않은 것에 감사해야 할지. 슬픈 일만 생기고 슬픈 뉴스만 듣고... 가슴 무너지는 슬픈 소식에도 활화산은 식혀지지 않더라.
월요일 비가 내린다고 했는데 오전 시원한 비가 내릴 거라 예상했는데 왜 오지 않는 거야.
그래도 어제보다 기온이 낮다. 월요일 아침 체감 온도 32도. 어제에 비해 10도 이상 내려갔어.
1970년대 사우디에 파견 근무 간 사람들 많았는데 그때는 사우디 아라비아가 얼마나 더운지 관심도 없었는데 정말 무더운 나라네. 사우디는 기온이 43도. 그럼 체감 온도는 얼마나 높단 말인지. 어떻게 견디고 지낼까. 과거 한국 노동자들은 그 더운 나라에서 얼마나 고생했을까. 하늘 높은 빌딩에서 공사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은데 다들 타 죽어가겠어. 지난번 5번가 북 카페에서 사우디에서 온 가족들 만나 이야기했는데 한국 사람이 그분 가족 집 지었는데 좋다고 하면서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아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지.
지구촌이 불바다로 변하면 누가 살아남을까. 지난 토요일 오전 초고를 쓰고 올리려다 사진 올릴 힘도 없고 어제 작업도 날아가고 기운이 없어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어제 그제 폭염에 새벽에 몇 차례 일어나 에어컨을 켜고 잠들었다 다시 일어나곤 했다. 에어컨이 꺼지면 도저히 잠들 수 없는 불바다.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에 에어컨 없는 사람들 어찌 견딜까. 모두 초능력자로 변하겠어.
푸른 바다와 잠들고 싶어.
아이스크림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힘을 내자.
힘을 내자.
힘을 내자.
언젠가 무더위도 물러가고
시원한 바람 불어올 거야.
7. 22 월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