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 토요일
맨해튼 콜럼버스 서클 지하철역에서 지하철 C를 타고 103rd st. 역에 내려 재즈 모빌 축제를 보러 센트럴파크(Great Hill)에 갔다. 8월 10일 토요일 오후 4-7시 사이 재즈 축제가 열렸다.
눈부시게 푸르른 하늘 하얀 구름 아래 초록 잔디밭에 재즈 축제를 보러 온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연인들, 친구들, 가족끼리 과일과 와인 등을 가져와 이야기 나누며 공연을 감상하고, 신생아를 안은 할아버지도 오셔 놀랐고, 어떤 사람들은 접이식 야외 의자를 가져와 편히 앉아서 재즈 공연을 보고, 깔개를 깔아 두고 누워서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듣는 사람도 보았다. 또, 젊은 커플은 내 앞에서 댄스를 추니 난 더 신이 났다. 뉴요커들이 애완견을 사랑하니 다양한 애완견들을 데리고 온 사람들도 많았다. 애완견들도 재즈 음악을 느끼나 궁금했다. 매년 여름에 열리는 무료 재즈 축제니 얼마나 좋아.
재즈 공연이 열리는 곳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도 공놀이를 하거나 아빠와 어린 딸이 함께 춤을 추거나 모두 행복한 여름날을 보내고 있고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무대에서 공연하는 음악가도 모른 체 음악을 들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뉴욕에 와서 가끔씩 재즈 음악을 접하고 재즈 음악 들으면 릴랙스 하게 되니 좋은 거 같다.
재즈 축제를 보러 가기 전 카네기 홀 근처 아트 스튜던츠 리그 2층 갤러리에 가서 전시회도 보았다. 지나가는 길이니 그냥 그림 구경을 했다.
토요일 저녁 7-8시 사이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특별 공연 Town Hall's Broadway Sings이 열렸다. 뮤지컬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는 좋기만 했다. 공원에서 열리는 공연이 마음에 와 닿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브로드웨이 뮤지컬 노래는 오래도록 듣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매년 여름 7월 -8월 초 사이 목요일 점심시간 무렵 뮤지컬 공연이 열리는데 올해는 단 한 번도 가지 못해 섭섭하다. 한국에서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통해 뮤지컬을 접한 게 전부고 라이브 뮤지컬 볼 기회조차 없었다. 과거 세계 여행 다닐 때도 뮤지컬과 오페라를 접할 기회는 없었다. 20년 전 즈음이라 그랬을까. 단체여행을 하다 보니 여행사 스케줄대로 움직였다. 돌아보면 아쉬운 순간들이다. 더 많이 알고 여행을 가면 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텐데 20년 전 즈음 많은 여행 정보를 구하기 어려웠다.
무더운 여름날 뮤지컬 공연이 참 좋다. 티켓 가격이 저렴하다면 자주 보고 싶은데 뮤지컬 티켓은 저렴하지 않아서 뮤지컬 공연 본 지가 꽤 오래되어 간다. 저렴한 러시 티켓 사려고 아침 일찍 지하철을 타고 타임 스퀘어 극장 앞에서 기다릴 때 여행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뮤지컬 전공하는 학생들도 만났다.
귀에 익은 멜로디가 들려왔다. 뮤지컬 에비타에 흐르는 음악 ‘Don't Cry For Me Argentina'. 어느 해 아들과 함께 뮤지컬 보려고 인터넷에서 티켓을 구입했는데 타임 스퀘어 부근 레스토랑으로 티켓을 찾으러 오라고 가니 100불 정도 주고 샀는데 티켓 값은 훨씬 더 저렴해 놀랐다. 그때는 러시 티켓에 대해 잘 몰랐다. 꽤 비싸게 주고 산 뮤지컬 공연도 좋지 않았다.
뮤지컬은 출연하는 배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같은 뮤지컬이라도 다른 배우가 출연하면 전혀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한다. 뮤지컬 'Once'가 그랬다. 혼자 뮤지컬 보러 가서 너무 좋아 아들 데리고 같은 뮤지컬을 보러 갔는데 첫 번째처럼 만족을 주지 않아서 서운했다.
뉴욕 여행객은 뮤지컬 공연만큼은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비싼 항공료 내고 여행 왔는데 뮤지컬 비싸다고 안 보면 나중 후회하지. 뉴욕 뮤지컬 공연 정말 좋다. 물론 여름날 뉴욕시 공원에서 열리는 무료 축제도 좋지만 뮤지컬 공연이 제작료가 많이 들어서 티켓값이 저렴하지 않지만 볼만하다. 보면 볼수록 빠져든다. 아들은 오페라보다 뮤지컬 공연이 더 좋다고.
재즈 공연과 뮤지컬 공연 보는 사이 잠시 5번가 북 카페에도 가서 휴식을 했다. 커피와 함께 책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순간 이마에 혹이 난 할아버지가 오셔 반가웠다.
토요일 아침 아들과 운동을 하고 식사 준비를 하고 글쓰기를 하고 맨해튼에 갔다. 약 13,400보를 걸었다.
햇살 좋은 날이라 무척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맨해튼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름다운 석양도 보았다. 맨해튼에 붉은 석양이 지고 있었다. 노을은 언제 봐도 황홀해.
8월 10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