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수 Oct 15. 2019

미국 이민 보고 읽고 듣고
느낀 대로 (2)

미국/ 뉴욕 이민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미국에 이민을 와서 최소 영주권과 시민권이 있다면 정부 복지 혜택도 많아서 좋다. 하지만 이민 1세는 당장 신분 문제가 당면한다. 취업 비자와 영주권을 받기도 하늘처럼 어려워져 간다. 실제로 뉴욕에는 서류 미비자(구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식당에서 최저 임금도 안 받고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 플러싱 <금강산> 레스토랑 일례가 있다. 노동 착취의 현장이 일어나는 도시가 뉴욕이다. 초과 노동을 해도 임금도 제대로 주지 않은 경우가 아주 많다. 


최저 임금을 받아도 비싼 뉴욕 렌트비를 내기 너무 벅차니 작은 아파트에 여러 명이 함께 사는 주거 형태도 있다고 한다. 한국의 오래오래 전 일 같다. 한국보다 더 선진국이고 세계 문화 예술의 도시라 불리는 뉴욕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니 슬픈 일이다. 뉴욕에 가면 환상이 펼쳐진다는 것은 말 그대로 환상이고 어려운 현실에도 미래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자녀를 위해 그날그날 먹고사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부부 함께 육체노동에 종사하며 너무 바쁘고 피곤하니 집에서 식사 준비도 안 하고 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뉴욕시 렌트비 인상은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자. 뉴욕시 이민자들 가운데 상당수 최저임금을 받는다고 위에 설명했다. 과연 최저 임금을 받고 해마다 인상되는 렌트비를 지불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인터넷에 올려진 자료를 참고했다( Jonathan Milller/Changeis the Constant in a Century of new york City real estate).


1910년대 40불/ 매달 

1920년대 60불

1930년대 45불

1940년대 50불

1950년대 60불

1960년대 200불

1970년대 335불

1980년대 1700불

1990년대 3200불

2000년대 3800불

2010년대 3500불


위 통계는 참고만 하자. 맨해튼 고급 아파트 렌트비는 천문학적인 수치다. 맨해튼에 럭셔리 아파트가 많고 세계 귀족들이 산다. 몇 개 베드룸이 있는지에 따라 렌트비는 천차만별이다. 지난여름 브루클린 덤보에 가니 몇 년 전과 너무나 변해 놀랐고 아파트 렌트 시세가 너무 비쌌다. 1 베드룸이 4000불, 2 베드룸이 6000불. 물론 맨해튼 센트럴파크 옆 뮤지엄 마일과 센트럴파크 웨스트 지역은 뉴욕 상류층 귀족들이 살고 상상도 할 수 없이 비싸 비싸 비싸. 


현재 

미국 연방 정부 최저 임금은 시간당 7.25불

뉴욕시 2018. 12. 31 기준 13.5불

뉴욕 주 11. 1불/ 1년 약 23000불 


뉴욕주 최저 임금 자료/ 뉴욕시 자료가 쉽게 찾을 수 없어 뉴욕주 통계를 인용한다. 뉴욕시는 뉴욕주보다 약간 더 높다는 것으로 간주하고 생각하면 된다. 


July 1, 1970/ $1.60 to $1.85

January 1, 1980/ $2.90 to $3.10

April 1, 1990/ $3.35 to $3.80

March 31, 2000/ $4.25 to $5.15

January 1, 2007/ $6.75 to $7.15

July 24, 2009/ $7.15 to $7.25

December 31, 2013/ $7.25 to $8.00

December 31, 2014/ $8.00 to $8.75

December 31, 2015/ $8.75 to $9.00

December 31, 2016/$9.00 to $9.70

December 31, 2017/ $9.70 to $10.40

December 31, 2018/ $10.40 to $11.10


뉴욕시 렌트비 인상과 뉴욕주/시 최저 임금 인상을 비교하면 과연 최저 임금을 받는 이민자들이 뉴욕에 살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해마다 인상되는 렌트비는 서민에게는 지옥처럼 무겁다. 그러니 당연 뉴욕에 홈리스가 많다. 누가 홈리스 되고 싶겠니.


뉴욕은 '기회의 땅'이라 불린다. 뉴욕에 이민을 오면 쉽게 아메리칸드림을 이룰 거라 생각하는 것은 위에 요약한 내용을 보면 말 그대로 환상이다. 개인적은 의견은 이민자들보다 뉴욕시가 이민자들 노동력으로 더 많은 이익을 본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수업 시간에 자본주의는 열심히 일하면 돈을 벌고, 공산주의는 다함께 일하고 다 함께 수익 나눠 일 안 하고 노는 사람도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배웠지만 미국에 와서 자본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냥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버는 것보다 '부가 부를 낳는 것'. 이게 정말 무섭다. 일 안 하고 부모가 물려준 재산으로 평생 편히 먹고 노는 부자도 많다. 100년 전에 유대인 1세가 재봉틀 한 대로 잠 안 자고 죽음 같은 노동으로 돈을 벌어 맨해튼 빌딩을 사서 자녀에게 물려주니 자녀는 편히 먹고 놀아. 이게 미국만 나타난 현상도 아니고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파생된 문제다. 자본이 자본을 낳고 또 자본을 낳아. 무서운 자본의 파워를 한국이 아니라 뉴욕에서 느꼈다.


또, 미국 세금 정책은 어떤가. 세금 감면 정책을 실시한 레이건 대통령 시절 누가 덕을 보았을까.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세금 감면 정책을 실시했다. 누가 더 많은 덕을 볼까. 부자지. 부잣집 며느리 된 사람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니 시아버지 주식 얼만지 계산하고 있더라. 


트럼프 정권은 반 이민 정책을 시행하니 이민자들은 더 살기 힘든 세상이다. 조기 유학을 시켜 엄청 높은 교육비를 지출해도 미국을 떠난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사정을 잘 모른 분도 많다. 아이비리그 대학 졸업 후도 취직이 안 되는 미국 실정(소수 예외 있다)이다. 어디 취직뿐이야. 취직 후 비자받아야 하는데 요즘 취업 비자와 영주권 받기가 너무 어려워졌다.


이민은 막연한 이민이 아니고 환상도 아니고 당면한 현실이다. 우리 가족도 이민이 뭔지 모르고 왔고 가난한 이민자로 살다 보니 어려운 입장에 놓인 이민자들 삶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인기 많은 영화 <러브 스토리> 주인공 남녀 가정 배경이 다르다. 오래전 영화 볼 때 신경 쓰지 않았다. 남자 주인공은 하버드대학 빌딩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막대한 부를 갖는 클래스. 여자 주인공은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자 클래스. 이 영화도 뉴욕에 와서 다시 보면서 이민자 배경이라 더 가슴 아팠다. 


미국과 뉴욕은 상류층들이 잠시 놀며 지내기 좋은 지역인지 몰라. 특히 세계 문화 예술의 도시 뉴욕은 날마다 세계적인 공연을 하니 문화 예술에 관심 많은 분은 날마다 공연을 볼 수 있다. 한국 재력가라면 뉴욕에 와서 문화생활하며 지내기 좋은 도시다. 그러나 영주권이 없는 이민 1세로서 무에서 시작하는 삶은 지금 미국 상황에서 보자만 상당히 어렵다고 결론을 내리고 싶다. 특히 무작정 계획도 없이 뉴욕에 가면 잘 살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이민 1세는 이민 1.5세와 이민 2세를 위해 죽음 같은 노동을 하고 암울한 현실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견디고 버틴 사람들이 많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빈부 격차가 심한 나라다. 지금도 세계에서 빈부 격차가 심하다. 하루아침에 미국에서 부자 되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다. 70년대/80년대 이민 온 사람들은 미국 정부 복지 혜택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미국은 빚도 많고, 가난한 이민자를 환영하지 않고, 능력 많고 돈 많은 특별한 이민자만 받겠다고 한다. 비단 미국뿐 아니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이민을 가려고 준비한 분은 알 것이다. 이민 상담 비용도 비싸고 쉽지 않다는 것을. 아메리칸드림 환상이 무너졌다고 오래오래전부터 말하나 환상이 너무 크면 현실이 안 보인다. 


Ellis Island에 가면 이민 박물관이 있다. 그곳에 가면 이민자들 짐과 공동숙소와 화장실 등을 볼 수 있다. 이민자 삶에 대해 관심 많은 분에게 추천하는 이민 박물관이다.



뉴욕 엘리스 아일랜드 이민 박물관



또, 맨해튼 차이나타운에 있는 Museum of Chinese in America 박물관도 보라고 권하고 싶다.

가난하고 서러운 중국 이민자들 삶이 조명된 전시회를 볼 수 있다. 이민에 대해 잘 모른 분은 맨해튼 배터리 파크에 있는 '이민 조각상'보면 조금 이해가 쉬울지 몰라. 가난한 이민자의 삶은 힘들고 어렵다. 


그동안 뉴욕에서 살면서 이민자들 삶을 보니 가슴 아프고 이민이 얼마나 고통인지 직접 느낀 체험담을 적지만 "무슨 소리야?" 하는 분도 있을지 몰라.


그렇지. 과거 한인 이민자들 가운데 일부는 유학생 파도 있었고 일부는 빈손으로 뉴욕에 와서 성공한 사람들도 있었다. 근데 요즘 이민은 한국에서 상당한 부를 가져온 이민자 가정도 있다. 한국에서 축적한 재산이 미국에서 평생 일 안 하고 먹고 놀 수 있는 거대한 재산이라면 이민 생활이 어렵지 않을 거 같다. 단 미국 기준으로 부를 계산하고 미국에서 일 안 하고 몇 년 동안 지낼 수 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늘 말하지만 소수 예외는 항상 있다. 능력 많고, 돈 많고, 운 좋은 사람들. 


어느 나라에 살든 개인의 행복이 중요하다. 뉴욕에서 문화생활하는 한인들은 거의 보지 못했다. 멀리서 보면 다 아름답게 보인다. 남의 떡이 크게 보인다. 개인에 따라 추구하는 삶이 다르니 미국에 오는 게 행복의 절대적인 목표라면 꼭 이민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단 대가를 잊지 말아라. 위는 그동안 뉴욕에서 보고 읽고 듣고 느낀 점을 요약했다. 


위 글은 지금 미국 현실로 보자면 영주권이 없는 이민 1세 관점에서 이민은 상당히 힘든 도전이다고 결론을 내리고 싶다.  


이민은 개인의 선택이다.

하고 싶은 것을 추구하는 세상이다.

단 이민은 저절로 그냥 이뤄진 게 아니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라는 속담을 명심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더 좋은 날이 올 거라 생각한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항상 열려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