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 뮤지엄 펠릭스 발라통 특별전과 카네기 홀 중국 데뷔 공연
12월 13일 겨울비
겨울비 내리는 금요일 오후 아들과 함께 오랜만에 메트 뮤지엄에 갔다. 금요일 오후 밤늦게까지 오픈하니 좋다. 그날 오후 플러싱 집 근처에서 장을 보고 배달을 부탁했는데 난 맨해튼에 가려고 서둘러야 하는데 배달원이 늦게 늦게 집에 도착해 외출이 늦어지고 말았다.
겨울비가 쏟아져 그랬을까. 평소와 달리 뮤지엄이 조용하니 정말 좋았어. 가끔씩 방문하는데 그날은 산속의 절간처럼 조용해서 좋았어. 할러데이 시즌이니 메트 뮤지엄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보러 갔다.
1층 중세 미술관내에서 볼 수 있는데 매년 같은 크리스마스 장식인데 난 매년 가서 꼭 보곤 한다. 그 후 특별전을 보러 갔다. 스위스 화가 펠릭스 발라통 특별전인데 난 처음으로 그의 작품을 만났다. 왜 그의 특별전 전시 공간에 피카소가 그린 Gertrude Stein (거트루드 스타인) 초상화가 있는지 궁금했는데 펠릭스 발라통이 그린 그녀의 초상화와 비교하라고 일부러 자리를 옮긴 듯 짐작했다.
거트루드 스타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미국 여류 작가이자 시인이며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탄생, 래드클리프 대학을 다녔고 그 시절 작가가 되고 싶었으나 아무도 격려해주지 않았다고.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으나 공부하는 것은 흥미로우나 시험 보는 게 지루해 학위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1902년 런던으로 갔고 그다음 해 파리로 갔다. 그녀가 <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이란 용어를 만들었고 그녀의 살롱에서 작가 르노와르, 브라크, 마티스, 피카소, 앙드레 지드, 헤밍웨이 등 수많은 작가와 화가들과 교류를 했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시절 피카소와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하면서 적극적으로 후원 활동을 했다.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브라이언트 파크에도 그녀의 동상이 있고,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는 체리 레인 시어터에서 그녀의 작품을 무대에 많이 올렸다고 전한다.
스페인 출신 무명의 피카소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 때 파리에서 얼마나 고생 많았을까. 거투루드 스타인이 피카소의 작품을 많이 구입했으니 피카소는 방실방실 웃었겠다. 분명 피카소도 가난한 시절 배고픔도 알았을 것이다. 거투르드 스타인이 구입한 피카소 작품값은 지금은 천문학적인 숫자로 변했으니 하늘나라에서 그녀는 웃고 있을까.
금요일 저녁 8시 카네기 홀에서 공연을 볼 예정이라 메트에서 잠시 머물다 뮤지엄 마일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플라자 호텔 앞에 내렸다. 겨울비가 쏟아지지 않았다면 아들과 천천히 걸어도 좋았을 텐데 신발이 흠뻑 젖을 정도로 비가 억수로 내렸다. 플라자 호텔 근처 크리스마스 장식도 보고 Bergdorf Goodman 5th Avenue 쇼윈도도 보고 카네기 홀 박스 오피스에 가서 중국 공연 티켓을 찾았다.
처음으로 카네기 홀에 데뷔하는 중국 공연 티켓을 아주 저렴하게 구입해서 아들과 함께 보았지만 중국 컨템퍼러리 음악이 우리 귀에 즐겁지 않아서 1부만 보고 일찍 떠났다. 그날 좌석은 무대 중앙 가장 좋은 좌석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공연이었다면 마지막까지 볼 텐데 겨울비도 내려 피곤하고 음악도 우리 취향이 아니라 그냥 떠났다. 음악이 즐겁지 않았지만 오케스트라 단원들 연주는 나름 좋았다.
메트 뮤지엄도 기부금 입장이니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고 나의 열정이 필요했어. 또 카네기 홀 공연 티켓도 엄청 저렴(커피 한 잔 값에 구입). 겨울비 오는 날 지하철 타고 맨해튼에 외출하니 상당히 피곤했지만 뉴욕 맨해튼은 맨해튼. 맨해튼은 플러싱과 다르니 외출하면 기분 전환이 된다. 또, 카네기 홀에서 가장 좋은 좌석에 앉아 공연 보는 즐거움이란. 만약 메트(오페라)라면 400불 정도 하는 좌석일 텐데.
맨해튼에 외출하기 전 장 보러 가서 귤, 닭고기, 채소, 빵, 시금치, 우유, 소파, 달걀 등을 구입해 배달시켰는데 그날 구입한 귤껍질을 벗기기 얼마나 힘든지 몰라. 아주 작은 귤이 싱싱해 보여 맛있을 거라 짐작하고 구입했는데 귤껍질이 벗겨지지 않아 칼을 이용하니 괜히 구입했다. 세일하는 닭고기 구입하러 갔는데 세일은 안 하고 인상된 가격에 내 얼굴도 인상파로 변했어. 닭고기조차 비싸면 무얼 먹고살아야 할까. 껍질 벗겨진 닭고기는 가격이 훨씬 더 비싸 안 벗겨진 닭고기 구입했는데 역시나 시간이 많이 든다.
December 13, 2019 — 8 PM
Stern Auditorium / Perelman Stage
Central Conservatory of Music Symphony Orchestra of Beijing
Feng Yu, Conductor
Ya Dai, Bamboo Flute
Linfeng Fan, Bamboo Flute
Jingli Zhang, Marimba
Qiang Zhang, Pipa
Yang Zheng, Sheng
Works by Danbu Chen, Guoping Jia, Jianping Tang, Ping Chang, Weiya Hao, Wenchen Qin, Wenjing Guo, and Xiaogang 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