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9!
12월 31일 화요일 새해 이브
어린아이로 돌아가 맨해튼에서 신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새해 이브. 파란색 별들도 따고, Saks Fifth Avenue 마법의 성에 들어가 구경도 하고 <겨울 왕국 2>로 장식한 쇼윈도도 구경하고, 수 천 개의 크리스마스트리도 보고, 맨해튼 5번가에서 무지갯빛 풍선 달고 달리는 멋진 차도 보고, 플라자 호텔 푸드 홀에서 두 자녀랑 라테와 빵과 키시를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추억을 쌓고, 5번가 성 패트릭 성당에 들어가 촛불을 켜고 기도를 드리고, 럭셔리 백화점에 들어가 아이쇼핑도 하고, 시처럼 아름다운 센트럴파크에 들어가 산책도 하고, 5번가 반스 앤 노블 북 카페에 가고, 영화처럼 아름다운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케이크를 사려고 갔는데 새해 이브 케이크 먹는 사람들이 아주 많은가 매진이라고 하니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종일 약 1만 5 천보를 걸었다. 물론 맨해튼에서 불쌍한 홈리스들도 보았다. 세상의 한 복판 뉴욕에 가난한 홈리스들이 얼마나 많은지 참 슬픈 일이다. 새해 이브라 맨해튼은 경찰들이 도로를 통제하고 아주 복잡하다.
타임 스퀘어 새해 이브 볼 드롭 행사는 100년이 더 지났다고 하니 얼마나 특별한지. 100년 전 난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놀랍기만 하다. 새해 소망을 적었다면 볼 드롭 행사 때 우리 가족의 소망이 적힌 종이가 타임 스퀘어 하늘에 휘날릴 텐데 아쉬움 가득하지만 할 수 없지. 타임 스퀘어에 있는 극장에 <작은 아씨들> 영화를 보러 갈 때 새해 소망을 적으려 했는데 25일이 마지막 날이라고 하니 포기하고 돌아섰는데 얼마나 아쉽던지. 타임 스퀘어에 1만 6천 개의 소망이 적은 종이가 들어왔다고. 새해 이브 행사 때 한국 출신 방탄 소년단이 출연할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타임 스퀘어 새해 이브 행사는 뉴욕에 살면서 딱 한 번 꼭 보려고 도전했지만 너무너무 춥고 복잡해 미드타운에서 할랄을 먹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와 버렸어. 그때 아들은 감기에 걸려 아파서 죽을 뻔했다. 먼 훗날 돈 많이 벌게 되면 타임 스퀘어 한 복판에 있는 전망 좋은 호텔 방을 예약해서 봐야지.
타임 스퀘어에서는 새해 이브 볼 드롭 행사가 열리고, 콜럼비아 대학 근처 세인트 존 더 디바인 성당(The Cathedral Church of St. John the Divine)에서는 새해 이브 특별 콘서트가 저녁 7-8시 반 사이 열리고, 센트럴파크에서 자정 무렵 달리기 행사가 열리고, 브루클린에서도 불꽃놀이 행사가 열리고 그 외 수많은 호텔에서도 새해 이브 행사가 열리는데 우리 가족은 집에서 조용히 보내기로 했다.
복잡하고 힘들고 슬픈 소식들이 아주 많았던 2019년이 떠나간다니 반가운 마음으로 보내야겠다.
새해는 기쁜 소식이 들려오면 좋겠어.
산타할아버지가 기쁜 소식 가져오길 기다렸는데 올해도 선물을 가져오지 않아 섭섭하다.
왜 내 선물을 잊어버릴까.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데.
새해 이브 우리 집과 사이가 안 좋은 아래층 할머니 우편물이 왜 우리 집 현관문 앞에 놓여있는지 몰라. 산타 할아버지가 가져온 내 선물인 줄 알고 우편물을 보니 아래층 노부부 것이어 서운했다. 노부부는 생활 소음으로 자주 불평을 하니 피곤해. 가끔씩 우리 집으로 배달된 우편물로 아래층 노인들이 그리스 출신 사람들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세탁을 하다 만나면 인사를 해도 안 척도 안 하고, 시내버스에서 만나도 안 척도 안 하는 할머니. 언젠가 아래층 할머니 집 욕실에 누수가 된다고 할 때 우리 집에 찾아와 천사처럼 조용히 말하니 웃었지. 한 여름에 우리가 자주 샤워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맨해튼에 가서 종일 시간을 보내다 늦게 집에 돌아와 아들이 만든 탕수육을 먹고 아래층 할머니 우편물을 배달했다.
한 밤 중 플러싱에도 새해 이브라 폭죽 터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가슴 설레는 새해 이브.
황금빛으로 양귀비꽃처럼 붉은빛으로 밤을 수놓는 아름다운 불꽃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