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2020!
1월 1일 수요일
낭만 가득한 겨울 바다가 보고 싶어 딸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약 2시간을 달려 브루클린 코니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매년 1월 1일 열리는 코니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북극곰 클럽(Polar Bear Club)> 회원들이 차가운 대서양 바다에 뛰어드는 특별 행사도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새해맞이 행사로 뉴욕에서 명성 높은데 한 번도 보지 않았는데 귀한 시간을 마련해 딸과 함께 방문했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각 이미 행사는 막이 내려 아쉬움 가득했고 두 시간 동안 달려간 바다인데도 바람도 너무 차갑고 추워서 낭만은커녕 바닷가에서 산책하기는 꿈속에서나 가능할 거 같아 대서양 바다 위에서 나는 하얀 갈매기떼 보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맨해튼으로 돌아왔다. 낭만 가득한 겨울 바다는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일까. 역시 영화와 현실은 너무나 다르구나.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데 가까이서 보면 다른 게 참 많다.
한여름도 아닌 추운 겨울날 바다에서 수영하는 게 평범한 나 같은 사람에게는 불가능할 거 같은데 이 행사가 역사가 깊으니 놀랍기만 하다. 2020년 116회째를 맞이하니 얼마나 놀라워!
코니 아일랜드에서 지하철을 타고 소호 프린스 스트리트 지하철역에 도착해 초콜릿 숍을 찾아갔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핫 초콜릿을 먹으러 갔는데 손님이 많아 빈 테이블이 없어서 망설이다 약간 기다려 어렵게 빈자리를 구해 딸과 둘이서 앉아 창가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소호 초콜릿 숍에서 창밖을 바라보니 영화 같은 풍경이었다. 새해 첫날임에도 문을 연 가게도 많고 손님들도 많아서 놀랐다. 서부에서 온 딸은 곧 뉴욕을 떠날 예정이라 좀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 소호에 방문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다 소호 거리를 걷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은 아들이 준비한 새우 탕수육을 맛있게 먹고 식사 후 아파트 지하에 가서 세탁을 마치고 밤하늘에 떠 있는 초승달과 별들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브루클린 코니 아일랜드에 가기 전 아침 일찍 집에서 가까운 한인 마트에 장을 보러 가다 근처에 있는 파리 바케트에 들려 딸과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새해 첫날인데도 손님이 아주 많아서 놀라고 세상 참 많이 변함을 실감했다. 빵과 커피를 먹으며 신문을 읽거나 노트북을 켜고 작업을 하거나 지인과 이야기를 나눈 손님들이 있었다. 파리 바케트에서 나와 한인 마트에 갔다. 실은 새해 달력을 받는 것을 잊어버려 간 김에 장도 보고 달력을 달라고 부탁했다. 다행스럽게 달력을 받을 수 있었다. 자주 이용하는 한인 마트에서 매년 12월이 되면 작은 탁상용 달력을 주는데 복잡한 일이 많았던 12월 그만 깜박 잊었는데 12월 달력을 넘기려 하는 순간 생각이 났다. 새해 첫날 장 보러 가고, 브루클린 코니 아일랜드와 소호에 다녀오고, 세탁까지 마쳤다.
타임 스퀘어에서 열리는 새해 이브 행사를 집에서 컴퓨터로 지켜보았다. 새해 이브 행사를 보기 위해 12시간을 기다렸다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었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야. 우리 가족은 아직 한 번도 참석하지 못한 새해 이브 행사! 존 레넌이 부른 노래와 프랑크 시나트라가 부른 노래가 울려 퍼지고 사람들은 키스를 하고 타임 스퀘어 하늘에서 불꽃놀이 축제가 열리고 뉴욕 시장 부부도 춤을 추더라. 타임 스퀘어 새해 이브 행사 때 BTS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들어보려고 했는데 인기 많은 가수들이 부른 노래는 들을 수 없어서 아쉬움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