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소동들_뉴욕 브라이언트 파크, 공립 도서관 외

by 김지수

2020년 1월 19일 일요일



맨해튼 미드타운 브라이언트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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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3800.jpg?type=w966 사진 왼쪽 빌딩이 뉴욕 공립 도서관


IMG_3804.jpg?type=w966 뉴욕 브라이언트 파크 겨울 풍경, 파란 하늘이 눈부시게 예쁘다. 빌딩은 하늘 높이 올라가는데 왜 내가 살 공간은 없담.


어제는 하얀 눈이 펑펑 내려 추웠는데 일요일 눈부신 파란 하늘이 안녕하고 인사를 하니 기분이 하늘을 날 듯 좋았다. 맨해튼 미드타운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겨울나무와 빌딩 숲과 파란 하늘의 노래를 들으며 거닐었다. 공원에서 연인들은 춤을 추고 하얀 빙상에서는 신나게 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딸과 함께 몇 번 방문한 카페가 근처에 있으니 서부에 사는 딸도 생각났다.


뉴욕 공립 도서관 특별전

브라이언트 파크 바로 옆에 뉴욕 공립 도서관이 있는데 J.D. Salinger 특별 전시회 마지막 날 일요일 오후 방문했다. 평소처럼 가볍게 전시회 보고 얼른 시내버스를 타고 그리니치 빌리지 뉴욕대에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일이 꼬이고 말았다. 특별전을 보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니 마음이 답답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가방과 외투와 휴대폰까지 맡겨야 한다고. 뉴욕에서 사진 촬영 금지라고 말하는 뮤지엄에 방문도 했지만 휴대폰을 들고 갤러리에 입장이 안된 것은 처음이었다. 조금 기다리면 전시회를 볼 줄 알았다. 휴대폰도 맡겨 시간이 얼마나 흘러간 줄도 모르나 상당히 긴 시간 동안 기다렸다. 마음이 점점 조급해졌다. 뉴욕대에도 찾아가야 하니까. 정말 어렵게 특별전을 보았지만 시간은 넉넉하지 않아 깨알 같은 글씨로 적힌 레터와 원고를 자세히 읽을 시간은 없어서 볼 수 없었다.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명성 높은 J.D. Salinger의 사진과 타자기와 여권과 책 등을 보았다.


그의 여권사진을 보니 며칠 전 찾은 내 여권이 떠올랐다. 삶을 어찌 속일 수 있나. 여권 사진은 뉴욕의 힘든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10년 동안 간직할 여권이라서 사진관에 가서 촬영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호밀밭의 파수꾼 소설은 미국 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읽는다. 두 자녀도 나도 오래전 읽었다. 오래오래 기다리고 잠시 전시회를 보니까 지난번 지하철 소동으로 파리 패션 특별전을 보러 FIT 뮤지엄에 갔던 기억이 났다. 그때도 거의 포기할 순간 참고 뮤지엄에 방문하니 내게 딱 5분 전시회 볼 시간이 주어졌다. 새해 1월 전시회 보려고 작은 소동을 피우고 있다. 도서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마지막 날이 아니었다면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을 텐데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섰다.


IMG_3823.jpg?type=w966 추운 겨울날 공원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피아노 아래 바닥에 누워 음악 감상하는 사람들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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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3827.jpg?type=w966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턴 스퀘어 파크


5번가 뉴욕 공립 도서관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그리니치 빌리지 워싱턴 스퀘어 파크 근처에 내렸다. 추운 겨울날 공원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꽤 많은 사람들은 음악을 듣고, 한편에서는 비눗방울 풍선 놀이를 하고 있고 어린아이들은 풍선을 잡으러 여기저기 뛰고 내 마음도 잠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갔지만 길을 서둘렀다.


드디어 뉴욕대 빌딩에 도착. 수위에게 공연을 보러 왔다고 하니 특별 공연이 열리지 않는다고. 난감한 순간. 난 분명 예약을 하고 방문했는데 할 수 없이 돌아섰다. 공원을 지나 사랑하는 스트랜드 서점에 오랜만에 갔다. 밖에 진열된 오래된 헌책을 바라보는데 가격이 많이 인상되어 슬펐다. 마음에 드는 몇 권의 책을 발견했지만 구입은 하지 않고 유니온 스퀘어에서 지하철을 타고 달리다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내려 록펠러 센터 크리스티 경매장에 갔다. 우연히 줄리아드 학교에서 자주 만난 백발 할아버지도 만났다. 초콜릿색 가죽 소파에 앉으셔 책을 읽고 계셨다. 그분도 나를 보고 웃었다. 나의 놀이터와 할아버지 놀이터가 같으니 웃음이 나오지. 지난번 3개의 공연을 나랑 함께 본 할아버지는 줄리아드 학교에 출석부 도장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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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크리스티 경매장, 전시회는 항상 무료, 단 경매가 열릴 무렵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다.




언제 봐도 예쁜 황금빛 프로메테우스 조각상. 왜 황금빛으로 만들었지.


조명과 실내 인테리어가 무척 예쁜 갤러리에 노란 개나리꽃이 날 반겨주고 있었다. 노랑이 춤추는 공간이라서 내 가슴도 봄빛으로 물들어갔다. 빰이 뽀송뽀송한 조지 워싱턴 초상화를 보며 웃었지. 언제 그렸는지 모르지만 얼굴이 어린아이 같아서 만져보고 싶었다. 록펠러 센터 하얀 빙상 황금빛 프로메테우스 조각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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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3848.jpg?type=w966 맨해튼 5번가 성 패트릭 성당, 175 밀리언 달러 보수 공사를 한 뒤 모습.


갤러리를 나와 성당에 가서 촛불을 켜고 기도를 드리고 다시 지하철역에 가니 E 지하철이 운행하지 않는다고. 어쩔 수 없이 다른 지하철역에 갔는데 승객 많은 F 지하철. 종일 커피 한 잔 안 마시고 여기저기 움직여 피곤이 밀려오는데 지하철에 빈자리도 없으니 할 수 없이 서서 가야 하는데 가난한 홈리스는 배가 고프다고 구걸을 하고. 74 브로드웨이 지하철역에서 천 개의 계단을 올라서 플랫폼에 서서 다시 플러싱에 가는 로컬 7호선을 기다렸다. 7호선을 타고 플러싱에 도착 다시 시내버스를 기다렸다.


피곤에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와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식사하고 설거지를 했다. 플러싱, 맨해튼 미드타운, 그리니치 빌리지, 유니언 스퀘어, 다시 미드타운 록펠러 센터, 5번가 성당을 방문하고 움직이는 동안 커피 한 잔 안 마셨더니 몸이 녹초가 되었다. 일요일 약 10700보를 걸었다. 삶은 끝없이 복잡하지만 세상이 꺼지는 그날까지 어쨌든 하루하루 즐거움을 찾자.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행복하게 기쁘게 살자. 혹시 알아 기적이 일어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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