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0일 월요일 Martin Luther King Jr. Day
1월 세 번째 월요일은 연방 공휴일. 마틴 루터 킹 2세를 기리기 위한 날.
아침 기온은 영하 5도. 체감 온도는 영하 8도 정도 되었나. 무지무지 추워 밖에 나가면 눈사람으로 변할 거 같은데 마법에 걸린 난 맨해튼에 갔다.
카네기 홀 포스터를 보면 내 가슴은 뛰기 시작. 잠시 추위를 잊는다.
핫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으려다 우연히 4년 전 스트랜드에서 헌책 구입한 영수증을 발견했다. 책값은 1불 + 세금. 엊그제 스트랜드에 오랜만에 방문했더니 마음에 든 책은 5불 정도. 얼마나 많이 인상된 거야. 뉴욕 지각생이 무얼 알겠어. 날마다 공부하지 않으면 뉴욕 문화를 알 수가 없지. 책이 가장 저렴하고 좋더라. 1불 주고 사서 읽으면서 행복한 것도 옛말.
장 보러 가도 인상 찌푸리고 서점에 가도 인상 찌푸린다. 물론 새해가 되면 하늘로 올라가는 렌트비와 물가. 내 집은 하늘에 지어야 할까. 맨해튼에 하늘로 올라가는 빌딩이 많은데 왜 내가 살 공간은 없담. 내게도 집을 다오. 집을 다오.
지난번 우연히 1호선 지하철에서 만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온 젊은 여행객이 독일은 모든 사람이 집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말하던데. 우리는 아주 잠깐 이야기를 하니 더 자세히 묻지는 않았다. 독일 정부로부터 주택 보조금을 지원받을까. 아주 오래전 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독일에 유학 갔다. 유학생들이 오히려 한국에 돈을 부쳤다는 말도 들었다. 과거 독일이 유학생들에게 주는 혜택이 아주 많았다고 하는데 갈수록 독일도 살기 어려우니 그런 혜택이 사라졌다고. 작년 우연히 일본 모자 디자이너 집에 가서 들은 베를린 소식은 참담했다. 은행에 돈을 저축하면 마이너스 금리라서 저축 금액이 사라진다고 하니 무슨 세상인가. 뉴욕은 서민들에게 주택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토론토에 사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안부를 남겼는데 그곳도 역시 물가 인상에 죽을 맛이라고. 공과금, 주차비, 식품비 등 모두 인상되니 서민들 살기가 참 힘들다고. 휴대폰 데이터 비용도 너무 비싸 3G로 바꿨다고 하니 얼마나 답답해. 뉴욕도 휴대폰 비용이 너무 비싸 난 밖에 나가면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무료로 연결되는 곳을 제외하고. 뉴욕은 생각 없이 지출하면 빚더미에 쌓일지 몰라. 정말 돈이 물처럼 쓰기 쉬운 도시다. 백번 정도 생각하고 꼭 필요한지 다시 생각하고 지출하며 살아도 생존하기 힘든 도시.
반대로 이탈리아 남부 지역에 사는 요리사 님 글에 의하면 한 달 생활비가 렌트비와 생활비 포함 1백만 원이 든다고 하니 천국이 따로 없네. 바닷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나도 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이탈리아 역시 신분 문제와 언어와 의료 보험 문제가 수반되니 이민이 그냥 쉽게 가는 것도 아니지만.
날씨는 너무너무 춥고 마음도 추운데 물가는 올라가고 새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추운 날 시내버스 타고 플러싱 지하철역 가는데 버스가 얼마나 정체되던지. 왜 마법에 걸린 거야. 하루 맨해튼에 안 가도 될 텐데. 오래오래 시내버스 타고 플러싱 지하철역에서 7호선 지하철 타고 맨해튼에 갔는데 구걸하는 홈리스도 보고 담배 냄새에 절인 남자도 보고. 무슨 일이 있어서 그리 담배를 많이 피워 옆 사람까지 냄새로 힘들게 할까. 새해 1월이 가기 전 브루클린 다리를 보고 싶어서 꼭 가려다 너무 추워 포기하고 말았다. 오후 5시경 석양이 지는데 지하철 타고 달려가서 아름다운 석양을 보고 싶은데 계획을 세우고 자꾸 미루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뉴욕 강추위. 맨해튼에 가서 버터 하나 사 들고 너무 추워 석양이 지는 시각 지하철을 타고 플러싱으로 돌아오면서 연분홍빛 하늘색 석양을 보면서 마음을 달랬다.